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연구자원 관리 현황과 개선 방향
초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검체와 같은 생명연구자원을 확보하여 진단키트나 치료제 개발에 적시에 제공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및 국민의 건강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생명연구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한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대부터 생명연구자원의 확보와 생명연구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소재자원은행의 육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며, 그 결과 2019년까지 11,840,644점의 생명연구자원을 확보하고, 274개의 소재자원은행을 운영하였다. 하지만, 나고야의정서 발효, 팬더믹 발생 등 국내외 환경 변화로 인해, 생명연구자원과 소재자원은행의 양적 확대 중심의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생명연구자원 현황을 조사·분석하고, 생명연구자원을 이용하는 연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생명연구자원 관리의 개선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소재자원은행이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생명연구자원을 확보하고, 생명연구자원의 적시 제공과 연구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Abstract
As we have seen with the novel coronavirus infection (COVID-19), the acquisition and timely distribution of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 such as COVID-19 positive patient samples for the development of diagnostic kits or therapeutic agents, has had a significant impact on national competitiveness and human health. Recognizing the importance of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 Korea has made a considerable effort to acquire these resources since the 2000s. As a result, by 2019, Korea had acquired 11,840,644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 and had established 274 biological resource centers. However, due to changes in domestic and international circumstances, such as the entry into forced the Nagoya Protocol and the global pandemic crisis, it is necessary to change the quantitative policies for the acquisition of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 and the establishment of biological resource centers. In this study, we investigated and analyzed the current status of domestic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 by surveying researchers who use these resources. Further, we propose the direction for improved management and distribution of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 We expect that the biological resource centers will be able to provide essential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 based on both the needs of researchers and the demand for necessary services.
Keywords:
Biological Research Resource, Biological Resource Center, Biotechnology, The Master Plan for Biological Research Resources키워드:
생명연구자원, 소재자원은행, 생명공학, 국가생명연구자원 관리·활용 기본계획I. 서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 ‘코로나-19’라 한다)의 유전자 표준물질을 개발1)하고, 이를 통해 진단키트를 개발하여 진단에 활용한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선도국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햄스터, 원숭이 등의 영장류를 이용하고 있다(조선비즈, 2020). 앞의 사례에서와 같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검체, 햄스터, 영장류와 같은 생명연구자원2)은 이를 확보・관리・활용하는 주체인 소재자원은행3)과 함께 생명공학 연구 및 산업의 마중물로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물, 식물, 미생물 등의 생명연구자원은 종류가 다양하고, 자원별 특성이 매우 상이하며, 살아있는 생물체이기 때문에 이를 과학적・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자원의 분양 및 이용 과정에서 생물학적 오염 발생의 문제, 생존성・재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문제 등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2000년대 초기에는 생물학적 오염 발생, 기탁된 생명연구자원의 확인절차 부재, 자원과 정보의 괴리 문제 등이 만연하여 소재자원은행을 재정비하고 생명연구자원 관리를 과학화・표준화하기 시작하였다(Stern, 2004).4) 예컨대 미국에서는 공공과 민간 부분의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확보된 생명연구자원을 미국표준균주은행(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 잭슨연구소(Jackson Laboratory)와 같은 대형 소재자원은행에서 확보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은 바이오연구 및 산업을 진흥하고자 2000년 이후 생명연구자원의 관리에 집중 투자하면서 2001년에는 이화학연구소 산하 생물자원센터(RIKEN BRC)를 설립하였고, 2002년부터 지금까지 국가생물자원프로젝트(National Bio-Resource Project)를 통해 생명연구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신은정, 2014).
우리나라는 2007년 ‘국가 생명자원 확보・관리 및 활용 마스터플랜’ 수립을 시작으로 2009년 「생명연구자원의 확보・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국가 차원의 생명연구자원 육성정책에 대한 법적 근거를 갖추었다. 이후 ‘제1차 생명연구자원관리 기본계획(’11~’20)’, ‘제2차 생명연구자원관리 기본계획(’16~’20)’, ‘제3차 국가생명연구자원 관리・활용 기본계획(’20~’25)’을 순차적으로 수립하여 생명연구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정부 부처별 관리・지원으로 인해 역량을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교육과학기술부 등, 2010; 미래창조과학부 등, 2016a;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2020).5)
본 논문에서는 국내 생명연구자원의 관리체계 및 소재자원은행의 역할을 재정의하여 국가 차원의 생명연구자원 및 소재자원은행의 체계 재정립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생명연구자원 관리 현황을 분석하여 개선점을 도출하고, 국내 연구자들이 생명연구자원에 대해 어떠한 요구사항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우리나라 생명연구자원 관리 제도의 개선방향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개선방안 및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정리 및 향후 후속 연구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결론에 갈음하기로 한다.
