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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Environmental Policy and Administration - Vol. 32, No. 4, pp.223-245
ISSN: 1598-835X (Print) 2714-060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4
Received 12 May 2024 Revised 01 Jul 2024 Accepted 17 Dec 2024
DOI: https://doi.org/10.15301/jepa.2024.32.4.223

탄소중립 관련 우리나라 신문 사설 키워드 분석

성준경*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연구초빙교수
Analysis of Keywords in Korean Newspaper Editorials Related to Carbon Neutrality
Joon Kyoung Sung*

초록

우리나라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언론의 주요 관심과 쟁점 사항을 파악하기 위하여 ‘탄소중립’을 키워드로 2020년 7월 15일부터 2024년 4월 10일까지 전국 일간지에 게재된 사설 324건을 수집한 후, 정보의 추출 및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텍스트 마이닝 기법인 TF-IDF 및 CONCOR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는 분석 대상 전 기간에 걸쳐 ‘원전’이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로서 나타났으며 제19・20대 정부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도 동일하였다. 그러나 사설의 논점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제19대 정부 동안에는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중심이었던 반면, 제20대 정부는 이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원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이행과제에 대한 언론 사설의 논점이 ‘원전’에만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에 있어서 바람직 못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언론뿐만 아니라 정치권・정부 역시 책임이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또한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여러 부문의 과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고 공론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bstract

To identify the main media interests and issues regarding Korea’s carbon neutrality policy, 324 editorials published in daily newspapers nationwide from 15 July 2020 to 10 April 2024 were collected using “carbon neutrality” as a keyword. TF-IDF and CONCOR analysis text mining techniques were subsequently performed to extract and analyze information. The results showed that ‘nuclear power’ was the most important keyword throughout the analysis period, and while the results were the same when the analysis was divided into the 19th and 20th governments, the arguments of the editorials were different: While the 19th government focused on the pros and cons of nuclear phase-out and renewable energy policy, the 20th government expressed expectations for a nuclear policy while criticizing the previous government’s policy. However, in only focusing on nuclear power, the editorials’ arguments regarding the national implementation of ‘carbon neutrality’ are not desirable for the planned transition to a ‘carbon neutral society’. Moreover, not only the media but also the political sphere and the government are responsible for this phenomenon and should work together to improve it. In addition, efforts should be made to gather public opinion by publicizing the various challenges that require resolution in the process of transition to a carbon-neutral society.

Keywords:

Carbon Neutrality, Newspaper Editorials, Nuclear Power Plant, Climate Change, Text Mining

키워드:

