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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Environmental Policy and Administration - Vol. 34, No. 2, pp.67-93
ISSN: 1598-835X (Print) 2714-060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6
Received 25 Feb 2026 Revised 13 Mar 2026 Accepted 09 Apr 2026
DOI: https://doi.org/10.15301/jepa.2026.34.2.67

기후변화 시대의 포터가설 검증: 기업 내부 역량과 외부 시장 압력의 조절적 역할

이여린* ; 박재민**
*주저자,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박사수료
**교신저자,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
Testing the Porter Hypothesis in the Era of Climate Change: The Moderating Roles of Internal Firm Capabilities and External Market Pressure
Yeoleen Lee* ; Jaemin Park**

초록

본 연구는 기후변화 위협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정부의 환경규제와 기업의 혁신성과 간의 관계를 포터가설(Porter Hypothesis)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 관계에서 기업의 내부 역량과 시장의 외부 압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분석을 위해 혁신 성과를 급진적 혁신과 점진적 혁신으로 세분화하였으며 혁신 유형에 따른 조절효과의 차이에 초점을 두었다. 실증분석 결과, 환경규제는 모든 유형의 혁신성과를 유의하게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나 포터가설을 지지하였고 규제가 기업의 R&D지속성 및 저탄소 제품 수요 증가와 상호작용할 때 혁신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분석을 통해 환경규제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R&D역량확보가 선행되어야 함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단순한 규제 강화 정책을 넘어 시장 수요 창출과 기업 역량 강화를 병행하는 전략적인 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더불어 기후변화 위협이 기업에 새로운 혁신 기회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the relationship between government environmental regulation and corporate innovation performance through the lens of the Porter Hypothesis, in a context where climate change threats are increasingly pressing. It further investigates the moderating effects of corporate internal capabilities and market-based external pressures on this relationship. Innovation performance is disaggregated into radical and incremental innovation to identify differential moderating effects by innovation type. The empirical results support the Porter Hypothesis, demonstrating that environmental regulations significantly promote both types of innovation performance. The results further reveal that innovation is amplified when regulations interact with firms' R&D persistence and growing demand for low-carbon products, underscoring that sustained R&D capability is a prerequisite for environmental regulations to effectively stimulate innovation. These findings point to the need for strategic policies that extend beyond regulatory tightening to simultaneously cultivate market demand and strengthen firm-level capabilities — and suggest that the threat of climate change may itself be transformed into new innovation opportunities.

Keywords:

Environmental Regulation, Radical Innovation, Incremental Innovation, Porter Hypothesis, Absorptive Capacity

키워드:

환경규제, 급진적 혁신, 점진적 혁신, 포터가설, 흡수 역량

I. 서론

1990년대는 환경과 경제의 관계가 재정립되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Hart(1995)는 The Economist(1990)의 전망을 인용하며, ‘지난 40년간 세계 지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국방이었다면, 앞으로 40년간 그 역할은 환경이 맡게 될 것이다’라고 소개하였다. 이는 환경문제가 미래 사회의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을 예견한 것으로,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전환이 중요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지닌다. 우리에게 직면한 전 지구적 기후변화 위기와 탄소중립 시대의 도래는 현대 기업에게 피할 수 없는 도전과제가 되었다. IPCC 6차 평가 보고서는 인간 활동이 기후 시스템을 명백하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극한 기상 현상이 모든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Allan et al., 2023; Masson-Delmotte et al., 2021). ESG경영 패러다임의 확산 속에서, 환경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지속가능성 확보(Mohammad and Wasiuzzaman, 2021; Whelan and Fink, 2016)는 더 이상 선택적 사회공헌활동(CSR)이 아닌, 장기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Hart, 1995; Hermundsdottir and Aspelund, 2021).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기업에 환경적 책임을 강제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며(Ambec, Cohen, Elgie and Lanoie, 2013), 이는 기업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압력에 기업이 대응하는 동기는 단일하지 않다(Bansal and Roth, 2000). 전통 경제학 관점에서는 환경규제를 기업의 생산 활동을 제약하고 추가적인 비용을 발생시키는 부담으로 인식해 왔다(Gray, 1987). 환경규제와 혁신 간의 부정적 연관성이나 경제적 성과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Ambec and Lanoie, 2008; Cerin, 2006; Gray and Shadbegian, 1998), 규제를 혁신을 촉발시키는 보조적인 기능으로 제한하거나(Desrochers, 2008), 규제 효과의 방향성과 유의성 수준에서 상당한 이질성이 존재함을 밝히기도 했다(Cohen and Tubb, 2018). 국내 제조업에서도 규제강화가 혁신 활동을 저해하므로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를 선별해야 한다는 연구가 있다(김권식・안승구・이종한・이광훈, 2016; 안승구・김권식・이광훈, 2018). 규제의 성격(경제・사회적・행정적)에 따라 혁신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하다는 최근의 연구는 규제 영향에 대해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박건우, 2024). 반면, Porter and van der Linde(1995a)는 잘 설계된 규제가 기술혁신을 촉진하여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창출한다는 포터가설(Porter Hypothesis)을 제시하며 오랜 논쟁을 촉발시켰다. Jaffe, Newell and Stavins(2005)는 환경정책이 기업에 혁신을 유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포터가설에 힘을 싣고 있다. Zhang, Zhu, Li and Yan(2024)은 환경규제가 환경혁신(Green Innovation)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포터 가설을 지지하는 최신 근거를 제시하였다. 이처럼 규제가 기업의 혁신 성과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상반된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은 규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저탄소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 및 그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 등 복합적인 환경적 외부 압력을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외부 압력들이 기업의 혁신 활동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는 것은 중요한 연구 과제이다.

국내에서도 환경규제가 R&D투자와 기술혁신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실증연구와 그에 따른 시차(Time-lag)효과가 규명되며 포터 가설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강희재, 2015; 이영범・지현정, 2011; 조주현, 2003). 그러나,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주로 거시적인 산업 수준에 중점을 두었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혁신 주체인 개별 기업 수준에서 규제가 어떤 종류의 혁신(급진적・점진적)을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의 내부 역량 및 시장의 외부압력에 대한 미시적 매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김정대(2022)홍수빈・조장희(2024)는 연구를 통해 기업의 규제인식과 기후변화 압력이 혁신을 유도하는 주요 동인이라는 분석 결과를 밝히며, 다만 혁신에 미치는 영향력이 혁신 수행 여부 수준에 머물렀다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즉, 혁신 활동의 발생 여부만 확인했을 뿐 실질적인 혁신 성과의 강도(Intensity)는 규명하지 못했다. 본 연구는 이 지점에서, 규제 압력이 혁신의 수행 여부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혁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분석하는 것으로 연구를 확장하였다.

혁신은 새로운 지식을 탐색(Exploration)하는 급진적 혁신과 기존 지식을 활용(Exploitation)하는 점진적 혁신으로 구분된다(March, 1991). 이러한 혁신의 성격은 산업 생애 주기에 따라 전이되는데 Abernathy and Utterback(1978)에 의하면 산업 초기에는 급진적 제품 혁신이 빈번하나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 형성 이후에는 점진적 혁신 및 공정혁신이 혁신 활동의 중심이 된다고 하였다. 혁신 유형별로 성공요인과 지식보호기제의 영향력이 다르다는 점(Ritala and Hurmelinna-Laukkanen, 2013)을 고려할 때 이들을 반드시 구분하여 분석해야 한다. 정지영・노태우・한유진(2014)의 정의에 따르면 점진적 혁신은 기존 제품의 질적 개선을, 급진적 혁신은 새로운 지식 기반의 기능적 변화 및 용도 창출을 의미한다. 이는 본 연구의 분석 자료인 한국기업혁신조사(KIS)의 시장최초(급진적) 및 자사최초(점진적) 혁신 지표와 일치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혁신의 유형을 급진적・점진적 혁신 및 전체 혁신성과로 세분화하여 분석하였다.