Ⅱ. 국내 생명연구자원 관리 제도 및 현황
선진국은 생명연구자원에 대한 소재자원은행의 역할을 강조해왔고,6) 우리나라도 생명연구자원 정책을 소재자원은행의 역할을 중심으로 수립・관리해왔다.7) 따라서 생명연구자원의 관리 제도 분석을 위해서는 그 연혁을 살펴본 후에 실제로 소재자원은행이 생명연구자원의 확보・관리・활용을 어떻게 수행해왔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번 장에서는 국내 생명연구자원의 관리 제도와 생명연구자원의 확보・관리 및 분양 성과를 파악하고, 생명연구자원을 확보・관리・분양하는주체인 소재자원은행의 현황을 분석하여, 국내 생명연구자원 관리의 개선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국내 생명연구자원 관리 제도
2000년대 초부터 생명연구자원 및 관련 정보의 통합관리가 생명공학의 중요한 연구기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001년 국무조정실에서는 관련 부처 조정회의가 개최되어, 실물 부문은 각 부처가 관리하고, 정보 부문은 과학기술부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결정되었다(이상혁 등, 2009). 이어서 2006년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 생명자원 확보・관리체계 구축 방안’이 보고되고, 2007년에는 생명연구자원 종합계획인 ‘국가 생명자원 확보・관리 및 활용 마스터플랜’이 수립되었다(김정석 등, 2011). 2008년이 되어서는 「국가연구개발사업관리규정」이 개정되어 생명연구자원 부분의 연구성과물 전담기관을 지정하면서, 국가 연구개발사업에서 확보된 생명연구자원의 기탁을 촉진하였고(신은정 등, 2016), 2009년이 되어 비로소 생명연구자원을 범부처 차원에서 확보・관리하고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되는 「생명연구자원의 확보・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관계부처는 2011년 수립된 ‘제1차 생명연구자원관리 기본계획(’11~’20)’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명연구자원의 확보를 시작하였으며(교육과학기술부 등, 2010), 2016년 ‘제2차 생명연구자원관리 기본계획(’16~’20)’을 수립하여 생명연구자원을 전략적으로 확보하고, 확보된 자원의 가치제고를 위해 노력하였다(미래창조과학부 등, 2016a). 2020년에는 ‘제3차 국가생명연구자원 관리・활용 기본계획(’20~’25)’을 수립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명연구자원 실물소재뿐만 아니라, 이로부터 생산된 다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연구자 활용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2020).
관계 부처에서는 생명연구자원의 원활한 보급과 전략적 관리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왔으나, 부처의 관할 범위로 인해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관 법률에 따라 인체조직, 병원체, 실험동물 등의 소재를 부처별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2. 국내 생명연구자원 현황
국내 생명공학 R&D 투자는 2011년 2조 5,808억 원에서 2020년 3조 8,437억 원으로 연평균 4.53% 증가하였으나, 생명공학의 핵심소재인 생명연구자원 분야 투자는 2011년 1,307억 원에서 2020년 1,253억 원으로 연평균 0.47% 감소하였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2020).
2010년 수립된 ‘제1차 생명연구자원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우리나라는 다양한 생명연구자원을 지속적으로 수집해왔으며,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2년 2,175,802점이었던 생명연구자원은 2019년에는 11,840,644점으로 약 5.4배가 증가하였으며, 생명연구자원의 분양은 2012년 445,831점에서 2019년 920,413점으로 약 2배가 증가하였다.
<표 2>을 보면, 2019년 기준으로 확보・관리되고 있는 식물, 인체유래물, 동물, 미생물은 각각 3,975,846점(33.6%), 3,810,114점(명)9)(32.2%), 3,186,294점(26.9%), 868,390점(7.8%) 순이다. 분양을 살펴보면, 식물, 인체유래물, 동물, 미생물이 각각 751,490점(81.6%), 111,506점(12.1%), 44,547(4.8%), 13,320점(1.5%) 순이다.
식물과 인체유래물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을 보이는 데, 이는 식물과인체유래물은 생물체에서 파생된 추출물이나 혈액 등의 파생자원10) 형태로 분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분양된 분야별 자원을 형태로 구분한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식물과 인체유래물은 생물체 자체로 확보・관리되는 것에 비해, 파생자원으로 확보・관리되는 비율이 높다. 소재자원은행이 소재자원을 생물체 그대로 확보・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파생자원과 같이 연구자가 필요로 하는 형태로 확보・관리하여 제공할 필요도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3. 국내 소재자원은행
연구자에게 미생물을 확보・제공하는 인프라 기관인 배양수집은행(Culture Collection)이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관리하는 대상이 다른 생명연구자원으로 확대되면서, 고품질 생명연구자원을 확보・분양하고, 생명연구자원 관련 정보를 관리・제공하는 소재자원은행(Biological Resource Center)으로 발전하였다(이주하․진태은, 2016).