탄소중립, 신문 사설, 원전, 기후변화, 텍스트 마이닝

I.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전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며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의 ‘기후변화 2023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지표면 온도는 1850~1900년과 비교하여 2011~ 2020년에는 이미 1.1°C 상승했고, 현재 기후변화 협약국들이 제출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의 변화가 없다면 2030년대 상반기에는 지구 온도가 약 1.5°C 상승하고 21세기 말까지 2.0°C 이내로 제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IPCC, 2023). 그러나 이와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과제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상쇄를 통한 탄소중립은 전 세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의 주요 국정과제로 이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탄소중립 이행에는 온실가스 배출・흡수량에 따른 탄소 회계(Carbon Accounting)의 중립뿐만 아니라,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에 나와 있듯이 기후 적응, 정의로운 전환, 기후 재정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동반한다.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약칭: 탄소중립기본법)」에서도 탄소중립 이행계획은 단순히 탄소 회계의 중립이 아닌,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부문에서의 정책 수립 및 실행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행계획에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상쇄 정책과 함께 여러 부문에 대한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 급증으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고 ESG (Environmental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 경영이 확산・강화되면서 더욱 다양하고 심화한 정책의 필요성과 적극적 이행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탄소중립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다양한 정책 개발과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현재 정책에 대한 사회 여론을 조사・분석하고 미래 전망을 통해 개선 및 보완 방안을 도출하여 적용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평가와 주장을 분석하고 고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언론은 정부 정책의 보도 또는 해설뿐만 아니라 정책 수립・실행 과정에서의 사회적 이슈나 문제를 선정하여 공론화 과정을 통해 공공 의제로 확대하여 정책의제로 만드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정책관련자들도 이와 같은 기능 때문에 언론보도와 그에 따른 여론을 항상 주시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고 수렴해야 할 핵심 사항으로 인식하고 있다(송태영, 2018). 특히 사설(社說, Editorial)은 사회적 사건 또는 쟁점에 대한 해설보다는 문제의 해결, 관련 주장과 행위에 대한 찬성・반대, 관심의 촉구, 실천 요구 등을 목적으로 하는 글로서(민병곤, 2000), 특정 정책에 대해서도 사회 여론을 형성하고 정책의 전환 또는 변화를 촉구하며 정책 과정 및 대중에게 실질적 영향을 주고 있다(장석영, 1999; 정윤수・장석영, 2000; 이지영, 2019). 따라서 사설이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이행과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영향을 주거나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우리나라 주요 전국 일간지의 일반 기사가 아닌 사설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언론의 시각과 이에 따른 주장을 분석하기 위해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활용한 키워드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언론이 주목하는 내용과 이에 대한 분석 및 고찰을 통해 향후 정부의 정책 및 언론 사설의 발전적 모습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선행연구 검토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신문 기사와 사설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탄소중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후변화를 키워드로 한 연구는 2024년 12월 기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Korea Citation Index)에서 검색되는 연구논문이 총 53편(등재 기준)에 이른다. 연구 분야 역시 사회과학(25), 인문학(7), 공학(7), 복합학(7), 예술・체육(4) 자연과학(3)으로 다양하다. 또한 일반 기사만이 아니라 사설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는데, 정상균(2016)은 한국과 일본 신문의 사설 내용 비교 및 분석을 통해 양국의 언론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수용 태도, 관점, 목적에 있어서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인식의 차이가 명확하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우리나라 정부와 언론의 미래지향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홍성철・강보영(2023)은 기후변화에 대한 언론 사설의 프레임을 분석하기 위해 보수・진보・경제지 각 2개씩 언론사를 선발・분석하여 사설들이 일반 대중이 아닌 주로 정부와 공무원과 같은 정치, 행정 엘리트들을 대상으로 한 의제 설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반면에 탄소중립을 키워드로 한 분석연구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매우 적고 분야 또한 다양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사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없으며, 일반 기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는 최은경・안부영・김태종(2022)가 뉴스에 대한 토픽 분석연구를 통해 국내외 상황을 반영한 탄소중립 이행 정책 수립의 필요성과 중앙・지방 전략 수립, 정책 거버넌스의 구축 및 기업 활동과 홍보 등에 관한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고, 정지송・노승국(2023)이 탄소중립 기술의 미래 전망에 관한 연구 결과로 저탄소 배출 원자재 관련 기술과 전기차 부문의 기술 혁신과 같은 탄소 저감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일반 기사는 정보의 전달과 해설에 비중을 두고 있어서 정책에 대한 언론의 평가와 주장을 분석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아직 수행되지 않은 탄소중립 관련 언론 사설의 분석연구를 통해 정책에 대한 언론의 주요 관심 사항과 주장을 확인하고 이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파리협정 채택 이후 우리나라는 정치적 성향이 완전히 다른 두 정부에 의해서 중요 정책이 변경되어 이행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언론의 평가와 주장을 살펴보는 것은 향후 지속될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서 의미 있는 연구 및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Ⅱ. 연구 방법

1. 데이터의 수집 및 구분

신문 사설의 수집은 1990년부터 104개 언론 매체의 뉴스 콘텐츠를 빅 데이터화하여 제공하는 빅카인즈(www.bigkinds.or.kr, 한국언론진흥재단 운영)를 이용하였다. ‘탄소중립’과 ‘탄소 중립’을 검색어로 일반 기사가 아닌 사설만을 수집하였고, 12개 전국 일간지(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투데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를 대상으로 하였다.

검색 기간은 1990년 1월 1일부터 2024년 4월 10일로 설정하였는데 최초 게재 시점은 2020년 7월 15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집 기간은 2020년 7월 15일에서 2024년 4월 10일까지로, 수집된 사설은 총 324건(중복 1건 제외)이며 연도별 게재 수와 추세는 아래의 <그림 1>과 같다.

<그림 1>

‘탄소중립’ 관련 사설의 연도・월별 게재 수

위의 <그림 1>에서 2020년 10월 말 대통령이 국회 시정 연설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시기와 20대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이었던 2021년 중후반기에 많은 사설이 게재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일반 뉴스 기사량과도 비례하는데, 같은 기간・검색어로 수집되는 일반 기사량은 총 32,684건으로 사설들이 빠르게 증가하는 2020년 10월부터 2022년 1월 31일까지의 일반 기사는 12,501건으로 전체 기사량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21년 하반기부터는 20대 대통령 선거의 본격적인 유세 기간으로 탄소중립 이행 관련 이슈와 공약들이 발표되었고, 각 언론사가 사설을 통해 공약에 대한 평가와 관련 주장을 전개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분석 대상 신문사별 게재 수는 아래의 <표 1>과 같다.