환경규제와 같은 외부 압력이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를 수용・적용하는 조직의 흡수역량(Absorptive Capacity)이 필수적이다(Cohen and Levinthal, 1990). 최근 연구는 흡수역량의 구성요소와 기술혁신의 매개적 역할을 강조하며 외부 압력이 혁신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남연경・김병근, 2022; 윤정용・윤귀병・송종현・이헌상, 2023). 본 연구는 기후변화에 따른 정부의 환경규제가 혁신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기업의 내부역량 및 시장의 외부압력의 조절 역할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혁신 유형을 세분화(급진적・점진적)하여 혁신 유형에 미치는 차별적 효과(Differential Impact)를 규명함으로써 기존 연구의 공백을 메우고자 한다. 개별 기업 수준의 혁신 메커니즘을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적・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가설 설정

환경규제와 같은 정부의 규제가 기업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두 개의 상반된 관점이 존재한다. 고전적 관점에서는 환경규제가 기업에 추가적인 규제 순응 비용을 부과하여 R&D와 같은 생산적 활동에 투입될 자원을 잠식하는 구축효과를 일으켜(Gray, 1987)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다수의 실증 연구들은 규제가 생산성 둔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Greenstone, List and Syverson, 2012), 규제가 기업의 생산적 투자를 감소시킨다고 주장한다(Gray and Shadbegian, 1998; Kneller and Manderson, 2012). Palmer, Oates and Portney(1995)는 규제 압력이 지나친 경우, 규제준수 비용이 증가하게 되어 기업의 혁신 의지가 감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유럽 제조업 부문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서는 규제가 전반적으로 혁신을 촉진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생산성에 약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침으로써 강한 포터가설을 거부(Reject)하는 결과가 나왔다(Rubashkina, Galeotti and Verdolini, 2015).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시각에 도전하며, Porter and van der Linde(1995a, 1995b)는 잘 설계된 환경규제는 오히려 기업이 기존의 비효율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도록 자극하여, 궁극적으로 혁신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포터가설(Porter Hypothesis)을 제시했다. 특히, Acemoglu, Aghion, Bursztyn and Hemous(2012)은 환경정책이 시장의 인센티브를 변경하여 R&D 자원이 청정 기술과 같은 수익성이 높은 방향으로 기술변화를 유인(Directed)시킨다는 이론적 메커니즘을 제시하며 포터가설의 논리적 기반을 강화했다. 나아가, Aghion, Dechezleprêtre, Hemous, Martin and Van Reenen(2016)은 이러한 기술 유인(Directing)효과를 실증 분석하며 기업의 R&D 노력이 기존 지식에 묶여 있으려는 경로의존성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밝혔다. 즉, 환경규제는 혁신을 유인하지만 기업의 기존 R&D 지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정책의 유인효과가 상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규제가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규제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내부의 기술 경로를 전환 시킬 수 있는 유인책 역할도 함께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다수의 후속 실증 연구들은 포터가설을 지지하는 증거를 제시해 왔다. 예를 들어, Jaffe and Palmer(1997)는 규제 준수 비용이 증가하면 기업의 R&D 투자가 실제로 증가함을 보고하였으며, Brunnermeier and Cohen(2003)은 규제가 환경 관련 특허 활동을 유의하게 촉진함을 연구결과로 나타냈다. 더 나아가, Lanoie, Patry and Lajeunesse(2008)은 규제가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고, Calel and Dechezleprêtre(2016)는 유럽 탄소 시장이라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규제가 저탄소 기술혁신을 10% 증가하는 것을 유도하였음을 증명하였다. 최근에는 Wang, Sun and Guo(2019)이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최적의 환경규제가 산업 전체의 녹색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한다.