2020년 수립된 ‘제3차 국가생명연구자원 관리・활용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내에는 총 274개의 소재자원은행이 존재하며,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농림축산식품부 131개, 환경부 53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9개, 보건복지부 26개, 해양수산부 24개, 식품의약품안전처 1개의 각 소재자원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생명연구자원 분야별로 보면, 식물 분야가 132개, 동물 분야가 59개, 미생물 분야가 38개, 인체유래물 및 기타 분야에 45개의 소재자원은행이 존재한다. 일부 부처에는 특화된 생명연구자원 분야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다수의 부처에서 타부처와 중복되는 생명연구자원 분야의 소재자원은행을 지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관계부처의 생명연구자원 관련 법률 및 제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생명연구자원의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표 4>와 같이 부처별로 다소 산발적으로 관리함에 따라 집중적인 관리가 부족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어서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재자원은행에서 수행하는 R&D 과제 기간을 보면 5년 이하인 과제의 비율은 50.2%로 중단기 과제가 많으며, 과제 예산이 1억 원 이하인 과제가 전체의 42.6%로 비교적 적은 액수의 과제가 다수 수행되고 있다. 또한 소재자원은행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인력이 5명 이하인 경우가 전체의 59.6%로, 소수의 정규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4. 소결
전술한 대로 생명공학 R&D 투자금액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 증가 추세에 있으나, 생명공학 R&D의 핵심소재이자 기반인 생명연구자원의 확보・관리・활용 등에 대한 R&D 투자액은 소폭 감소하였다. 이와 같이 생명연구자원에 대한 투자 정체에도 불구하고, 확보된 생명연구자원의 양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27.4% 증가하였으나, 이에 비해 소재자원은행의 자원 분양은 연평균 10.9%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는 부처별로 많은 숫자의 소재자원은행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생명연구자원에 대한 양적 확보・관리 위주의 정책11)의 결과로 판단된다.
Ⅲ. 연구 방법
제Ⅱ장에서는 국내에서 생명연구자원이 어떻게 관리되어 왔는지에 대하여 소재자원은행을 중심으로 현황을 파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현황 분석은 생명연구자원을 직접 활용하는 수요자의 의견이나 현장애로를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연구진은 이에 추가로 연구자・수요자가 어떤 현실에 직면해 있고 분양에 관하여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등을 조사・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장에서는 위와 같은 맥락에서 수행한 설문조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조사 방법
기존의 소재자원은행에 대한 설문은 소재자원은행을 운영하는 소재자원은행에 대한 설문이 진행되어, 생명연구자원을 분양받아서 이용하는 연구자 및 수요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데 한계가 존재하였다(신은정 등, 2015). 본 연구에서는 생명연구자원 공급자 중심의 생명연구자원 확보・관리 측면을 조명한 선행연구와 달리, 소재자원은행에서 생명연구자원을 분양받아 이용하는 연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생명연구자원의 분양 및 활용 측면에서 연구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였다. 생명연구자원은 단순히 확보・관리만으로는 효용성을 나타낼 수 없고, 바이오 연구에 활용되어 바이오 경제, 건강복지, 식량자원 등에 적용되어야 비로소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본 설문조사의 모집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477개12)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과제책임자를 포함하여 1,600여명에게 URL 링크를 이메일로 발송하여, 66부의 유효한 응답을 연구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추가적으로 설문조사에서 도출되기 어려운 세부 의견들을 청취하기 위해 생명연구자원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등을 진행하였다.13)
2. 설문지 구성
설문 문항은 신은정 등(2015), 임혜연 등(2018)이 수행한 기존 연구와 저자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하였던 기존 설문들을 참고하여, 연구자들이 생명연구자원을 분양하고, 관련 연구지원 서비스를 제공받는 전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도와 개선점을 파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구성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연구자들의 소재자원은행 이용 빈도와 주기, 인지경로를 질의하여 국내 연구자들과 소재자원은행 간의 연계성의 정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국내 소재자원은행이 제공하는 생명연구자원 및 관련 서비스가 해외 선진기관에 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부족한지에 대한 이유의 설명을 요구하는 설문도 추가하여 국내 생명연구자원 제공 체계의 개선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인 설문내용은 다음의 <표 5>과 같다.
