
한국의 기후변화 피해함수 추정
초록
본 연구는 한국환경연구원(2022)의 부문별 기후변화 피해 비용 전망치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피해함수를 추정하였다. 건강, 농업, 홍수, 에너지 등 10개 부문에 대한 피해함수를 추정한 결과, 부문별로 선형 및 비선형 등 다양한 형태가 도출되었다. 10개 부문을 통합한 총 피해함수는 선형으로 추정되었으며, 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GDP 대비 0.5-0.9%에 해당하는 피해가 매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정된 한국형 피해함수를 기후-경제 통합평가모형인 FUND 모형에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의 장기 피해 비용은 글로벌 피해함수 적용 시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전망되었다. 본 연구에서 추정된 한국형 피해함수는 탄소 감축 수준 마련, 탄소의 사회적 비용 산정, NDC 목표 평가, 기후 적응 정책 수립 등 다양한 정책 의사결정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estimates climate damage functions for South Korea based on sectoral climate impact projections from the Korea Environment Institute (2022). Damage functions were estimated for 10 sectors including health, agriculture, flooding, and energy, revealing diverse functional forms ranging from linear to nonlinear across sectors. The aggregated damage function across all sectors was estimated as linear, indicating an annual damage equivalent to 0.5–0.9% of GDP per 1°C temperature increase. When the Korea-specific damage function was applied to the FUND model, long-term damage is projected to be 2–3 times higher than estimates based on the global damage function. This study provides scientific evidence for various policy decisions including designing optimal carbon abatement levels, estimating the social cost of carbon, evaluating NDC targets, and formulating climate adaptation strategies.
Keywords:
Climate Change, Climate Damage Function, Climate Policy, Climate Risk, Economics, Climate-Economy Integrated Assessment Model키워드:
기후변화, 피해함수, 기후정책, 기후위기, 경제학, 기후-경제 통합평가모형I. 서론
기후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 재난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피해 역시 확대되고 있다(IPCC, 2023).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여름철 폭염과 홍수, 겨울철 한파, 산불 등으로 인한 보건 피해, 농업 및 노동 생산성 저하 등 다양한 부문에서 피해가 관측되고 있으며 향후 기후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기상청, 2025).
우리나라는 2020년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2030,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수립하는 등 적극적인 기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효과적인 수립과 평가를 위해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정량적으로 추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Nordhaus, 2017; Stern, 2007). 특히 기후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고 그 과정이 비가역적이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 영향을 사전에 전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IPCC, 2023).
그러나 기존의 기후 영향 전망 연구는 대부분 특정 기후변화 및 사회・경제 시나리오(예를 들어 RCPs, SSPs)를 가정한 조건부 전망이며, 이러한 가정적 전망에 기반한 정책 의사결정은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온실가스는 국제적 공공재의 특성을 지니므로, 우리나라의 기후 영향은 자국뿐 아니라 주요 배출국의 정책 경로에 크게 의존한다(유종현・최요한・오진호 2024; Barrett, 2007). 특히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한국의 배출 비중을 고려할 때(IEA, 2023) 다양한 국제적 배출 경로에 따른 국내 피해를 유연하게 평가할 수 있는 분석 도구가 필요하다.
기후경제학계에서는 정책 대안 평가와 최적 기후 정책 도출을 위해 ‘기후변화 피해함수(Climate Damage Function)’ 개념을 발전시켜 왔다(Hsiang et al., 2017; Nordhaus, 1991; Tol, 2002). 피해함수는 기온 상승과 경제적 피해 간의 관계를 수식화함으로써 특정 시나리오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기후 경로에 따른 피해를 내생적으로 산출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피해함수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Social Cost of Carbon, SCC) 추정, 감축 목표 설정, 적응 정책 우선순위 결정 등 다양한 정책 의사결정의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Nordhaus, 2017; Pindyck, 2013).