  • 가설 1. 환경규제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 인식은 기업의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가설 1a. 환경규제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 인식은 기업의 급진적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가설 1b. 환경규제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 인식은 기업의 점진적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일한 외부 압력이라 할지라도 기업의 내부역량에 따라 혁신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Cohen and Levinthal(1990)의 흡수역량이론(Absorptive Capacity Theory)은 기업이 외부의 지식이나 자극을 인식하고 가치를 평가하며,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R&D를 꾸준히 수행하는 기업은 높은 수준의 흡수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므로(Zahra and George, 2002), 환경규제라는 외부 압력을 단순한 비용부담이 아닌 혁신의 기회로 전환할 가능성이 더 높다(Aragón-Correa and Sharma, 2003). Demirel and Kesidou (2011)의 연구에서도 환경혁신을 촉진하는 데 있어 환경경영시스템(EMS)과 같은 조직적 역량(Organisational Capabilities)이 핵심 요인임을 강조한다. 또한 흡수역량은 단순한 R&D 누적의 개념을 넘어 외부환경의 불확실성과 조직 내부의 조정 메커니즘(Wagner, 2007)에 따라 혁신의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서창적・이찬형(2015)은 경영진의 통합 수준, 개인 간 연결성, 흡수역량이 기술혁신의 양면성을 조절하며, 특히 흡수역량은 환경 동태성(Environmental Dynamism)과 기술혁신 양면성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조절함을 실증 분석하였다.

외부 규제와 기업 역량의 상호작용은 유인된 혁신(Induced Innovation)의 실증 분석연구를 통해 더욱 명확히 설명된다. Popp(2002)은 에너지 가격이 에너지 효율 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환경규제에 따른 수요견인효과와 기업의 기술공급 역량(The Existing Stock of Knowledge)이 환경 혁신을 극대화하는 요인임을 실증연구로 밝혔다. 이는 환경규제라는 외부의 압력이 있더라도, 지속적인 R&D를 통해 지식을 축적한 기업만이 실제 혁신으로 연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R&D 역량이 부족한 기업은 규제를 효과적으로 해석하고 대응하기 어려워 혁신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단순한 추가 비용 부담으로만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Eiadat, Kelly, Roche and Eyadat, 2008). 이렇듯 동일한 외부 기후 위협에 직면하더라도 기업의 인식(Awareness)과 취약성 평가 수준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Gasbarro and Pinkse, 2016). 이러한 흡수역량의 조절효과는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검증되었다. 김영조(2005)는 부산 지역 중소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외부 기업 및 기관과의 기술협력 활동이 많아질수록 기술혁신 성과가 향상된다는 것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보유한 지식흡수능력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기술혁신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은화(2021)도 국내 중소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흡수역량이 네 가지 혁신유형(제품, 공정, 시장, 관리)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 성기욱, 엄기용(2022)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업 내부의 조직요인이 아무리 좋아도 흡수역량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경영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통해서 흡수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한다.

  • 가설 2. 기업의 내부역량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 가설 2a. 기업의 내부역량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급진적 혁신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 가설 2b. 기업의 내부역량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점진적 혁신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저탄소 제품 수요의 증가는 기업에게 혁신의 동력이 됨과 동시에 혁신을 회피하게 만드는 경로를 형성하며, 환경규제가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첫째, 저탄소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 증가는 기업에게 그린워싱(Greenwashing)과 같은 혁신 회피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Lyon and Maxwell (2011)에 따르면, 그린워싱을 하다가 적발될 것을 두려워하는 기업은 정직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대신, 아예 아무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 침묵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시장 환경에서(Delmas and Burbano, 2011), 기업은 실질적인 환경 혁신 대신 긍정적인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공개하거나 (Marquis, Toffel and Zhou, 2016),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자원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Parguel, Benoit-Moreau and Larceneux, 2011). de Freitas Netto, Sobral, Ribeiro and Soares(2020)은 문헌 고찰연구에서 이러한 행태를 지적하며, 기업이 낮은 환경성과를 긍정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은폐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하였다.

둘째, 혁신을 유인하는 본질적인 힘은 수요 견인(Demand-Pull)에 있다. Godin and Lane (2013)은 저탄소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기업에 가장 확실한 시장 신호로 작용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Horbach(2008)은 미래 수요(매출)에 대한 기대가 기업의 혁신 의사결정을 유도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후 Horbach, Rammer and Rennings(2012)은 연구를 확장하여, 고객의 요구(수요)가 제품의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자원 및 에너지 효율 향상과 같은 공정혁신까지 견인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시장 수요가 환경 혁신의 핵심 동인임을 입증한 다수의 선행연구(Lin, Tan and Geng, 2013; Rehfeld, Rennings and Ziegler, 2007; Kesidou and Demirel, 2012)와 맥을 같이 한다.