‘탄소중립’ 관련 언론사별 사설 게재수

다음으로 분석 기간의 구분에 있어서 본 연구는 우선 사설이 게재된 전체 기간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후, 탈원전을 공약1)하여 당선되고 한국판 1・2차 뉴딜 발표(2020・2021년),2) 제1차 갱신 NDC로 2030년까지 40% 감축을 선언(2021년)한 제19대 정부(문재인 대통령, 2020. 07. 01 ~ 2022. 05. 09)와 탈원전 백지화를 공약3)으로 당선되어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한 제20대 정부(윤석열 대통령, 2022. 05. 10 ~ 현재)로 구분하여 진행하였다. 이와 같은 구분은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서 두 정부가 진보와 보수라는 상반된 정치적 이념과 함께 정책의 중요 부문인 에너지 전환 부문에 대하여 완전히 다른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석 기간의 구분 시점을 윤석열 대통령(20대 정부)의 취임일인 2022년 5월 10일이 아닌 당선이 결정된 2022년 3월 10일을 기점으로 구분하였다. 그 이유는 이때부터 기존 정부와 완전히 다른 정책을 표방한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게재 언론사 및 사설의 논조가 변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예로 2022년 3월 10일부터 2022년 5월까지의 사설은 탈원전 정책에 대해 우려 및 부정적 시각을 보이던 보수・중도 성향 언론사(조선일보, , 동아일보, 중앙일보, 아시아투데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 등)의 13건만이 게재되어 있다. 또한 사설의 제목 역시 ‘국방・산업・원전 등 주요 정책 잇단 변화 예고(아시아투데이, 3월 23일)’, ‘文정부, 실패한 탈원전・부동산도 ‘몽니’… 국민 안중에 없나(세계일보, 4월 12일), ‘인수위 文 정부 탄소중립・탈원전 대대적 수정 불가피(조선일보 4월 13일)’, ‘새 정부, 실패한 정책 바로잡고 민간 활력 키워야(중앙일보 5월 4일)’. 등으로 원전 정상화를 정책 기조로 하는 제20대 정부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기간 구분에 따른 분석 대상 사설 개수는 아래의 <표 2>와 같다.

분석 대상 사설의 시기별 게재수

2. 분석 방법

본 연구는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의 한 방법인 TF-IDF (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 단어빈도–역문서 빈도) 분석과 네트워크 분석인 CONCOR (Convergence of Iterated CORrelation, 구조적 등위성) 분석을 수행하여 이에 대한 고찰 및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텍스트 마이닝은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의 한 유형으로 정보화 시대에 따른 대량의 정보 생산과 이에 대한 처리 및 저장 기술의 발전으로 생성되는 빅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포착하여 추출하는 방법이다. 방대한 빅데이터 자료에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데이터를 검색・검토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워져서 텍스트 마이닝을 통한 분석연구는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김일환, 2019).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위해서는 텍스트에서 추출된 단어들에 대한 정제 과정이 필요한데, 본 연구에서는 빈도수에 의해 1차로 추출된 단어들을 대상으로 ‘등’, ‘위’, ‘년’과 같은 불용어를 제외하고, 언론사마다 단어 표기 차이에 따른 표현(탄소 중립 → 탄소중립, 탄소제로→탄소중립, 유럽연합→EU 등)을 통일하였고, 일반적이지 않은 표현 방식(문→문재인, 윤→윤석열, 미→미국 등)을 변환하는 정제 과정을 여러 차례 수행하여 연구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였다.

단어의 정제 후 TF-IDF 분석을 진행하였는데, TF-IDF 분석은 특정 단어가 해당 문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나타내는 통계적 수치로 문서의 핵심어를 추출하거나, 문서들 사이의 유사 정도를 찾는 용도 등으로 이용한다. 방법은 TF (단어빈도, term frequency)가 높을수록 문서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이지만 이것이 반드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는 할 수 없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IDF (역문서 빈도, inverse document frequency)를 사용하여 값을 계산하는 것이다(장민서 외, 2018). 이 분석 방법은 뉴스, 기사 등과 같은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의미가 있는 단어를 추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며 단어의 상대적 중요도 분석에도 활용되고 있다(최일영・김혜경. 2022).