Ⅳ. 연구 결과
1. 응답자 특성
설문조사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총 66명의 응답자 중 남성은 69.7%, 여성은 30.3%로 나타났다. 이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연령대는 40대로 34.8%이며 50대(24.2%), 30대(22.7%) 순서로 연령 분포를 보였다. 응답자의 소속기관은 정부(공공) 소속이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 중 정부출연(연)이 36.4%, 국공립(연) 7.6%이고, 이어서 대학이 37.9%, 민간 기업이 18.2%를 차지하였다. 응답자의 소속기관을 고려했을 때, 연구계・학계・산업계의 의견이 균형 있게 수렴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응답자의 직위는 책임급・(부)교수・부장급이 가장 높은 43.9%를 보였으며 다음으로 원급・사원・대리급 28.8%, 선임급・조교수・과장급 13.6% 순서이다. 또한 응답자들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생명연구자원은 미생물 36.4%, 인체유래물 24.2%, 동물, 식물 각각 19.7%로 파악되었다.
2. 조사 결과
국내 소재자원은행에서 주로 분양받는 바이오 소재의 종류는 미생물 29.5%, 식물 22.7%, 인체유래 21.6%, 동물 20.5%의 순으로 파악되었다.
연구자들은 생명연구자원 분양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포털사이트를 검색(42.4%)하거나, 생명연구자원과 관련된 정책자료(22.7%)를 확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재자원은행을 가장 최근에 이용한 시점을 묻는 설문에는 1개월 미만(28.8%)과 1~6개월(28.8%)이 가장 높은 응답비율을 보였으며, 1년 이상 소재자원은행을 이용하지 않은 연구자들도 30.3%로 높게 나타났다. 나아가 소재자원은행의 이용주기를 묻는 설문에는 연 1회 이하(42.4%)가 가장 많았으며 분기 1~2회(18.2%), 월 1~2회(15.2%)가 뒤를 이었다. 소재 자원은행의 누적 이용횟수는 5~30회(47%)가 가장 많았으며, 5회 미만(40.9%)으로 응답한 연구자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연구자들의 국내 소재자원은행에 대한 이용 빈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들이 생명연구자원 분양과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기관의 소재지를 묻는 설문에는 국내 응답자가 59.1%로 가장 높았으며, 국내와 해외 기관을 모두 이용해본 응답자는 36.4%, 해외만 이용은 4.5%로 조사되었다.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내에서 분양받은 생명연구자원의 품질 만족도는 만족 이상을 선택한 응답자가 57.6%로 국내 생명연구자원 품질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분양 시 연구자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묻는 설문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종류와 양의 부족이 64.0%, 분양받은 자원의 품질 불만족이 18.7%, 합리적이지 못한 가격이 10.7%, 배송상태 불만족이 6.7%로 나타났다. 분양받은 자원이 불만족스러울 때 대처 방안은 동일 자원의 재배송 요청이 34.8%, 다시 이용하지 않는다가 33.3%, 담당자에게 항의가 31.8% 순이었다. 한번 불만족하면 다시는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수가 1/3을 차지하여, 고품질 생명연구자원의 분양과 연구자들의 만족도가 국내 생명연구자원의 활용 지속성에 있어 주요한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추가적으로, 연구자들의 해외 소재자원은행에 대한 만족도 등을 조사하여 국내 소재자원은행에 느끼는 부족한 점과 비교하고자 했다. <그림 3> 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해외 소재자원은행 이용 시 분양받은 자원의 품질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 이상을 선택한 응답자가 70.6%로 나타났으며, 매우 불만족은 응답자가 없음을 확인했다. 해외 소재자원은행에서 분양받는 주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생명연구자원이 다양하고 필요한 양을 충족시킨다는 응답이 56.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분양받은 자원의 품질 만족 24.3%, 합리적인 분양가격, 배송상태(양호한 포장, 정확한 배송일자 등)가 각각 5.4%로 조사되었다.
본 설문조사에서는 생명연구자원과 관련된 서비스에 대한 연구자의 인식도를 조사하였다. 연구자들이 소재자원은행에서 주로 제공받는 서비스는 분석・실험대행 42.4%, 중・장기 보존 25.9%, 분류학정 동정 20%, QC 11.8% 순으로 조사되었다. 국내 소재자원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만족 이상이 56.1%, 보통이 42.4%로 현재 이용하는 자원 관련 서비스에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생명연구자원 관련 서비스의 개선사항을 조사한 결과, 생명연구자원에 대한 제공 정보 부족이 47.3%, 생명연구자원의 제공 형태・전달 방식에 대한 개선이 19.4%, 생명연구자원에 관한 보안・안전・윤리 관련 규정에 대한 개선이 18.3%, 생명연구자원에 관한 지식재산권 이슈에 대한 개선이 15.1% 순으로 나타났다.