지난 수십 년간 학계에서는 상향식 접근, 횡단면 분석, 패널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방법론으로 피해함수를 추정해 왔으며, 주로 글로벌 수준이나 미국, 유럽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국제적 기후 정책 논의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IPCC, 2014, 2021). 반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피해함수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며, 기존 연구나 정책 분석에서는 글로벌 또는 지역별 피해함수를 차용해 왔다. 그러나 활용된 피해함수에 따라 정책 제안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고유의 사회・경제・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피해함수가 구축되어 기후 정책 수립에 활용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첫째,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특징으로 하며, 이는 기후변화 취약성과 적응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우리나라는 온대 계절풍 기후대에 위치하여 여름철 집중 호우와 태풍, 겨울철 한파 등의 특성을 보이며, 이는 글로벌 평균이나 다른 지역과 상이한 피해 양상을 초래한다. 셋째, 높은 인구 밀도, 발달된 사회간접자본, 강력한 재난 관리 체계 등은 기후 피해의 발현 양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특성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고유의 피해함수 추정은 보다 정확한 정책 분석과 의사결정을 위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피해함수를 부문별로 추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한 기초 데이터로써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주하고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수행한 부문별 기후변화 피해 비용 전망 자료를 활용하여 추정치의 대표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도출된 부문별 피해함수를 기후-경제 통합평가모형인 FUND 모형에 적용하여 우리나라 특성이 반영된 장기 피해 비용을 전망하였다. 본 연구에서 추정된 한국형 피해함수는 향후 실효성 있는 기후변화 정책 수립을 위한 주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Ⅱ. 선행연구
기후경제학계에서는 실증 데이터에 기반하여 기후변화 피해함수를 활발히 추정해 왔다. Dell, Jones and Olken(2012)은 국가 단위 패널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온 상승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기온 충격이 성장률에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Burke, Hsiang and Miguel(2015)은 전 세계 166개국의 50년 이상 패널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온과 경제 생산 간의 비선형 관계를 도출하였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최적 온도를 초과할 경우 생산성이 급격히 감소함을 실증적으로 보고하였다. Kalkuhl and Wenz(2020) 또한 거시경제 성장 모형을 토대로 기후 충격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차별적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와 같이 기후변화와 거시경제 간의 관계를 직접 추정하는 하향식(Top-down) 방식은 국가 전체의 거시적 영향을 전망하는 데 효과적이나, 구체적인 파급 경로와 부문별 영향력을 규명하기 어려워 정책적 활용 측면에서는 다소 한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대비되는 접근법으로, 부문별 피해함수를 추정한 후 이를 국가 전체의 영향으로 합산하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이 있다(Nordhaus and Moffat, 2017; Tol, 2009). 부문별 접근은 피해의 경로와 원인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 정책 활용성 면에서 장점을 지니며, 부문별 특성과 전문성을 상세히 반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건강 부문에서는 폭염과 한파로 인한 사망률 및 질병 부담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Carleton and Hsiang, 2016), 농업 부문에서는 이산화탄소 시비 효과에 따른 저온 구간의 편익과 고온에서의 급격한 생산성 감소가 주요하게 다뤄졌다(Mendelsohn, Nordhaus, and Shaw, 1994; Schlenker and Roberts, 2009). 아울러 발생 확률은 낮으나 경제적 파급력이 큰 극한 기상 사건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Hsiang and Jina, 2014; Kahn, 2005).