다음으로 의미연결망 분석(Semantic Network Analysis)을 하였는데, 이 분석은 문서에 등장하는 주요 단어의 사용 빈도, 주요 단어 간의 연결 상태, 그리고 네트워크의 연결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으로(조아라・김학선. 2017) CONCOR 분석을 위해 선행되는 분석이다(이솔지・윤기혁. 2023). 이와 함께 수행한 덴드로그램(Dendrogram) 시각화는 단어의 네트워크 정보를 바탕으로 인접성과 상호 관계를 계층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군집 형성을 확인하는 기법이다(김상아・강정배・변찬석. 2015).

마지막으로 CONCOR 분석은 전체 의미연결망 구조에서 노드(node)들의 연결 관계에 따라 연관성이 높은 단어들을 군집으로 묶어서 도식화하는 분석 방법으로, 연결망의 구조 및 각 집단에 대한 의미 파악에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남경덕, 2021).

연구의 수행에 있어서 단어의 추출 및 정제 과정과 TF-IDF 분석은 빅테이터 분석 서비스인 텍스톰(TEXTOM, www.textom.co.kr)을 활용하였고, 의미연결망 분석 및 덴드로그램 시각화와 CONCOR 분석은 UCINET 6과 연결 프로그램인 NetDraw를 이용하였다.

아래의 <그림 2>는 본 연구의 진행 방법을 요약하여 나타낸 것이다.

<그림 2>

연구 진행 방법


Ⅲ. 연구 결과 및 고찰

1. TF-IDF 분석

전체 사설 내용에 대한 TF-IDF 값과 구분된 기간의 값은 아래의 <표 3>과 같다.

TF-IDF 분석에 의한 상위 50개 키워드와 값

위의 <표 3>에서 볼 수 있듯이 전체 기간 분석에서 원전(1위)과 탈원전 정책을 나타내는 태양광(6위), 신재생(12위) 등이 상위에 있는데, 예산(11위)과 요금(24위)은 탈원전 정책에 대한 반대 주장의 근거로 이용된 키워드로 볼 수 있다. Liu et al.(2023)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전 이용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이후, 많은 국가에서 국민 신뢰에 있어서 심각한 위기를 겪으면서 원전 확장이 오랫동안 제한되어 탄소중립 달성은 물론, 전기요금 상승이라는 부담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처럼 사설들도 탈원전 중심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우려・반대 주장의 주요 근거로 예산과 요금 상승 등을 사용한 것이다. 따라서 기후(2위), 감축(3위), 온실가스(8위) 등과 같은 일반적인 탄소중립 관련 키워드를 제외하면, 탈원전 정책에 대한 찬반 주장이 전 기간에 걸쳐 대부분 사설의 논점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기간별 TF-IDF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탈원전 정책 기조 시기(제19대 정부)에는 수소(5위)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수소에 주목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높게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탈원전・탈석탄을 정책 기조로 하고 태양광(8위)으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에 정책에 대해서 요금(10위), 비용(29위)이라는 키워드에서 볼 수 있듯이 탈원전에 대한 비판적 관점도 높게 형성되며 언론의 성향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관한 찬반 주장이 활발히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제20대 정부에서는 탈원전 백지화가 선언되고 이에 따라 논점의 변화가 형성된다. 20대 정부에서도 신재생(5위), 태양광(7위)이 있는데 이는 긍정적 의미가 아닌 탈원전 정책 기조 시기의 정책 비판을 위한 주장에서 자주 언급된 결과이다. 건설(6위), 호기(14위) 등은 원전 정책 재개에 따른 후속 정책 이행을, 더 나아가 수출(12위)은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 관련 사설이 게재된 전체 기간과 탈원전과 백지화로 대표되는 두 시기 모두에서 원전이 탄소중립에 관한 언론 주장의 핵심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에너지 전환이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서 중요 사항이라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겠지만 기후 적응과 정의로운 전환, 기후 재정과 같이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 정책 사항 관련 키워드가 없다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탄소 회계의 중립만을 목표로 한다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대상으로 한 언론의 비판과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기본법」 제3조(기본원칙), 제4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서 볼 수 있듯이, 탄소중립 정책은 온실가스의 감축을 통한 탄소 회계의 중립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적응 및 정의로운 전환, 녹색성장을 위한 기반(재정・기술・제도 등)을 구축하면서 탄소중립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부작용을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말한다. 그렇다면 국가정책과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과 이에 따른 대안을 주장하는 언론 사설은 정량적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적 방안에 대해서만 평가하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에도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한 비판과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2. CONCOR 분석

