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행위 규제로서 차등 경사 기준의 공간적 효과: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초록
개발행위 규제는 토지 이용을 관리하고 환경적 영향을 저감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이며, 경사도는 지형적 제약과 환경적 영향을 동시에 반영하는 대표적인 물리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단일 경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공간적 특성을 반영하여 차등적인 경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등 규제가 실제 공간적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량적 분석은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차등 경사 기준의 공간적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GIS 기반 공간 분석을 활용하여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첫째, 전 지역에 동일한 경사 기준을 적용하는 단일 규제 시나리오, 둘째, 일반 지역과 규제 강화 지역에 서로 다른 경사 기준을 적용하는 차등 강화 규제 시나리오, 셋째, 차등 강화 규제 시나리오와 동일한 규제 면적을 갖도록 설정한 일괄 강화 규제 시나리오이다. 이를 통해 규제 방식에 따른 규제 면적과 공간적 분포, 그리고 토지피복, 생태자연도, 국토환경성평가지도와의 관계를 비교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경사 규제는 전반적으로 산림을 중심으로 한 자연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였으며,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과도 밀접하게 연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일한 규제 면적을 전제로 한 비교에서, 차등 규제는 단일 규제에 비해 고환경가치 지역을 더 많이 포함하는 공간적 선택성을 나타냈다. 이는 규제의 양적 확대 없이도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다 선택적으로 포함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경사 규제가 단순한 물리적 기준을 넘어 환경적 의미를 가지는 공간 관리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차등 경사 기준이 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공간 관리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지역 특성을 반영한 규제 설계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Abstract
Development behavior regulation is a key policy tool for managing land use and reducing environmental impact. Slope is a representative physical indicator that reflects topographic constraints and environmental impacts. Most local governments use a single-slope criterion. However, some regions use differential slope criteria to reflect spatial characteristics. Quantitative analysis of the impact of these differential regulations on spatial outcomes remains insufficient. This study quantitatively analyzed the spatial effect of differential slope criteria for Jeju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Three scenarios were set using GIS-based spatial analysis: (1) a single regulatory scenario applying the same slope standard to all regions; (2) a differential regulatory scenario with different slope standards for general and regulated areas; and (3) a collective reinforcement regulatory scenario applying the same standard as the differential regulatory scenario. Through this approach,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regulated area and the spatial distribution by regulatory method, as well as land cover, the ecological nature map, and the environmental value assessment map, was compared and analyzed. The analysis showed that slope regulation generally overlapped with natural areas centered on forests and linked closely to areas of high environmental value. When comparing identical regulatory areas, differential regulation showed spatial selectivity, encompassing more highly valued environmental areas than single regulation. This suggests that differential regulation may more selectively include environmentally valuable areas without increasing the total regulated area. The study empirically suggested that slope regulation manages space with environmental meaning beyond physical criteria. It also suggests that differential slope standards may provide a regulatory approach that better reflects regional environmental characteristics and spatial contexts.
Keywords:
Terrain Constraints, Land Use Regulation, Spatial Analysis, Ecological Nature Map, Environmental Value Assessment Map키워드:
지형 조건, 토지이용 규제, 공간 분석, 생태자연도, 국토환경성평가지도I. 서론
개발행위에 대한 규제는 국토의 무질서한 개발을 방지하고, 환경・경관・재해・안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핵심적인 토지이용 관리 수단이다(서순탁・김진아, 2008; 전용철・동재욱・김동후・박정은, 2022; 이지원, 2023). 특히, 개발행위는 도시 확산, 산림 훼손, 경관 변화, 재해 위험 증가 등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이에 따른 개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물리적, 환경적 기준이 활용되고 있다. 이 중 지형적 조건은 개발 가능성과 개발로 인한 환경 영향을 동시에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경사도는 토지의 형질변경, 토사 유출, 사면 안정성, 경관 훼손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이병길, 2016). 또한 경사도는 개발행위 허가 및 토지이용 규제에서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핵심 기준으로, 일정 경사 이상 지역에 대한 개발 제한 또는 차등 기준 적용을 통해 산림 훼손, 토사 유출, 사면 붕괴 등 잠재적 환경 위험을 저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김현영・지종덕・고준환, 2018). 이러한 경사 기반 규제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억제하고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는 규제 수단으로 작동하며, 실제로 경사 조건은 도시 확장의 공간적 방향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Ryu and Chi, 2021; Shi, Cui, Liu and Wu, 2023).