이렇게 추정된 피해함수는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의 기후 정책 수립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2010년부터 온실가스 규제의 비용-편익 분석에 탄소의 사회적 비용(SCC)을 활용해 왔으며, 최근 건강, 에너지, 노동 생산성 등 다부문 피해함수를 기반으로 SCC를 재추정하여 기존 대비 약 4배 상향된 값을 도출하였다(EPA, 2023).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공동연구센터(Joint Research Centre, JRC)는 PESETA 프로젝트를 통해 부문별 피해함수 체계를 구축해 왔으며, 최신 PESETA IV는 생물물리적 모형과 경제 모형을 연계한 다단계 구조를 채택하여 적응 정책 및 감축 목표 설정에 활용하고 있다(ECJRC, 2020). 영국 역시 2006년 스턴 보고서(Stern Review) 이후 자국의 피해함수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정책의 경제적 근거를 강화해 왔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 피해 비용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으나, 상향식 접근을 통해 부문별 피해함수를 도출한 사례는 제한적이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은 건강, 노동, 농업, 홍수 등 14개 부문의 피해 비용을 2100년까지 전망하였으나, 이는 특정 시나리오에 의존한 조건부 전망으로서 정책적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지원(2023)과 정국모・황다슬(2022)은 국외에서 개발된 함수 형태에 국내 데이터를 적용하여 거시적 피해함수를 추정하였으나, 함수 형태가 고정되어 있어 부문별 고유 특성을 세밀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배경하에 한국환경연구원(2022)의 부문별 피해 비용 전망치를 기반으로 부문별 피해함수를 추정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한국형 기후변화 피해함수는 국가 차원의 기후 정책 수립을 위한 핵심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 기후변화 피해 추정과 사회적 비용 산정에 관한 정량적 연구의 주요 모수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Ⅲ. 데이터 및 연구방법
1. 피해함수의 정의
기후변화 피해함수(Climate Damage Function)는 기온, 강수량 등 기후 변수의 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함수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기후 정책 수립 및 탄소의 사회적 비용(SCC) 추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기후경제학 분야에서는 피해함수를 통해 기온 상승에 따른 경제적 피해액을 GDP 대비 비율(%)로 정식화함으로써, 미래 경제 성장 수준에 따라 가변적인 기후 피해 비용을 전망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피해함수 추정은 기후경제학 실증 연구의 주요 관심사로 다루어져 왔으며, 특히 기후-경제 통합평가모형의 핵심 모수로 활용되고 있다(Bertram et al., 2024; EPA, 2023; Nordhaus, 1991; Tol 2009)
<그림 1>은 Howard and Sterner(2017)에서 제시한 복수의 피해함수 비교 결과이다. 가로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C)을, 세로축은 전 세계 GDP 대비 피해 비중(%)을 나타낸다. 그림에 제시된 7개의 피해함수 중 4개는 기존 연구에서 도출된 것이며, 나머지 3개는 저자들이 실증 연구 추정치를 메타 분석을 통해 종합한 결과이다. 피해함수별로 차이는 존재하나, 일반적으로 기온 상승 초기에는 완만한 피해 양상을 보이다가 고온 구간으로 갈수록 피해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비선형적 형태를 띤다. 낮은 기온 상승 단계에서 피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일부 경제적 편익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으나, 주로 농업 부문의 이산화탄소 시비 효과가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특정 시점의 피해액을 직접 전망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피해함수에는 시간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고 기온 상승과 GDP 대비 피해율 간의 관계를 규명한다. 따라서 피해함수는 미래 기후 시나리오(RCP)나 사회경제 경로(SSP)에 구속되지 않으며,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 기후 피해 규모를 내생적으로 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데이터
본 연구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추계한 기후변화 피해 비용 전망치(한국환경연구원, 2022)를 기반으로 피해함수를 추정한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은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발주로 건강, 노동, 농업, 축산업, 산림, 홍수, 가뭄, 에너지 수요・공급, 부동산, 생태계, 교통, 수산, 관광・레저 등 총 14개 부문의 피해 비용을 2100년까지 전망하였다. 해당 연구는 각 분야 전문 기관이 참여하여 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추정 방식을 적용하였으며, 미래 기후 및 사회경제 시나리오를 공통으로 활용하여 단기・중기・장기 피해를 전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14개 부문 중 산림, 가뭄, 생태계, 교통 등 4개 부문을 제외한 총 10개 부문을 피해함수 추정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산림 부문의 경우, 기온 상승에 따른 민감도보다 개발 수요 및 토지 이용 정책의 영향이 더 커 기온 변화에 따른 상관관계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고, 국내의 낮은 목재 자급률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제외하였다. 가뭄 부문은 물 부족 전망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 유의미한 함수 추정이 불가능했으며, 생태계와 교통 부문은 시나리오별 세분화 수준이 미비하여 일관된 형태의 함수로 일반화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총 10개 부문을 피해함수 추정 대상으로 한다.1)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 추정하는 피해함수는 기온 상승과 GDP 대비 피해 비중의 관계를 나타내는 반면,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전망한 기후변화 피해액은 미래 특정 시점(예를 들어 2100년)의 절대적 피해액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간-피해액 전망을 기온-GDP 대비 비중으로 변환하는 작업이 핵심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기초 데이터는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제시한 출처를 최대한 그대로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기온 데이터는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활용한 4개 GCM(CanESM5, ACCESS-ESM1-5, GFDL-ESM4, ENSMN) 모형의 장기 전망값을 사용하였으며, 사회경제 데이터 역시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사용한 통계청(2021)의 장래 인구 추계 전망치와 한국은행(2024)의 국민계정 데이터를 본 연구에서도 사용하였다.