연구 방법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CONCOR 분석을 위해서는 의미연결망 분석과 덴드로그램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아래의 <그림 3, 5, 7>과 같이 50개 키워드가 모두 연결되어 있고 <그림 4, 6, 8>에서 볼 수 있듯이 3개의 분석 기간 모두 계층적 군집화를 통해 의미 있는 4개의 크고 작은 군집이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상위 50개 키워드의 의미연결망 (전체 기간)

<그림 4>

덴드로그램 시각화 결과 (전체 기간)

<그림 5>

상위 50개 키워드의 의미연결망(제19대 정부)

<그림 6>

덴드로그램 시각화 결과 (제19대 정부)

<그림 7>

상위 50개 키워드의 의미연결망 (제20대 정부)

<그림 8>

덴드로그램 시각화 결과 (제20대 정부)

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분석 기간에 대한 CONCOR 분석 결과와 주요 키워드는 아래의 <그림 9>, <표 4>와 같다.

<그림 9>

CONCOR 분석 결과의 시각화 이미지(전체 기간)

전체 기간 CONCOR 분석에 의한 주요 키워드

위의 <그림 9>와 같이 형성된 군집 들의 주요 키워드를 살펴보면 <표4>에서 볼 수 있듯이, 군집 ①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이행 관련한 에너지 체계에 대한 키워드로 군집을 형성하고 있다. 다음으로 군집 ②는 탄소중립 계획 발표에 따른 경제와 기업에 미칠 영향 등에 관한 키워드로 형성되어 있다. 군집 ③은 탄소중립 관련 세계 동향과 함께 에너지 정책에 관한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군집 ④는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사회적 변화와 대응에 관한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좀 더 요약해 보면 ① 에너지 전환 체계 ②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경제 영향 ③ 탄소중립 관련 에너지 정책 ④ 탄소중립의 필요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군집 별 키워드 분석에 따라 전체 기간의 사설 내용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탄소중립의 필요성과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제외한다면 에너지 전환 체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주요 논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기간별 분석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먼저 제19대 정부의 CONCOR 분석 결과와 군집별 주요 키워드는 아래의 <그림 10>, <표 5>와 같다.

<그림 10>

CONCOR 분석 결과의 시각화 이미지(제19대 정부)

19대 정부 기간 CONCOR 분석에 의한 주요 키워드

위의 <그림 10>에서 볼 수 있는 4개 군집의 주요 키워드는 <표 5>와 같으며, 이의 내용을 살펴보면 군집 ①은 탄소중립을 위한 화석연료 배출 감축의 필요성을, 군집 ③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적 동향을 나타내는 군집이다. 이 기간의 군집분석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군집은 군집 ②의 신재생에너지 이용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을 나타내는 군집과 군집 ④의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과 같은 부정적 키워드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상반된 관점에서 탈원전 정책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시기 사설의 주요 논점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계획의 당위성을 옹호하는 시각과 이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과 사회적 부담을 부각하여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시각으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모습은 매우 아쉬움이 있다. 제19대 정부의 분석 기간(2020. 07. 01 ~ 2022. 03. 07)에는 ‘한국판 그린뉴딜(2020. 07)’,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발표(2020. 12)’,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제정(2021, 09)’ 등과 같이 탄소중립 관련한 의미 있는 정책이 많이 발표되고 법제화되던 기간이다. 그렇지만 당시의 언론 사설들은 이에 관한 다양하고 심화한 비판과 주장, 대안 제시보다는 에너지 전환 체계에 대한 논쟁에 매몰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탄소중립 관련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계획하고 발표하여도 사설은 원전을 중심으로 한 주장과 논쟁만이 지속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제20대 정부 분석 기간에 대한 CONCOR 분석 결과와 군집별 주요 키워드를 보면 아래의 <그림 11>, <표 6>과 같다.