결국, 시장의 수요와 규제 압력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Frondel, Horbach and Rennings(2007)이 규제는 사후 처리형 혁신을, 시장의 수요 요인은 공정혁신을 촉진한다고 분석한 바와 같이, 두 요인의 결합은 기업의 전략적 대응을 고도화한다. 즉, 저탄소 제품이나 에너지 절감 기술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명확할수록 기업은 규제 준수를 넘어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혁신 유인을 갖게 된다.

이에 본 연구는 시장의 외부압력이 환경규제와 기업의 제품 혁신성과 간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조절할 것을 예측하며,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한다.

  • 가설 3. 시장의 외부 압력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 가설 3a. 시장의 외부 압력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급진적 혁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 가설 3b. 시장의 외부 압력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점진적 혁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모형

본 연구의 전체적인 연구모형은 <그림 1>과 같다. 본 연구모형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급진적・ 점진적 혁신 성과 및 전체 혁신 성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우선적으로 분석한다. 이어서, 이러한 주된 영향 관계가 특정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규명하기 위해 두 가지 조절효과를 설정하였다. 첫째, 규제와 같은 외부의 압력을 혁신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기업이 보유한 내부역량이 어떠한 조절 역할을 하는지 검증한다. 둘째, 시장에서 유발되는 외부압력이 기업의 혁신 전략에 어떠한 조절 효과를 미치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그림 1>

연구모형

2. 데이터 및 분석방법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수행한 2022년 한국기업혁신조사(KIS)의 제조업 부문 데이터를 사용하였고 모든 통계 분석은 Stata 14.0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졌다. 한국기업혁신조사 데이터는 국내에서 기업활동을 한 제조업 및 서비스 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표본조사로서, 혁신 활동 전반에 대한 미시데이터이다. 2022년 조사에서는 특별주제로 ‘환경과 기업혁신’관계 문항이 추가되어 있어 본 연구의 실증분석 기반이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규제와 혁신성과 간의 관계에서 기업의 내부역량과 시장의 외부압력의 조절효과를 단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Hierarchical 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사용하였다.

3. 변수의 정의

기후변화와 같은 외부환경 요인이 기업의 제품혁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혁신 성과를 단일한 개념으로 보지 않고 그 성격에 따라 세분화하였다. 시장에 없던 새롭거나 획기적으로 개선된 제품을 출시하는 ‘급진적 혁신(시장최초)’과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점진적 혁신(자사최초)’, 그리고 이 둘을 포괄하는 ‘전체 혁신성과’로 구분하여 종속변수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혁신 성과를 유도하는 주요 동인인 독립변수는 기업이 인식하는 환경 관련 규제이다.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에 미친 영향의 수준을 ‘저해(-2)’부터 ‘촉진(+2)’까지 5점 척도로 측정하였고, 첫 번째 조절변수인‘기업의 내부역량’은 독립변수인 환경규제와 R&D 지속성의 상호작용항이다. R&D 지속성은 기업 내부에 상시 연구인력이 있으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누어 더미변수로 처리하였다. 나머지 조절변수인 ‘시장의 외부압력’도 환경규제와 저탄소 제품에 대한 수요의 상호작용항으로 저탄소 제품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기업의 혁신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0’부터 ‘5’까지 6점 척도로 측정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매출액, R&D 인력비율, R&D 협력, 고급인력 비율은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다. 각 변수들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은 <표 1>에 정리하였다.