국내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개발행위 허가 기준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법률은 개발행위 허가에 관한 세부적 기준을 전국적으로 일률 적용하지 않고, 지역별 자연환경과 개발 여건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각 지자체의 도시・군계획조례에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지역 특성에 맞게 경사도, 입목본수도 등 다양한 물리적, 환경적 지표를 활용한 개발행위 허가 기준을 별도로 설정・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지자체는 행정구역 전반에 걸쳐 단일한 경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용도지역 또는 하위 행정구역 등에 따라 특정 지역에 대한 차등적 경사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이러한 차등 규제를 가장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로, 일반적인 개발행위 허가 기준으로 자연경사도 20도 미만을 적용하는 한편, 특수한 지역에 대해 자연경사도 10도 미만으로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차등 강화 경사 규제 체계는 동일한 물리적 지형 조건이라 하더라도 공간적 맥락에 따른 개발 가능성을 다르게 설정한다는 점에서, 기존 단일 기준 경사 규제와 구별되는 제도적 특징을 가진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는 일반 지역과 규제 강화 지역에 서로 다른 경사 기준을 적용하는 차등 규제를 실제 제도화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 방식에 따른 공간적 효과를 분석하기에 적절한 사례를 제공한다.
개발행위허가제와 관련된 기존 연구는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개발행위허가제의 제도적 운영체계 및 개선방안과 관련된 연구이다. 서순탁・김진아(2008)는 한국과 일본의 개발행위허가제도를 비교하며 개발행위허가가 단순 인허가 절차를 넘어 공간 관리 수단으로 기능함을 제시하였으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개발관리의 중요성을 논의하였다. 또한, 이왕기・정승현(2012)은 비도시지역 개발행위허가제의 운용 실태를 분석하고, 「국토계획법」과 「산지관리법」 간 경사 기준의 차이로 인해 산지 중・상단부 개발이 상대적으로 용이해질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특히 완화된 경사 기준이 산지 난개발과 자연환경 훼손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제시하며, 경사 기준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둘째, 개발행위허가의 공간적 분포와 난개발 특성을 분석한 연구이다. 전용철 등(2022)은 천안시를 대상으로 개발행위허가의 공간적 분포 특성을 분석하여, 개발행위가 계획관리지역 및 자연녹지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경향과 이에 따른 난개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GIS 기반 공간분석을 통해 개발행위허가와 용도지역, 지형조건 간의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개발행위의 공간적 편중 특성을 제시하였다.
셋째, 경사도 자체를 개발행위 규제의 핵심 지표로 다룬 연구이다. 기존 연구들은 경사도가 산지 개발 가능성, 도시 확산 방향, 환경 훼손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계된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김현영 등, 2018; 이병길, 2016). 또한, 도시 확산 과정에서 경사 조건이 개발 입지 선택과 공간적 성장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Ryu and Chi, 2021; Shi et al., 2023).
한편, 환경계획 및 토지이용 관리 분야에서는 획일적인 규제 기준보다 지역의 환경적 민감도와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차등적 관리 방식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대해 강화된 개발 기준을 적용하거나, 공간적 특성에 따라 개발 가능 수준을 차등화하는 구역화 기반 접근은 제한된 규제 범위 내에서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다 선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정책적 의미를 가진다(Geneletti, 2004; Geneletti and van Duren, 2008). 그러나 이러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사 기준의 차등 적용이 규제 공간의 분포와 환경적 특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량적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개발행위허가 제도의 운영 실태, 허가 사례의 공간 분포, 산지 난개발 문제 등을 중심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지역별로 적용되는 경사 기준이 실제 규제 공간의 분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특히 단일 지역 내에서 차등 강화 경사 규제를 적용할 경우,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을 보다 선택적으로 포함하는 특성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정량적 분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동일한 총 규제 면적 조건에서 단일 경사 기준과 차등 경사 기준이 어떠한 공간적 차이를 나타내는지, 그리고 차등 규제가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을 보다 선택적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공간적 특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규제 강도의 차이를 넘어, 규제 방식 자체가 개발 가능 공간의 분포와 환경적 특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차등 경사 기준이 규제 공간의 분포와 환경적 특성에 어떠한 차이를 유발하는지를 GIS 기반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검토하고자 한다. 나아가 동일한 수준의 규제 면적을 전제로 할 경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차등 경사 기준이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다 선택적으로 포함하는 경향을 가지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규제 면적의 확대 여부를 검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획일적인 단일 기준 중심의 규제 방식과 비교하여 차등 규제가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대한 공간적 선택성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한라산 중심의 방사형 지형 구조와 중산간 보전 체계, 특별법 기반의 공간관리 체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차등 경사 기준을 실제 제도화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 방식에 따른 공간적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사례를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제도적・지형적 특성은 일반적인 내륙 지자체와 차이를 가지므로, 본 연구는 제주 사례의 보편성을 제시하기보다는 차등 강화 규제 방식이 규제 공간의 환경적 구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데 의의를 둔다.
또한 이러한 분석을 통해 차등 규제가 개발행위 관리체계에서 환경적 특성과 공간적 맥락을 반영하는 규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규제 방식이 개발행위허가 기준의 정책적 정당성과 공간적 합리성 측면에서 어떠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Ⅱ.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조례 상 경사도 기준
개발행위 허가와 관련된 경사도 기준은 도시군계획조례에 위임되어 각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수 지자체에서는 단일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용도지역, 하위 행정구역 등을 기준으로 하여 차등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에는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조례에서 경사도 기준을 이원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인 지역의 경우 20도를 기준으로 하여 20도 미만의 경우 개발을 허가하고, 20도 이상일 경우 개발을 규제하고 있다. 다만 다음 지역에 대해서 기존의 자연경사도 20도 미만이 아닌 10도 미만의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표 1>.