3. 연구방법
연구 흐름도는 <그림 2>와 같다. 피해함수의 정의에 따라 한국환경연구원(2022)의 데이터를 가공하고, 이를 함수의 형태로 추정하는 단계를 거쳤다. 주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첫째, 부문별 피해함수의 정합성 확보를 위하여, 부문별로 상이하게 정의된 피해 비용의 개념을 통일된 기준으로 일치시키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은 피해 비용 산정 시 모든 부문에 대해 동일한 개념이나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각 부문의 학문적 전문성을 고려하여 전문가별로 최적화된 추정 방식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온 상승에 따른 한계 효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 부문별 이질성을 발생시킨다. 구체적으로 건강, 노동, 농업, 홍수, 에너지 공급 등 일부 부문은 특정 연도의 ‘절대 피해액’을 기준으로 피해를 산정한 반면, 에너지 수요, 부동산, 수산, 축산업, 관광・레저 부문 등은 ‘과거 대비 변화량’을 기준으로 피해를 추정하였다. 이러한 데이터를 그대로 통합하여 피해함수를 구축할 경우 부문별로 서로 다른 개념의 피해액이 혼재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2) 본 연구는 이를 보정하기 위하여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에 따른 추가 피해’라는 공통 개념을 정의하고, 모든 부문의 피해 비용이 이 기준에 부합하도록 조정하였다.
둘째, 각 부문의 추정치가 해당 산업이나 분야의 피해를 충분히 대표할 수 있도록 누락된 피해 비용을 보완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은 부문별 영향을 산정할 때 해당 부문을 대표하는 단일 대리지표를 선정하여 피해를 추정하였는데, 이는 부문 전체의 실제 피해 규모를 과소 추정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예를 들어 농업 부문의 경우 쌀 생산성만을 대상으로 피해를 산정하여 여타 작물에 대한 피해를 명시적으로 반영하지 못했으며, 건강 부문은 폭염 및 한파에 국한된 온열・한랭 질환만을 고려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부문별 피해 범위를 확장하였다. 농업 부문에서는 농업 전체 생산지수와 재배업 내 쌀의 비중을 활용하여 피해 범위를 재배업 전반으로 외삽하였으며, 건강 부문에서는 김진남・정서연・오인환・김종헌・정은지・안윤진(2024)의 경제적 질병 부담 산출 결과를 바탕으로 통계적 생명가치의 손실액을 건강 부문 전체 피해액으로 확장 산정하였다. 이러한 정교화 절차는 대리지표가 활용된 6개 주요 부문(건강, 농업, 홍수, 에너지 수요, 축산업, 부동산) 전체에 대해 수행되어 분석의 대표성을 강화하였다.
셋째, 분석의 시간적 기준점을 일치시키기 위해 기준년도 조정 작업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가 추정하고자 하는 피해함수의 기온 변수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온도 변화를 의미하나, 기초 데이터인 한국환경연구원(2022)의 전망치는 2000-2019년 평균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따라서 IPCC(2021) 제6차 평가보고서를 참고하여 2000-2019년의 기온 상승량에 산업화 이전 대비 해당 시점까지의 누적 상승분을 합산함으로써 산업화 이전 기준의 누적 기온 상승량을 산출하였다. 피해율 또한 2000-2019년 평균 피해 수준을 산업화 이전의 기준선으로 설정한 뒤, 기온 상승에 따른 추가 피해율을 해당 기준선에 누적하는 방식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최종 피해율을 도출하였다.