변수의 조작적 정의


Ⅳ. 분석결과

1. 기술통계량 및 상관관계 분석

본 연구의 분석 대상 기업은 총 4,000개이며, 주요 변수들의 기술통계량은 <표 2>와 같다. 종속변수 중 점진적 혁신(자사최초)의 평균값은 2.73으로 급진적 혁신(시장최초)의 0.30보다 월등히 높아, 분석 대상 기업들이 급진적 혁신보다 점진적 혁신활동에서 더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혁신성과의 평균값은 4.22이며 표준편차는 6.43으로 나타났다. 최솟값이 0, 최댓값은 21.52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 간 혁신성과 편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출규모의 평균은 9.62이며 최솟값과 최댓값은 각각 5.59와 17.76으로 기업 간 매출 규모 차이도 편차가 큼을 알 수 있다.

변수의 기술통계량

주요 변수를 통해 표본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데, R&D 인력비율과 고급인력비율은 평균보다 표준편차가 크게 나타났으며 최솟값은 0이다. 이는 R&D 활동과 고급인력 보유가 일부 기업에 집중되어 있고, 해당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기업이 상당수 존재함을 의미한다. 실제 빈도 분석 결과 전체 기업의 45.65%는 R&D 인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변수인 환경규제의 영향은 ‘저해(-2)’부터 ‘촉진(+2)’까지 5단계 척도로 측정되었고, 평균값은 –0.145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규제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다소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탄소 제품 수요 증가 변수는 ‘영향없음(0)’부터 ‘매우높음(5)’까지의 6점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평균값은 모두 1점대 초반으로 기업들이 저탄소 제품 수요 관련한 직접적인 압력은 낮은 수준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표 3>은 본 연구의 변수 간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종속변수인 전체 혁신성과와 점진적 혁신성과는 서로 매우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데 이를 통해, 전체 혁신성과가 점진적 혁신성과의 경향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립변수인 환경규제는 세 가지 유형의 혁신성과 모두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환경규제가 강할수록 기업의 혁신성과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R&D 인력 비율, R&D 협력, 고급 인력 비율 역시 모든 혁신 성과와 유의미한 긍정적 관계를 보였다. 특히, R&D 지속성은 점진적 혁신(r=0.56)과는 높은 상관성을 보이고, 급진적 혁신(r=0.15)과는 비교적 낮은 상관관계를 보여, R&D 역량의 성격이 혁신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머지 변수들의 VIF값이 대부분 1점대로 매우 안정적이었으므로 다중공선성은 실제 분석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변수 간 상관관계표

2. 기본모형의 적용

<표 4>는 가설 1을 검증하기 위한 세 가지 혁신성과에 관한 위계적 로짓(logit)회귀분석 결과이다. 각 종속변수(급진적 혁신・점진적 혁신・전체 혁신 성과)마다 통제변수만 투입한 모델(Model 1, 3, 5)과 독립변수를 포함한 모델(Model 2, 4, 6)을 구분하여 작성하였다. 분석 결과, 환경규제는 혁신 성과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유의한 양(+)의 영향(각각 β=0.442, p<0.001, β=0.261, p<0.001, β=0.290, p<0.001)을 미쳤기에 <가설 1>이 지지되었다. <표 4>의 모든 모델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설명력을 가지며, 독립변수를 추가한 모델(Model 2, 4, 6)의 Pseudo R2값이 증가하여 독립변수가 모델의 설명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R&D협력, R&D인력비율, 고급인력비율 등 대부분의 R&D역량 변수들이 세 가지 혁신 성과를 높이는 주요 변수인 것이 확인되었다. R&D 역량별로 혁신 유형에 미치는 영향력은 차이를 보였다. R&D협력의 계수는 급진적 혁신에서 높은 영향력(각각 β=1.689, p<0.001, β=1.199, p<0.001, β=1.262, p<0.001)을 보였다. R&D인력비율(각각 β=0.025, p<0.001, β=0.089, p<0.001 β=0.090, p<0.001)과 고급인력비율(각각 β=0.030, p<0.001, β=0.053, p<0.001, β=0.054, p<0.001)의 계수는 점진적 혁신과 전체 혁신성과 모델에서 급진적 혁신 대비 높은 영향을 갖는것으로 나타났다.1) 이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환경규제는 혁신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며, R&D 역량은 혁신의 종류에 따라 차별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혁신성과에 관한 회귀분석