단, 상기 지역 중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계획관리지역, 취락지구에 해당하는 지역은 일반 기준과 같이 20도의 경사 기준을 적용한다.
해당 조례에서는 경사도 이외에도 서식지, 입목본수 등 다양한 기준을 개발 규제에 활용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경사도의 차등 제한에 대한 효과에 대한 분석이므로, 경사도 이외의 개발 행위 허가 조건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사 규제 체계에 따른 공간적 영향과 차등 규제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GIS 기반의 공간 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조례 및 관련 고시에 명시된 규제 대상 지역을 GIS 상에서 중첩하여 규제 강화 지역과 일반 지역을 구분하는 공간 레이어를 구축하였다. 규제 강화 지역에는 조례 상에 규정된 절상대보전지역, 지하수자원보전지구(1, 2등급), 경관보전지구(1, 2등급), 한라산 인접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 중산간 보전 관련 고시지역, 해안선 50m 이내 지역을 포함하였다. 다만, 조례상 규정된 곶자왈보호지역의 경우 연구 수행 시점 기준으로 공식 고시가 완료되지 않아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다만, 해당 지역 중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계획관리지역, 취락지구를 제외지역으로 설정하여 마스킹 처리하였다. 최종적으로 규제 강화 지역을 제외한 제주특별자치도 행정구역을 일반 지역으로 정의하였다.
다음으로 경사 규제 방식에 따른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총 3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표 2>. 첫 번째 시나리오는 제주 전 지역에 동일하게 20도 기준을 적용하는 단일 규제 시나리오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현재 조례와 동일하게 일반 지역에는 20도 기준을 적용하고 규제 강화 지역에는 10도 기준을 적용하는 차등 강화 규제 시나리오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차등 강화 규제 시나리오에서 도출된 총 규제 면적과 동일한 면적이 규제되도록 하는 단일 경사 기준을 도출하여 전 지역에 적용하는 일괄 강화 규제 시나리오이다. 이때, 경사 기준은 경사도 분포의 누적 면적을 기준으로 차등 강화 규제 시나리오와 동일한 규제 면적이 도출되도록 임계값을 역산하여 설정하였다. 단, 본 연구에서 설정된 시나리오 3은 실제 제도 도입을 전제로 한 정책 대안이라기보다는, 동일한 규제 면적 조건에서 차등 강화 규제 방식의 공간적 특성을 비교하기 위한 분석적 대조 시나리오이다. 따라서, 본 시나리오는 규제 기준 적용 방식에 따른 공간적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분석적 대조군으로 설정하였다.
경사도 분석을 위해서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10m × 10m 해상도의 DEM 자료를 활용하여 경사도를 산정하였다. 이후 각 시나리오에서 설정된 기준 경사를 초과하는 지역을 이진화하여 규제 대상 지역을 도출하였다. 시나리오 1에서는 경사 20도 초과 지역을 규제 대상으로 설정하였으며, 시나리오 2에서는 일반 지역은 20도, 규제 강화 지역은 10도를 기준으로 규제 지역을 도출하였다. 시나리오 3의 경우 차등 강화 규제 시나리오에서 산정된 총 규제 면적을 기준으로 임계 경사각을 계산하여 동일한 수준의 규제 면적이 도출되도록 설정하였다. 이를 통해 각 시나리오별 규제 면적을 산정하고 상호 비교하였다.
본 연구의 경사 분석은 DEM 기반의 픽셀 단위 경사를 활용한 공간 비교 분석으로, 규제 방식에 따른 상대적 공간 분포 차이를 파악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따라서 실제 개발행위허가 실무에서 활용되는 필지 단위 평균 경사와는 차이가 존재한다. 실제 허가 과정에서는 개별 필지의 평균 경사, 현장 여건, 인접 토지 이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므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실제 허가 가능 여부를 직접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경사 기준 적용 방식에 따른 공간적 경향과 상대적 분포 차이를 비교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또한, 경사 규제 시나리오에 따른 규제 대상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토지피복 및 환경적 가치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각 시나리오에 따라 도출된 규제 대상 지역을 기반으로 토지피복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제작한 2010년대 후반 대분류 토지피복지도를 활용하여 규제 대상 지역의 토지피복 유형을 분류하고, 시나리오별 규제 지역에 포함되는 주요 토지이용 유형을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경사 규제 방식에 따른 규제 대상 지역의 토지피복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하였다. 이 때, 경사 규제 방식에 따른 토지피복 유형의 공간적 집중도를 정량적으로 비교하기 위하여 입지계수(Location Quotient, LQ)를 활용하였다. LQ는 특정 공간 단위에서 특정 토지피복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지역에서의 평균 비중에 비해 얼마나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나타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공간적 특화 정도를 평가하는 데 널리 활용된다(Guimarães, Figueiredo and Woodward, 2009; Powers, Pitas and Rice, 2024). 특히 본 연구에서는 시나리오별 총 규제 면적이 상이하므로, 단순 면적 비교 대신 전체 연구지역 대비 상대적 집중도를 비교할 수 있는 LQ를 활용하였다. LQ는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1).