3. 소결
위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국내 생명연구자원에 대한 수요자 니즈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생명연구자원의 종류와 양의 보충이다. 해외 소재자원은행에서 분양받는 연구자 중 과반 이상이 생명연구자원의 종류와 양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해외 소재자원은행을 이용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생명연구자원의 국산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생명연구자원의 품질강화가 필요하다. 국내와 해외 소재자원은행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비교하면 각각 57.6%, 70.6%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인다. 품질개선에 대한 주요내용으로는 해외 소재자원은행에 비해 국내소재자원은행이 갖추지 못한 자원 특성정보 제공, 소재 배송의 신뢰도 부분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Ⅴ. 결론 및 제언
기존의 연구를 보면, 생명연구자원의 관리에 관하여 양적 확보에서 가치 중심의 관리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신은정 등, 2015), 소재자원은행은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생명연구자원의 확보 및 제공자로서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가 있다(이주하・진태은, 2016).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국들은 생명연구자원의 확보・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명연구자원 관련한 지속적인 육성전략을 수립・지원하고 있으며,14) 우리나라도 소재자원은행을 기반으로 생명연구자원의 양적 확보가 크게 성장하였다. 하지만, 국내 소재자원은행들은 생명연구자원의 확보・관리 측면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며, 앞으로는 생명공학 발전 및 확장성을 위해 생명연구자원의 활용에 초점을 맞추어 기능을 더욱 확장해야 할 것이다.
연구조사와 함께 실시한 각 분야별 전문가 인터뷰 및 간담회에서는 “국내에서 공급하는 자원의 품질의 신뢰성 부족”, “주요자원의 국산화 필요”, “중국에서의 원숭이 실험의 연구정보 노출 문제”15) 등의 연구현장 의견이 있었다. 생명연구자원 활용성 확대는 품질관리 강화, 수요자가 원하는 생명연구자원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 다음의 3가지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생명연구자원의 신뢰도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본고에서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생명연구자원에 대해 품질의 만족도는 57.6%로, 해외 자원의 70.6%에 비해 부족하다. 이 결과는 많은 연구자나 산업체에서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원을 더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연구자원의 관리를 표준화하고, 2018년 발표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소재자원은행 운영에 대한 표준16)을 적용하는 등의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살아있는 생명체인 생명연구자원은 품질만큼이나 생명연구자원의 관리 이력이 품질의 신뢰 지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축산물・식품 유통에서 이용되는 것과 같이, ICT 기술과 결합한 이력관리 시스템의 도입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생명연구자원의 자립화・국산화를 이루는 것이다. 최근 바이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 생명연구자원을 이용하는 기업은 68.4%로 나타났다.17) 국내 자원의 자립화를 위해서는 품질관리기술의 향상과 함께 코로나-19 사례에서 경험한 것처럼 바이오 연구 필수 자원들을 국내에서 적시에 공급18)할 수 있도록 질환모델을 확보하고, 원숭이 등 해외의존도가 높은 자원은 자급할 수 있도록 환경적・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서 일부 자원은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국내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가 가능한 유용 자원은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화・국산화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불가결하다.19)
셋째, 연구 현장이나 산업계 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명연구자원을 확보하고, 적시에 실물자원과 그 정보를 공급할 수 있도록 공급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설문에서 생명연구자원의 분양에 있어서는 필요한 자원의 부재가 28.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자원의 특성정보 부족이 27.2%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산업계에서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실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분야별 또는 총체적인 수요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한 구체적인 요구를 지속적으로 확인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요자가 원하는 생명연구자원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생명연구자원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물 정보와 함께 특성정보, 약물반응성 정보 등 부가정보를 제공하여 R&D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연구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각국의 생명연구자원의 배타적 활용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시사점과 추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 생명연구자원 정책에 대한 심층 분석이 부족하며, 생명연구자원의 산업적 수요자인 산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향후, 생명연구자원을 연구 및 산업에 이용하는 다양한 수요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여, 진일보한 수요자 기반의 생명연구자원 활용 정책에 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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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훈: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에서 생명정보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에서 연구기사로 재직 중이다. 현재 주된 관심분야는 국내 소재자원은행 관리 개선과 이를 위한 협의체 운영 등 이다(khcho@kribb.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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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태은: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에 선임기술원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 주된 관심분야는 생명연구자원 제도 및 정책, 생물자원센터 운영체계 개선, 나고야의정서 대응 등이다(tejin@kribb.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