상기 방법으로 가공된 부문별 데이터는 가로축의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 세로축의 GDP 대비 피해율(%)의 점 추정치로 나타낼 수 있으며, 이를 최소제곱법을 기반으로 근사한 함수식을 추정하였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는 기후변화 피해함수를 비선형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축약형 함수 사용 시에는 과적합을 방지하기 위해 2차 다항식으로 표현하고 있다(Burke et al., 2015; Deschenes and Greenstone, 2007; Mendelsohn et al., 1994).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2차 다항식의 피해함수를 기본적으로 가정한다. 다만, 고차항 계수의 통계적 유의성(p-value)이나 설명력(R2), 회귀식의 유의성(F-value)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차 다항식이 아닌 다른 함수 형태(지수함수 혹은 선형함수)도 추가로 고려하였다.
Ⅳ. 결과
1. 부문별 피해함수
<그림 3>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규모가 유의미하게 크거나 함수 형태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4개 부문의 피해함수 추정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각 부문별로 네 개의 함수가 도출된 것은 기초 데이터인 한국환경연구원(2022)의 기후변화 양상 및 전망치에 내재된 불확실성을 모델링 과정에 그대로 반영한 결과이다.3) 구체적인 추정 계수와 표준오차, 결정계수 등 통계적 수치는 <표 1>에 상세히 기술하였으며, 그 외 부문에 대한 결과는 부록에 수록하였다.
네 개 부문의 피해함수 추정 결과주: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기후변화 양상(기후모형)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네 개의 피해비용 전망치를 제시함에 따라 피해함수 역시 네 개로 도출되었음. 자료: 저자 작성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전망한 14개 부문 중 건강 부문은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비용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추정된 피해함수에서도 명확히 확인된다. 분석 결과, 건강 부문에서만 기온 1°C 상승 시 전체 GDP의 0.3~0.6%의 피해가 발생하며, 3°C 상승 시 1.0~1.9%, 5°C 상승 시에는 1.7~3.2% 수준의 추가 피해가 초래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특히 건강 부문의 피해함수는 고차 다항식보다 선형식이 통계적으로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온 상승에 따른 한계 피해가 국가 GDP 대비 일정 비율로 지속 발생하는 특성을 시사한다.
반면, 농업 부문의 피해함수는 뚜렷한 비선형성을 보였다. 특징적인 점은 기온 상승 폭이 2°C 미만인 낮은 구간에서는 오히려 편익(음의 피해)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기온 1°C 상승 시 농업 부문에서는 GDP 대비 -0.03~-0.01% 수준의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학계에서 논의되어 온 이산화탄소의 시비효과(Mendelsohn et al., 1994)에 따른 것으로, 앞서 <그림 1>에서도 낮은 기온 상승 하에서 피해 비용이 낮거나 오히려 편익이 발생하는 결과가 나온 이유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은 이러한 편익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추정한 피해함수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기온이 임계치를 넘어 추가로 상승할 경우 피해는 급격히 체증하여 3°C의 기온 상승은 국가 GDP 대비 –0.02~0.04%의 피해를, 5°C 상승은 0.01~0.3%의 추가 피해를 전망한다.4)
홍수 부문 또한 농업과 유사하게 강한 비선형적 함수 형태를 나타낸다. 1°C 상승 시 피해는 GDP 대비 0.127~0.133%, 3°C 상승 시 0.13-0.17%, 5°C 상승 시 0.17-0.22%로, 기온 상승에 따른 피해가 점점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에서 홍수 부문은 건강 부문, 농업 부문에 이어 세 번째로 피해 규모가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이지원(2023)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반도에서 국지성 호우나 장마철 홍수 등 집중 강수의 빈도 및 강도가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피해함수는 기후 변수 중 기온 변수를 대표적으로 사용하나, 여기에서 기온은 기후변화를 대리하는 기후지수이며 강수량과 같은 다른 기후 변수가 포함된 개념이다.5)
마지막으로 에너지 수요 부문 역시 비선형적으로 추정되었으나, 농업이나 홍수 부문에 비해 상대적인 볼록성은 낮게 나타났다. 이는 기온 상승에 따라 하절기 냉방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동절기 기온 상승으로 인한 난방 수요 감소 효과가 이를 일부 상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추정된 피해함수에 따르면 1°C의 기온 상승은 에너지 수요 부문에서 GDP의 0.005-0.02%, 3°C 상승은 0.03-0.08%, 5°C 상승은 0.07-0.17%의 추가적 피해 비용을 발생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2. 총 피해함수