| (1) |
여기서 Ai,r는 특정 시나리오에서 규제 대상 지역 내 토지피복 유형 i의 면적, Ar는 해당 시나리오 전체 규제 대상 면적, Ai는 연구 대상 지역 전체에서 토지피복 유형 LQ 값이 1보다 클 경우 해당 토지피복 유형이 규제 대상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과대표집(over-represented)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1보다 작을 경우 과소표집(under-represented)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각 시나리오별 규제 대상 지역이 특정 토지피복 유형에 대해 선택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다만, LQ는 상대적 비율 기반 지표이므로 전체 면적 자체가 매우 작은 범주의 경우 값이 과대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절대 면적과 LQ 값을 함께 해석하였으며, 특히 소규모 범주에 대해서는 해석 상의 한계를 고려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시나리오별 규제 대상 지역을 기준으로 토지피복 유형별 LQ 값을 산정하고, 이를 통해 경사 규제 방식에 따라 규제되는 공간의 토지이용 구조적 차이를 분석하였다.
i의 면적, A는 전체 연구지역 면적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규제 대상 지역의 환경적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생태자연도 및 국토환경성평가지도를 활용하였다. 생태자연도는 1등급, 2등급, 3등급, 별도관리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토환경성평가지도는 1등급-5등급까지의 등급 체계로 구분되어 있다(이종수, 2007; 황진후・장래익・전성우, 2022). 각 시나리오에서 도출된 규제 대상 지역을 해당 환경 등급 지도와 중첩 분석하여 규제 방식에 따라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이 어느 정도 포함되는지를 비교하였다. 또한, 환경 등급별 공간적 집중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LQ를 추가적으로 산정하였다. 이를 통해 각 시나리오에서 규제 대상 지역이 특정 환경 등급에 대해 상대적으로 과대표집 또는 과소표집되는 경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단순 면적 비교를 넘어, 규제 방식에 따른 환경적으로 가치 높은 지역의 선택적 포함 여부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규제 적용 지역의 구분 및 공간적 분포
조례에 규정된 규제 지역을 중첩하여 도출한 규제 강화 지역의 공간 분포는 <그림 1>과 같다. 절대보전지역(216.73㎢), 지하수자원보전지구(229.08㎢), 경관보전지구(193.11㎢),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450.12㎢), 중산간 관련 고시 지역(378.40㎢), 해안선 50m 이내 지역(18.36㎢)으로 구성되며,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중산간 지역과 일부 해안 지역을 포함하는 형태로 나타났다<표 3>. 이러한 규제 지역의 경우 공간적으로 상호 중첩되는 특성을 보인다.
GIS 기반 중첩 분석을 통해 도출된 규제 강화 지역의 총 면적은 697.92㎢로 나타났으며 이는 제주특별자치도 행정구역 중 37.80%에 해당한다. 반면, 이를 제외한 일반 지역의 면적은 1,148.55㎢로 이는 전체 행정구역의 62.20%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결과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경사 기준이 강화되는 지역이 행정구역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을 보여주며, 경사 기준 설정 방식이 규제 대상 면적의 규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경사 규제 시나리오별 규제 면적 분석
경사 규제 시나리오별 규제 대상이 되는 면적을 분석하였다<표 4; 그림 2>. 먼저 일반 지역에 시나리오 1에 해당하는 기준 20° 기준을 적용한 결과, 해당 지역에서 20° 이상에 해당하는 규제 대상 면적은 4.30㎢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지역 전체 면적 1,148.55㎢ 중 0.3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반면, 규제 강화 지역의 경우 적용되는 경사 기준에 따라 규제 면적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규제 강화 지역에 시나리오 1의 일반지역과 동일한 20° 기준을 적용할 경우 규제 대상 면적은 67.32㎢로 나타났으며, 이는 규제 강화 지역 전체 면적인 697.92㎢의 9.65%에 해당한다. 그러나 규제 강화 지역에 차등 규제 기준인 10°를 적용하는 시나리오 2의 경우 규제 대상 면적은 229.08㎢로 증가하여 규제 강화 지역의 32.82%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제주특별자치도 전체 행정구역 기준으로 비교하면, 시나리오 1의 경우 규제 면적은 총 71.62㎢으로 전체 면적의 3.89%에 해당하였다. 반면 시나리오 2를 적용할 경우 규제 면적은 233.38㎢로 증가하여 전체 행정구역의 12.66%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나리오 1에 비해 규제 면적이 161.76㎢ 증가한 것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전체 면적 기준으로는 8.77%p 확대되는 결과이다. 또한, 규제 면적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시나리오 2의 규제 대상 면적은 시나리오 1 대비 약 3.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시나리오 3을 구성하기 위하여, 시나리오 2에서 도출된 규제 면적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 면적을 갖는 단일 경사를 도출하기 위하여 임계 경사각을 산정하였다. 분석 결과 임계 경사각을 11.17°로 설정할 경우 규제 면적은 236.88㎢로, 11.18° 로 설정할 경우 규제 면적은 230.69㎢로 나타났다. DEM 기반 경사 분석은 픽셀 단위의 공간 자료를 기반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경사 기준의 미세한 변화에 따라 규제 면적이 연속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일정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특성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시나리오 2에서 도출된 규제 면적과 정확히 동일한 면적을 갖는 경사각을 도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규제 면적을 과대 추정하지 않기 위한 보수적 기준을 적용하여 시나리오 3의 임계 경사각을 11.18°로 설정하였다.