<그림 11>

CONCOR 분석 결과의 시각화 이미지(제20대 정부)

20대 정부 기간 CONCOR 분석에 의한 주요 키워드

위의 <그림 11>에 의한 <표 6>의 군집별 키워드를 살펴보면 군집 ①과 ③은 탄소중립 정책과 관련된 일반적 키워드로 군집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군집 ②의 키워드를 보면 신재생, 예산, 지원 등의 키워드로 19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드러나고 있으며, 군집 ④에서는 탈원전 정책 백지화에 따른 원전건설 재개, 수출 등의 키워드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 기간의 언론 사설 역시 원전 중심 에너지 발전 체계에 대한 논점만 있을 뿐, 제19대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탄소중립 정책과 관련하여 ‘기후 적응’, ‘정의로운 전환’, ‘기후 재정’과 관련된 군집과 키워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사설들이 탄소중립 관련하여 원전에 집중하는 모습은 당연할 수도 있다. 과거 제19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한국판 뉴딜정책과 함께 그 중심에 있었고, 제20대 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백지화라는 완전히 상반된 에너지 전환 정책을 기조로 발표하여, 이에 대한 정치적 공방과 함께 이에 따라 사회적 관심도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두 정부 모두에서 기후 적응과 정의로운 전환, 기후 재정과 같은 중요한 탄소중립 이행 관련 의제에 대해서는 크게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주요 정책의제로 삼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노보경・반현(2017)의 주장처럼 일반 기사와는 다르게 중립성을 표방하지 않고 특정사안에 대해 편향된 시각과 지향하는 이념들을 나타내는 사설이 언론사의 성향에 따라 쟁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주장을 펼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Ⅳ. 결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 주요 전국 일간지를 대상으로 2020년 7월 15일 ~ 2024년 4월 10일까지, ‘탄소중립’을 키워드로 검색되는 사설 324건을 수집하여 TF-IDF와 CONCOR 분석을 통해 언론사들의 주요 관심사와 쟁점 사항에 대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의하면 전 기간과 구분된 두정부 기간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똑같이 ‘원전’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된 키워드를 기간별로 분석해 보면 제19대 정부에서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찬반 주장이 사설의 중심에 있었으며, 제20대 정부에서는 탈원전 백지화 정책에 대한 당위성과 원전의 적극적 활용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탄소중립 이행에는 에너지 전환만이 아니라 다양한 부문에서의 정책과제가 있고 그 중요성도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사설에서는 ‘원전’과 관련 키워드들이 모든 분석 기간에 걸쳐 중요하게 나타나며 다른 정책과제는 주목받지 못한 것이다.