본 연구에서 모든 부문의 피해 비용은 동일한 기준으로 조정되었으므로 이를 합산하여 10개 부문에 대한 총 피해함수를 구축할 수 있다. <그림 4>와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통합 피해함수는 비선형이 아닌 선형(1차 다항함수) 형태로 추정되었다. 이는 기존 선행연구들이 전 지구적 혹은 타 국가의 피해함수를 주로 비선형으로 도출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총 피해함수 추정 결과 주: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기후변화 양상(기후모형)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네 개의 피해비용 전망치를 제시함에 따라 피해함수 역시 네 개로 도출되었음. 자료: 저자 작성
본 연구는 이러한 선형성의 견고함을 검증하기 위해 2차 및 고차 다항함수, 지수함수 등 다양한 비선형 모형을 검정하였으나, 고차항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거나 선형 모형 대비 R² 값이 개선되지 않았다. 반면, 채택된 선형함수는 R² 값이 0.97~0.99로 매우 높은 설명력을 보였다. 이러한 선형성은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우리나라 피해 비용의 대부분을 건강 부문에서 전망하였고 본 연구에서 건강 부문 피해함수가 선형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에 전체 피해함수에도 이러한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선형적 해석에는 경제학적 관점의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함수가 GDP 대비 비율(%) 기준으로는 선형적일지라도, 분모가 되는 GDP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경우 절대적인 피해 비용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즉, 피해율 기준의 선형성이 실제 경제적 손실액의 선형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절대적 피해액 관점에서는 여전히 비선형적 증가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추정된 총 피해함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매년 전체 GDP의 0.5~0.9%에 해당하는 경제적 손실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를 확장하면 3°C 상승 시 GDP 대비 1.4-2.6%, 5°C 상승 시 2.4-4.4% 수준의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COVID-19로 인한 국내 연간 경제적 타격이 GDP 대비 약 1.6%임을 고려할 때(Merck & Co., Inc., 2023), 기후변화로 인한 2-3°C 기온 상승은 매년 팬데믹 수준 혹은 그 이상의 경제적 충격을 발생시킴을 의미한다.
나아가 본 연구의 피해함수는 탄소 감축 정책의 편익 산정에도 유용한 지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파리협정의 목표에 따라 기온 상승을 2°C로 수준으로 억제할 경우, BAU 시나리오(약 5°C 상승) 대비 연간 GDP의 1.4~2.7%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편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는 적극적 기후 완화 정책의 경제적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3.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피해비용 추정
본 연구에서 추정된 우리나라 기후변화 피해함수는 기후-경제 통합평가모형에 적용하여 장기적인 피해 비용을 산정할 수 있다. 본 연구는 FUND(The Climate Framework for Uncertainty, Negotiation and Distribution) 모형을 활용하였다. FUND3.9n(Hwang and Tol, 2026)는 전 세계를 198개 국가로 구분하여 각 국가의 경제, 인구, 온실가스 배출, 피해 비용을 개별적으로 계산하는 통합평가모형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개별 국가로 분리되어 있어 한국의 피해 비용 산정이 가능하며, 피해 비용이 농업, 건강, 에너지 수요 등 14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본 연구에서 추정한 부문별 피해함수를 직접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이 이미 우리나라의 부문별 기후변화 피해 비용을 전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통합평가모형을 활용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학술적 및 정책적 차별성을 갖는다. 첫째, 시나리오 의존성 극복이다. 한국환경연구원(2022)은 특정 RCP 및 SSP 시나리오를 가정한 조건부 전망인 반면, FUND 모형은 확률론적 시나리오(유종현・최요한・오진호, 2024)를 사용하여 실제 발생 가능한 피해 비용을 추정한다. 둘째, 동태적 피드백 반영이다. FUND3.9n 모형은 경제 성장 → 온실가스 배출 증가 → 피해 비용 증가 → 경제 성장 둔화 → 온실가스 배출 감소로 이어지는 장기적이고 동태적인 상호작용을 내생적으로 반영한다. 셋째, 국제적 맥락 고려다. FUND3.9n 모형은 198개 국가의 사회경제적 상황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고려하여 우리나라에 발생 가능한 기후변화 양상과 그에 따른 피해 비용을 산정한다.