시나리오 3은 시나리오 2와 유사한 총 규제 면적을 갖도록 설정된 시나리오이지만, 지역 구분 없이 동일한 경사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시나리오 2와 차이를 보인다. 즉 시나리오 2는 규제 강화 지역에 대해서 더 엄격한 경사 기준을 적용하는 차등 규제 구조를 가지는 반면, 시나리오 3은 지형 조건에 기반한 단일 경사 기준을 적용하는 규제 방식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두 시나리오는 총 규제 면적은 유사하게 나타나지만 규제 대상 지역의 분포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시나리오 2의 경우 규제 면적의 대부분이 규제 강화 지역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나리오 3에서는 동일한 경사 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일부 규제 면적이 일반 지역으로 이동하는 특성이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시나리오 2에서는 일반 지역에서 4.30㎢, 규제 강화 지역에서 229.08㎢가 규제 대상에 포함된 반면, 시나리오 3에서는 일반 지역에서 36.62㎢, 규제 강화 지역에서 194.07㎢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수준의 규제 면적을 적용하더라도 규제 기준의 설정 방식에 따라 공간적 분포 구조가 상이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3. 경사 규제 시나리오별 규제 지역 토지피복 비교
시나리오별 규제지역의 토지피복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대분류 토지피복지도를 활용하여 규제지역에 포함되는 토지피복 유형별 면적을 산정하였다<표 5>. 분석 결과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규제지역은 산림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시나리오 1에서는 총 규제 면적 71.62㎢ 중 산림이 56.9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시나리오 2에서는 규제 면적 233.38㎢ 중 산림이 187.74㎢로 나타났으며, 시나리오 3에서는 총 규제 면적 230.69㎢ 중 산림이 172.42㎢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사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 제주도의 산림 분포와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토지피복 유형별 상대적 집중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제주 전체 토지피복 비율을 기준으로 LQ 값을 산정하였다<표 6>. 분석 결과 산림지의 LQ 값은 시나리오 1에서 2.08, 시나리오 2에서 2.11, 시나리오 3에서 1.96 수준으로 나타나 규제지역이 제주 전체에 비해 산림 지역에 상대적으로 약 2배 수준의 과대표집 경향을 보여준다. 반면, 시가화 지역과 농림 지역의 LQ 값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1보다 낮게 나타나 규제지역에 상대적으로 적게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초지와 나지 역시 LQ 값이 1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규제지역에서 과소 대표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습지의 경우 LQ 값이 높게 나타났으나 제주 전체에서 차지하는 절대 면적이 0.06㎢ 로 매우 작기 때문에, 소규모 면적에 따른 비율 왜곡에 의해 상대적으로 과대 추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시나리오 간 비교 결과 차등 강화 규제를 적용한 시나리오 2에서는 시나리오 1에 비해 규제 면적이 크게 증가하면서 산림과 초지 등 자연 토지피복 유형의 규제 면적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총 규제 면적이 유사한 시나리오 2와 시나리오 3을 비교하면 시나리오 2에서 산림 면적 및 LQ값이 크게 나타나 차등 강화 규제 방식이 산림 지역에 대한 규제 집중도를 일부 강화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경사 규제가 토지이용 구조 측면에서 도시 및 농업 지역보다는 산림 중심의 자연 지역에 집중되는 공간적 특성을 가지며, 제주도의 중산간 산림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차등 규제는 자연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선택적 집중을 강화하는 공간적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4. 경사 규제 시나리오별 규제 지역 생태자연도 비교
규제지역의 생태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생태자연도 등급과 시나리오별 규제지역을 중첩하여 등급별 면적을 산정하였다<표 7>. 분석 결과 규제지역은 전반적으로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 1에서는 총 규제 면적 71.62㎢ 중 생태자연도 1등급이 8.79㎢, 2등급이 25.43㎢, 별도관리지역이 28.08㎢로 나타나 1・2등급 및 별도관리지역의 합계는 62.30㎢로 나타났다. 시나리오 2에서는 전체 규제 면적 233.38㎢ 중 1등급 35.24㎢, 2등급 60.54㎢, 별도관리지역 101.99㎢로 나타나 고등급 지역의 면적이 197.77㎢로 크게 증가하였다. 시나리오 3에서는 규제면적 230.69㎢ 중 1등급 29.33㎢, 2등급 60.96㎢, 별도관리지역 87.54㎢으로 나타났으며, 고등급 지역의 면적 합은 177.83㎢으로 나타났다.