이의 원인 및 문제점에 대한 고찰과 함께 개선 방안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탄소중립 정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립되어 일관성 있는 실행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정치환경 변화에 따라 중요 정책이 급변하였고 정치권의 관심이 탄소 회계의 중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Joo et al.(2023)는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목표 설정은 정치적이며 진정한 정책 논의 없이 당파적 이익에 따라 좌우되어 왔고, 기후 위기 관련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설정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환경변화에 따라 정책 결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또한 정치권이 탄소중립이라는 의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의견에 따른 정책 경쟁보다는 단순히 순배출량 영(零)의 상태로 만들기 위한 탄소 회계적 측면에 집중하여 에너지 체계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당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한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정치권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이 정치권의 시각과 같이 가고 있다는 것이다. 탄소중립 정책을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탄소중립 사회를 구현하는 과정으로 확장한다면 지금과 같이 에너지 전환 문제로 집중되는 현상은 없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도 같이 변화해야 하는 사안으로, 탄소중립 정책은 탄소 회계의 중립만이 아니라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이라는 시각에서 수립되어야 하고, 당파적 이해관계가 아닌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는 사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언론사의 평가와 주장이 이해관계 중심으로 반영되었을 수 있다. Carvalho and Burgess(2005)는 영국 언론의 기후변화에 대한 보도 내용 분석을 통해 언론은 자신의 정치적 호감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불확실성에 대해 특정 이미지를 구축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최이슬・조원빈(2023)은 2000~2022년까지 국내 5개 주요 일간지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 관련 기사는 다른 주제보다 경제・정치・과학기술 관련하여 정치적 성향에 따른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특히 주재원 외(2024)는 19대 정부 출범 이후, 사설은 원전에 대해서 언론사의 정치적 진영논리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프레임을 공고히 하며 확연히 정치화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박영흠(2024)은 현재 우리나라 언론의 정파적 특징에 대해 과거의 경제적 이익 외에 시장 외적인 이익, 비경제적 이권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적대주의(strategic antagonism)’로 규정하고 오로지 생존과 이권 추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은 우리나라 언론의 탄소중립 관련 주장이 객관적이거나 공익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언론사를 비판하기 앞서서 이를 감소시키거나 차단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하는데, 이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중요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명과 일관된 실행은 언론사의 이해관계에 따른 초기 논쟁은 불러올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일정 정도 해소되며 다양한 부문으로의 시각 확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새롭고 심화한 정책의 발굴과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끝으로,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낮고 언론 주장에 대한 견제와 언론사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2023)에서 실시한 국민 인식 조사의 결과를 살펴보면, 2023년 조사 기준으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세부 내용까지 알고 있다는 5.8%, 목표와 방향성 정도를 알고 있다가 46.0%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상 국민의 절반 정도만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인지하고 있으며, 20명 중 1명 정도만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고 있다는 응답이 2021년에는 9.1%였으나 2023년에는 5.8%로 감소했다. 이는 2022년 제19대 정부와 제20대 정부의 교체가 이뤄지면서 에너지 전환 관련 정책의 급변으로 국민에게 혼란을 주며 관심이 떨어졌을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언론의 사설은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며 자신의 성향과 이해관계에 따라 제한된 주제에 대해서만 평가하고 주장했을 수 있다. 그런데 탄소중립에 대한 낮은 국민 인식은 언론에 대한 견제를 어렵게 한다는 측면 외에도 우리나라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Papadis and Tsatsaronis(2020)는 탈탄소화는 수많은 환경・경제・기술・사회・정치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계획된 기간 안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연구・정치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장기적 이익에 따라 행동할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낮은 국민적 관심은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국가역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투표권 행사를 어렵게 만들 것이다. 따라서 국민 인식을 높이고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교육・홍보 정책이 강화되어야 하는데 이의 바탕에는 앞서 언급한 정책의 일관성이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탄소중립 추진 관련 소식 및 내용의 인지 경로를 살펴보면, TV의 비중이 가장 높고(72.1%), 포털뉴스(50.5%), 유튜브(39.2%), 포털 검색(24.2%), 신문(17.7%)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와 같은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와 검색을 제외하면 언론사의 보도와 기사 등을 통해 대부분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앞서 문제로 지적한 언론사의 당파적 성향과 이해관계에 의한 편향된 보도와 주장이 전달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의 평가와 주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교육과 홍보는 물론, 학계와 시민사회단체의 견제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한편, 언론사도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신우열(2023)은 기후 위기와 관련된 기자 1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현재의 언론은 기후 위기 시대에 적합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 기후 위기 관련 기자들의 역할 개발 과정이 형식적이고 위계적 언론 논리로 인하여 주류화되지 못하고 주변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서도 다양하고 심화한 평가와 주장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 따라서 언론도 사설을 통해 탄소중립에 대한 폭넓은 주장을 펼치며 국민의 관심과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전담 부서 설치, 전문기자 양성 등 스스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본 연구는 탄소중립 관련한 신문 사설을 대상으로 키워드 분석 및 고찰을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의의가 있으나 한계점도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언론 사설들이 실제 어느 정도로 정부의 정책 결정과 대중의 인식변화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인, 정책담당자와의 심층 인터뷰와 독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여론의 생산과 확산에 있어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SNS에서의 인식 및 동향에 관한 연구도 수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Notes

1)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월성 1호기 폐쇄, 국내원자력발전 진흥정책 폐지, 탈핵 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 등. (더불어민주당, 2017).
2) 2020. 07. 14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모두 발언 중 “한국판 뉴딜은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입니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입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0).
3)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의 재개, 소형 모듈원자로(SMR) 특화 국가산업단지와 원자력 활용 수소생산・수출 국가산업단지 조성(국민의 힘,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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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경: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에서 환경생태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에서 연구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환경 및 탄소중립 정책, 환경법을 강의하고 있으며, 주요 관심 분야는 탄소중립 정책 및 ESG 관련 NbS 적용 및 활성화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sjk@dongguk.edu).

<그림 1>

<그림 1>
‘탄소중립’ 관련 사설의 연도・월별 게재 수

<그림 2>

<그림 2>
연구 진행 방법

<그림 3>

<그림 3>
상위 50개 키워드의 의미연결망 (전체 기간)

<그림 4>

<그림 4>
덴드로그램 시각화 결과 (전체 기간)

<그림 5>

<그림 5>
상위 50개 키워드의 의미연결망(제19대 정부)

<그림 6>

<그림 6>
덴드로그램 시각화 결과 (제19대 정부)

<그림 7>

<그림 7>
상위 50개 키워드의 의미연결망 (제20대 정부)

<그림 8>

<그림 8>
덴드로그램 시각화 결과 (제20대 정부)

<그림 9>

<그림 9>
CONCOR 분석 결과의 시각화 이미지(전체 기간)