기존의 FUND3.9n 모형은 모든 국가에 대해 동일한 함수 형태를 가정하고 국가별 모수만을 조정하여 피해함수를 적용하고 있다. 본 연구는 FUND3.9n 모형에 내재된 기존 한국 피해함수(이하 ‘FUND 피해함수’)와 본 연구에서 추정한 한국형 피해함수를 각각 적용하여 우리나라의 장기 피해 비용을 비교하였다. <그림 5>는 두 피해함수 적용 시의 우리나라 피해 비용 전망을 2025년부터 2200년까지 전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기 탄소감축 목표를 감안하여 2050 탄소중립이 달성되는 시나리오로 가정하였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피해비용주: 빨간색 실선은 본 연구에서 추정한 피해함수(‘한국형 피해함수’)를 사용했을 때의 피해비용을 의미하며, 파란색 실선은 FUND 모형에 내재된 우리나라의 피해함수(‘FUND 피해함수’)를 사용했을 때의 피해비용을 의미함. 확률론적 시나리오를 사용하였으나 그림에서는 평균치만 제시하였음. 피해비용은 2020년 가격기준임.자료: 저자 작성
한국형 피해함수 적용 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피해 비용은 향후 50년간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5년 기준 연간 약 10조 원의 피해 비용이 2075년에는 약 26조 원으로 증가하며, 이는 연평균 약 1.9%의 증가율에 해당한다. 다만 2075년 이후에는 피해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2100년 약 36조 원, 2150년 77조 원으로 가속화된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장기적으로 기온 상승이 가속화될 뿐 아니라 GDP 성장과 결합되어 절대적 피해 비용이 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FUND 피해함수 적용 시 피해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5년 기준 연간 약 1조 원에서 2075년 18조 원으로 증가하여, 한국형 피해함수 적용 시(22조 원)보다 약 18% 낮다. 장기 전망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FUND 피해함수는 2075년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며 2150년에는 약 31조 원 수준에 그친다. 이는 같은 시점에서 한국형 피해함수 적용 시(77조 원)의 약 40% 수준으로, 두 피해함수 간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차이는 여러 요인에서 기인하는데, 대표적으로 건강 부문과 농업 부문의 피해함수 차이를 들 수 있다. 건강 부문의 경우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피해비용 대부분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며(한국환경연구원, 2022), 이를 반영한 한국형 피해함수 적용 시 조기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장기적 피해비용이 크게 상승하였다. 반면 FUND 피해함수는 의료 기술의 발전을 가정함에 따라 205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기온 상승에도 불구하고 건강 영향으로 인한 총 조기사망자수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한다. 농업 부문의 경우, FUND 피해함수는 이산화탄소 시비 효과로 인한 편익을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하여 초기 기온 상승 구간에서 농업 부문에 상당한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반면, 한국형 피해함수에서는 이러한 편익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환경연구원(2022)의 분석에서 우리나라 농업 부문의 이산화탄소 시비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게 추정된 데 기인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글로벌 통합평가모형에 내재된 피해함수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의 실제 기후변화 피해 비용을 상당히 과소평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이러한 과소평가는 더욱 심화되어, 2150년 기준으로는 실제 피해의 절반 이하로 추정될 위험이 있다. 이는 우리나라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피해함수 개발이 효율적인 기후 정책 수립을 위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 중앙정부 주도로 추계된 부문별 피해 비용 전망치(한국환경연구원, 2022)를 기초 데이터로 활용하여 건강, 노동, 농업, 축산, 홍수, 에너지 수요 및 공급, 부동산, 수산, 관광・레저 등 총 10개 주요 부문에 걸친 한국형 기후변화 피해함수를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 부문별로 피해함수의 형태가 상이하게 나타났다. 건강 부문은 기온 상승에 따라 GDP 대비 피해율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특성을 보인 반면, 농업, 홍수, 에너지 수요 부문은 뚜렷한 비선형적(Non-linear) 피해 구조가 도출되었다. 