제주 전체 생태자연도 분포와의 상대적 집중도를 확인하기 위한 LQ 분석 결과, 모든 시나리오의 1등급과 별도관리지역에서 LQ 값이 2 이상으로 나타나 규제지역이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해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표 8>. 반면, 생태자연도 3등급 지역의 LQ 값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1보다 낮게 나타나 규제 지역에 상대적으로 과소표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사 규제 적용 지역이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과의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는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총 규제 면적이 유사한 시나리오 2와 시나리오 3을 비교 시, 고등급 지역(1등급, 2등급, 별도관리지역)의 면적은 시나리오 2에서 197.77㎢로 시나리오 3의 177.83㎢보다 크게 나타났으며, LQ값 또한 시나리오 2에서 2.71로 시나리오 3의 2.47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는 차등 강화 규제 방식이 동일한 규제 면적 수준에서도 생태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진 지역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포함하는 경향을 보임을 시사한다.
5. 경사 규제 시나리오별 규제지역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비교
규제지역의 환경적 가치를 추가적으로 검토하기 위하여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등급과 시나리오별 규제지역을 중첩하여 등급별 면적을 산정하였다<표 9>. 분석 결과 규제지역은 전반적으로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시나리오 1에서는 총 규제 면적 71.62㎢ 중 국토환경성평가지도 1등급 지역이 55.19㎢, 2등급 지역이 14.17㎢로 나타나 두 등급의 합계가 69.36㎢로 규제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시나리오 2에서는 규제 면적이 233.38㎢로 증가하면서 1등급 175.38㎢, 2등급 49.28㎢로 나타났으며, 시나리오 3에서는 총 규제 면적 230.69㎢ 중 1등급 155.52㎢, 2등급 49.28㎢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규제지역이 국토환경성평가지도에서 높은 등급을 갖는 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주 전체 등급 분포와 비교한 LQ 분석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되었다<표 10>. 특히 1등급 지역의 LQ 값은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2.76 ~ 3.15 수준으로 나타나 규제 지역이 환경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지역에 강하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3~5등급 지역의 LQ 값은 1보다 낮게 나타나 규제지역에 상대적으로 적게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사 규제가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는 공간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총 규제 면적이 유사한 시나리오 2와 시나리오 3을 비교하면 1, 2등급 지역의 규제 면적은 시나리오 2에서 224.66㎢ 로 시나리오 3의 204.80㎢ 보다 크게 나타나며, LQ값도 시나리오 2에서 2.19로 시나리오 3의 2.01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는 차등 강화 규제 방식이 동일한 규제 면적 수준에서도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포함하는 경향을 나타냄을 의미한다.
Ⅴ. 고찰
1. 경사 규제와 환경 가치의 공간적 중첩성
경사 규제와 환경 가치 간의 공간적 분포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경사 기준에 의해 설정된 규제지역은 토지피복, 생태자연도,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등 다양한 환경 지표에서 공통적으로 자연성이 높은 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사 규제가 단순한 지형적 기준에 기반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포함하는 공간적 특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 지형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해발 고도가 증가하는 방사형 구조를 가지며, 중산간 지역에는 산림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동시에 경사가 상대적으로 큰 지역 역시 이러한 중산간 산림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경사 기준을 적용한 규제는 자연스럽게 산림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이로 인해 경사 규제는 지형적 조건을 매개로 하여 생태자연도 1・2등급 및 국토환경성평가지도 상위 등급 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게 된다.