<그림 10>

<그림 10>
CONCOR 분석 결과의 시각화 이미지(제19대 정부)

<그림 11>

<그림 11>
CONCOR 분석 결과의 시각화 이미지(제20대 정부)

<표 1>

‘탄소중립’ 관련 언론사별 사설 게재수

신문사 게재수 신문사 게재수 신문사 게재수 신문사 게재수
경향신문 42 동아일보 15 세계일보 24 중앙일보 13
국민일보 26 문화일보 28 아시아투데이 43 한겨레 36
내일신문 0 서울신문 22 조선일보 46 한국일보 29

<표 2>

분석 대상 사설의 시기별 게재수

구분 전체 제19대 정부 제20대 정부
기간 (2020.07.15~2024.04.10) (2020.07.15~2022.03.09) (2022.03.10~2022.04.10)
사설 게재 수 324 200 124

<표 3>

TF-IDF 분석에 의한 상위 50개 키워드와 값

순위 전체 기간 제19대 정부 제20대 정부
단어 TF-IDF 단어 TF-IDF 단어 TF-IDF
1 원전 882 원전 534 원전 316
2 기후 407 전력 241 기후 195
3 감축 367 기업 222 택소노미 164
4 후보 362 감축 220 감축 148
5 전력 326 수소 218 신재생 131
6 태양광 322 기후 217 건설 121
7 기업 321 배출 202 태양광 119
8 온실가스 311 태양광 200 예산 117
9 배출 304 온실가스 195 계획 115
10 에너지 302 요금 188 사업 113
11 예산 292 목표 187 온실가스 112
12 신재생 291 위기 179 수출 109
13 호기 280 석탄 173 에너지 107
14 건설 274 예산 173 호기 106
15 대통령 274 원자력 171 기업 103
16 위기 273 호기 171 배출 102
17 목표 267 에너지 170 러시아 101
18 수소 266 문재인 167 문재인 99
19 윤석열 265 경제 164 정책 97
20 정책 258 풍력 159 위기 96
21 경제 255 신재생 158 전력 94
22 원자력 251 전기 158 경제 91
23 석탄 251 변화 155 산업 89
24 요금 245 정책 155 녹색 88
25 풍력 245 대선 154 규제 88
26 수출 241 회의 149 윤석열 87
27 산업 235 발전 147 한울 86
28 사업 232 미국 147 풍력 86
29 미국 232 비용 144 민주당 86
30 변화 231 국민 143 지원 85
31 전기 230 배출량 142 기술 85
32 계획 230 산업 142 국회 84
33 한국 229 건설 142 배출량 84
34 배출량 227 사회 142 정치 84
35 발전 227 인상 139 미국 84
36 국민 222 기술 136 대응 83
37 기술 221 코로나 135 확대 83
38 대응 217 선언 134 반도체 82
39 사회 215 대응 133 목표 82
40 대선 209 중국 131 기본 82
41 206 전기료 130 투자 81
42 한울 205 세계 129 원자력 80
43 세계 204 문제 127 포함 77
44 회의 204 정상회의 127 개발 76
45 중국 204 시나리오 122 국민 76
46 지원 204 수출 122 공급 75
47 비용 201 상승 120 가동 75
48 비중 199 물가 119 세계 74
49 SMR 199 한울 118 발전 74
50 녹색 198 국제 117 국제 74

<표 4>

전체 기간 CONCOR 분석에 의한 주요 키워드

군집 주요 키워드
원자력, 전력, 태양광, 풍력, 건설, 호기 등
국제, 기업, 배출, 경제, 위원회, 발표 등
에너지, 세계, 기술, 미국, 중국, 전기, 비중, 재생 등
온실가스, 변화, 환경, 기후, 위기, 대응, 사회 등

<표 5>

19대 정부 기간 CONCOR 분석에 의한 주요 키워드

군집 주요 키워드
탄소중립, 온실가스, 감축, 석탄, 탄소, 배출 등
신재생, 기술, 비용, 에너지, 계획, 필요 등
수소, 경제, 기업, 세계, 발표 등
원자력, 원전, 전기, 태양광, 풍력, 전력, 요금 등

<표 6>

20대 정부 기간 CONCOR 분석에 의한 주요 키워드

군집 주요 키워드
기후, 위기
신재생, 예산, 지원, 개발, 사업, 경제 등
탄소중립, 온실가스, 배출량, 위원회, 계획 등
택소노미, 원자력, 수출, 호기, 건설, 추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