10개 부문의 피해함수를 통합하여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매년 국가 GDP의 약 0.5~0.9%에 해당하는 경제적 피해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추정된 한국형 피해함수를 기후-경제 통합평가모형인 FUND 모형에 적용하여 시뮬레이션한 결과, 국내 기후변화 피해 비용은 향후 50년간 완만하게 상승하여 2025년 기준 연간 약 10조 원에서 2075년에는 약 26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러나 2075년 이후에는 지속적인 기온 상승과 경제 성장의 결합 효과로 인해 피해 비용이 가속화되며, 2100년에는 연간 약 36조 원, 2150년에는 연간 약 77조 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FUND 모형에 내재된 기존의 한국 피해함수를 적용했을 때와 비교하여 약 2~3배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특수성을 정밀하게 반영할 경우 실제 기후 리스크가 기존 예측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우리나라의 탄소 감축 수준 혹은 탄소의 사회적 비용 산정 시 글로벌 피해함수와 같은 국외 연구 결과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실제 피해를 상당히 과소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기후 규제의 비용-편익 분석이나 탄소 가격 정책에서 최적 정책 수준을 낮게 설정하는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NDC 목표 설정이나 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 수립 시 우리나라 고유의 피해 비용을 반영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감축 목표가 정당화될 수 있다. 셋째, 부문별 피해함수는 기후변화 적응 정책의 우선순위 설정과 자원 배분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특히 건강 부문에 대한 투자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넷째, 국제 기후 협상이나 기후 재원 논의에서 우리나라의 피해 규모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가 지닌 주요 한계점 및 향후 연구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피해 비용 데이터는 한국환경연구원(2022)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이에 따라 해당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다양한 피해 부문(금융 리스크, 자연재해의 간접 피해,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실제 피해 규모에 비해 과소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본 연구의 피해함수는 과거 관측 자료에 기반하여 추정되었기 때문에 미래 피해를 예측하는 데 불확실성이 수반된다. 기술 혁신, 적응 역량 강화, 정책 변화 등 동태적 요인은 피해함수 추정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향후 이러한 요인들에 따라 피해 규모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셋째, 인구 규모, 경제력, 적응 역량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만, 본 연구는 국가 전체 수준에서 피해함수를 추정하여 지역 간 이질성을 반영하지 못하였다. 넷째, 기후변화로 인한 누적된 피해가 경제 성장의 잠재력과 생산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성장 효과(Dell et al., 2012)는 고려되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점들은 향후 연구에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신기후체제 대응 환경기술 개발사업(RS-2023-00218794) 지원에 의하여 수행된 연구임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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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영: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으로 재학 중이다. 현재 에너지 전환과 고용 취약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ohyoung@snu.ac.kr).
하소형: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으로 재학 중이다. 현재 기후변화와 건강 피해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ohyeongha@gmail.com).
황인창: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울연구원 지속가능연구실에 재직 중이다. “The national social cost of carbon: An application of FUND”, “Energy poverty in Seoul: Current status and the effect of government supports”, “Implementing Seoul’s greenhouse gas management in buildings: Insights from the SICE model” 등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ichwang@si.re.kr).
유종현: 서울대와 미국 예일대에서 환경경제학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환경 및 기후 정책 연구를 하고 있다(jonghyun.yoo@sn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