또한, LQ 분석 결과에서도 이러한 공간적 특성이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산림지, 생태자연도 고등급 지역, 국토환경성평가지도 상위 등급 지역에서 LQ 값이 1보다 크게 나타난 반면, 시가화 지역이나 저등급 지역에서는 LQ 값이 1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경사 규제가 특정 토지이용이나 환경 등급에 대해 무작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 집중되는 구조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경사 규제가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물리적 기준으로 기능함과 동시에, 결과적으로 자연지역 보전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는 경향성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경사도 차등 규제의 효과
차등 규제의 효과를 검토하기 위하여 동일한 규제 면적을 전제로 한 현행 기준의 시나리오 2와, 가상의 분석적 대조군으로 설정한 시나리오 3을 비교한 결과, 규제 기준의 설정 방식에 따라 규제지역의 공간적 구성과 환경적 특성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시나리오는 전체 규제 면적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규제 대상 지역의 분포 및 환경적 가치 수준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우선 토지피복 측면에서 시나리오 2는 시나리오 3에 비해 산림 지역의 포함 면적과 LQ 값이 모두 높게 나타나, 차등 강화 규제가 자연 토지피복에 대한 규제 집중도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규제 강화 지역에 보다 엄격한 경사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중산간 산림 지역이 선택적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시나리오 3은 단일 경사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일부 규제 면적이 상대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일반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산림 중심성이 다소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생태자연도 및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시나리오 2는 시나리오 3에 비해 생태자연도 1・2등급 및 별도관리지역, 국토환경성평가지도 1・2등급 지역의 포함 면적과 LQ 값이 모두 높게 나타나, 동일한 규제 면적 수준에서도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포함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차등 강화 규제가 동일한 규제 면적 조건에서도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한 공간적 집중도를 높이는 경향을 가짐을 시사한다. 즉, 규제 기준의 차등 적용은 규제 대상 지역의 공간적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나타난 차등 강화 규제의 특징은 단순히 규제 면적의 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규제 면적 조건에서도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한 규제 집중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 기준 규제와 구별되는 비교 우위를 가진다. 이는 경사 기준의 적용 방식 자체가 규제 공간의 환경적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획일적인 단일 기준 중심의 규제 방식과 비교하여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공간적 맥락을 보다 반영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3. 경사 기반 규제의 한계
경사 기반 규제는 자연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는 경향을 확인하였으나, 이러한 규제 방식이 환경적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경사는 지형적 특성을 나타내는 물리적 지표로서 토지 이용 가능성을 제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생태적 가치 자체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경사가 완만한 지역 중에서도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존재할 수 있으며, 경사가 급한 지역이라 하더라도 환경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해안 저지대나 일부 평탄 지역에서도 생태적으로 중요한 공간이 분포하여, 경사 기준만으로 규제 대상을 설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특성은 경사 규제가 환경적으로 중요한 지역과 공간적으로 중첩되는 경향을 가지면서도, 그 포함 범위와 강도가 지형적 조건에 의해 간접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를 가짐을 의미한다.
한편, 실제 제도 운영에서는 경사 기준이 단독으로 적용되기보다 입목본수, 경관 훼손 가능성, 재해 위험성 등 다양한 요소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되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상위 법령 역시 개발행위 허가 시 입지의 적정성과 환경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환경 관리를 위해서는 경사 기준과 함께 생태자연도,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등 환경적 가치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공간 정보를 결합하는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경사 기반 규제의 한계를 보완하고 보다 정교한 공간 관리 체계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4. 연구 방법론의 한계
본 연구는 GIS 기반 공간 분석을 통해 경사 규제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비교하였으나, 적용된 자료 및 방법론의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경사도는 10m 해상도의 DEM 기반으로 산정되었으며, 이는 실제 개발행위허가 과정에서 적용되는 필지 단위 또는 평균 경사 기준과 차이가 있다. DEM 기반 경사는 픽셀 단위의 국지적 기울기를 반영하는 반면, 실제 제도에서는 필지 단위의 평균 경사와 현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도출된 규제 면적은 실제 허가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경사 기준을 중심으로 규제 지역을 도출하였으나, 실제 개발행위허가에서는 입목축적, 경관 훼손 가능성, 재해 위험성, 기반시설 여건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고려된다. 이러한 요인은 정량적 및 공간적으로 일관된 자료 구축에 어려움이 있어 분석에서 제외되었으며, 본 연구 결과는 경사 기준에 따른 상대적 비교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경사 규제 방식에 따른 공간적 경향을 이해하는 데에는 유효하나, 실제 정책 적용 시에는 법정 보호구역, 토지의 소유 구분 등 보다 다양한 환경・사회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사례로 수행되었다는 점에서 결과의 일반화에는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차등 경사 기준을 실제 운영하고 있는 사례이며, 지형 및 보전지역 체계 측면에서 일반적인 내륙 지자체와 차이를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를 다른 지역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의의는 제주 사례 자체의 보편성을 제시하는 데 있기보다는, 동일한 규제 면적 조건에서도 경사 기준의 적용 방식에 따라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의 포함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 있다. 이는 향후 다른 지자체에서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차등적 규제 설계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5.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 결과는 향후 개발행위허가 기준의 설계 방식과 관련하여 몇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현재 다수 지자체에서 적용하고 있는 단일 경사 기준 중심의 규제 방식은 적용의 단순성과 행정적 명확성 측면에서는 장점을 가지지만,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선택적으로 고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본 연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공간적 맥락을 반영한 차등 기준은 동일한 수준의 규제 면적 조건에서도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과의 공간적 중첩 가능성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차등 규제가 단순히 규제 강도를 강화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제한된 규제 범위 내에서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다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규제 체계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개발행위허가 기준이 단순한 물리적 수치 기준 중심의 체계에서 벗어나, 생태자연도,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보호지역 등 환경공간정보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례는 특별법 상 보전지역 체계와 연계하여 차등적 경사 관리 체계를 실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 민감도를 고려한 개발행위 관리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개발행위허가 기준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 조례에 위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별 지형 특성 및 환경적 민감도를 반영한 차등적 기준 체계의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사 기준은 개발행위허가 과정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기준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으며, 실제 제도 운영에서는 환경보전 관련 공간정보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경사 기준과 법정 보호지역, 환경평가 정보, 재해위험 정보 등을 통합적으로 연계한 공간관리 체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차등 기준의 확대는 동일한 물리적 조건에 대해 지역별로 상이한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규제 형평성과 예측가능성, 재량 통제의 범위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적 논의 역시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Ⅵ. 결론
본 연구는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경사 규제 방식에 따른 공간적 영향과 차등 규제의 효과를 GIS 기반으로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경사 규제는 산림 및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과 높은 공간적 중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일한 규제 면적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 비교 결과, 차등 강화 규제 방식은 단일 규제에 비해 고환경가치 지역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포함하는 공간적 선택성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규제 기준의 적용 방식에 따라 규제 공간의 환경적 구성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경사 규제는 자연지역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데에는 유효하지만, 환경적 가치를 정밀하게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생태자연도,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등 환경 정보를 결합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개발과 보전 간의 균형을 보다 정교하게 고려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는 경사 규제가 단순한 물리적 기준을 넘어 환경적 의미를 가지는 공간 관리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차등 경사 기준은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공간적 맥락을 반영한 규제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경사 기준을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연계하여 차등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일 경사 기준을 적용하는 다수 지자체와 구별되는 제도적 특성을 가진다.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차등적 규제 체계가 고환경가치 지역을 보다 선택적으로 포함하는 경향을 보임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향후 다른 지자체에서도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공간 구조를 고려한 경사 규제 설계 과정에서 참고 가능한 분석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차등 강화 규제 방식은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대한 공간적 선택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반면, 동일한 경사 조건이라 하더라도 적용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규제 수준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형평성과 예측가능성 측면의 추가적인 정책 검토 역시 필요하다. 본 연구는 규제 공간의 분포와 환경적 특성에 대한 정량적 비교에 초점을 두고 있어, 실제 제도 운영 과정에서의 행정적 수용성이나 이해관계자 간 형평성 문제까지는 다루지 못하였으며, 이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세종과학펠로우십(과제번호 RS-2024-00342764)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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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oi.org/10.1016/j.regsciurbeco.2008.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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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s, S. L., N. A. Pitas, and W. L. Rice, 2024, “Applying location quotient methodology to urban park settings with mobile location data: implications for equity and park planning,” Urban Forestry & Urban Greening, 98, 128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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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J. and S.-H. Chi, 2021, “Slope matters: Anti-sprawl and construction of urban nature in Yongin, South Korea,” Sustainability, 13(22), 1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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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 K., Y. Cui, S. Liu, and Y. Wu, 2023, “Global urban land expansion tends to be slope climbing: a remotely sensed nighttime light approach,” Earth’s Future, 11(4), e2022EF003384.
[https://doi.org/10.1029/2022EF003384]
황진후: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에서 환경계획 및 조경학 전공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환경계획, 토지이용, 탄소흡수원 및 LULUCF, 보호지역, 기후변화 적응, 환경영향평가이며, GIS 및 공간정보 기반의 정량적 환경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i0255278@korea.ac.kr).
이상욱: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대학원 석박통합과정으로 재학 중이며, 국민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생물종 모델링 및 환경정책계획이 주요 관심 분야이며, “Measures to improve the accuracy of species distribution models for effective conservation of endangered species” 등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leesangwook3187@gmail.com).
유영재: 고려대학교에서 환경계획및조경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기후변화와 환경계획이다(lemonesty@korea.ac.kr).
정시원: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대학원 석박통합과정으로 재학 중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토지이용변화 분석, 기후리스크 평가 및 온실가스 인벤토리 고도화 연구를 수행하며, 환경정책 및 계획 수립을 위한 기반 마련에 관심을 두고 있다(jsw2178@korea.ac.kr).
김유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원 환경생태공학과 석박통합과정으로 재학중이며,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탄소저장량 산정, 토지이용변화 탐지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deano7@korea.ac.kr).
이연서: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으로 재학 중이며, 고려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기후변화 및 재난 재해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SPI-based Assessment of Precipitation Whiplash and its Relationship with Winter Wildfire Damage Area in South Korea” 등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52kitewest@korea.ac.kr).
전성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환경계획, 국토환경관리, 기후변화 적응, 생태계서비스, 보호지역 및 환경공간정보이며, GIS와 원격탐사 기반의 환경・생태 분석 및 공간계획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eepps_korea@kore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