3. 조절효과 분석

<표 5>는 가설 2와 가설 3을 검증하기 위한 심화 분석으로, 환경규제의 영향력이 기업의 내・외부 조건에 따라 어떻게 조절되는지 분석한 값을 정리한 표이다. 첫 번째 조절변수인 기업의 내부역량은 R&D지속성과 환경규제의 상호작용항으로 급진적 혁신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을 나타내지 않았으나, 점진적 혁신과 전체 혁신성과에서는 유의한 양(+)의 값(각각 β=0.515, p<0.01, β=0.534, p<0.01)을 보였다. 점진적 혁신에서 조절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난 것은 R&D지속성을 통해 축적된 내부 역량이 활용(Exploitation)적 혁신에 최적화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혁신성과에 관한 상호작용효과 분석

반면, 급진적 혁신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R&D지속성이 탐험(Exploration)적 활동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이러한 결과는 환경규제라는 외부 압력에 대응하며 혁신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내부역량이 혁신의 유형에 따라 다르게 작용되고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조절변수인 시장의 외부압력은 모든 혁신성과에서 유의한 양(+)의 값(각각 β=0.233, p<0.05, β=0.132, p<0.05, β=0.131, p<0.05)을 보여 시장 수요가 높은 환경에서는 규제가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강화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수요견인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시장에서 저탄소 제품에 대한 수요와 같은 외부 압력이 있을 때 기업은 규제를 혁신 기회로 인식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업의 내부역량이 급진적 혁신에서 한계를 보인 것과 달리 시장의 외부압력은 모든 혁신을 촉진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 이는 규제와 더불어 저탄소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 및 소비자의 인식 제고와 같은 시장 중심의 유인책이 병행될 경우 혁신이 촉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화분석 결과, 점진적 혁신과 전체 혁신성과 모델의 Wald chi2값(급진적 혁신 249.56, 점진적 혁신 941.32, 전체 혁신성과 957.91)이 급진적 혁신 모델 대비 약 4배가량 높게 나왔다. Pseudo R2(급진적 혁신 0.224, 점진적 혁신 0.401, 전체 혁신성과 0.407)값 역시 높은 결과를 보여 분석모형의 적합성과 설명력이 충분함이 확인되었다(Hu, Shao, and Palta, 2006).

한편, 한계효과분석에서 R&D 지속성을 가진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점진적 및 전체 혁신성과 확률이 평균 약 34.4%p 더 높게 나타나, R&D 지속성의 절대적인 영향력이 입증되었다. R&D 협력은 전체 혁신성과 확률을 약 12.4%p 증가시켜 외부지식 활용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탄소 제품 수요 증가도 전체 혁신성과를 약 3.4%p 상승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R&D 지속성이 다른 변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 지속적인 R&D역량 축적이 기업혁신에 있어 핵심 기반이 됨을 알 수 있다.

4. 가설검증 결과 요약

본 연구는 국내 제조업 데이터를 활용하여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 성과(급진적・점진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이다.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규제는 혁신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혁신 성과를 유의하게 촉진하는 동인이다. 특히, 기업이 규제를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급진적 혁신과 점진적 혁신을 포함한 모든 혁신에서 성과가 증가했다. 이러한 규제의 긍정적 효과는 혁신성과의 실질적인 강도(Intensity)를 측정하기 위한 토빗(Tobit) 회귀분석2)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성과를 촉진하는 요인임을 시사한다.

둘째, 혁신의 종류에 따라 요구되는 조직 내부의 R&D역량이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점진적 혁신은 지속적인 R&D활동에 의존하는 반면, 급진적 혁신은 외부와의 R&D협력 및 고급 인력 확보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환경규제가 혁신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기업의 내부역량과 시장의 외부압력에 의해서 혁신의 크기가 조절되었다. 내부적으로 R&D를 지속하는 기업일수록 환경규제의 긍정적 효과가 더욱 강화되었고, 외부 시장 압력이 규제와 결합 될 때 혁신을 더 촉진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가설검증 요약 표


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한 국내 제조기업 4,000개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의 내부역량과 시장의 외부압력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 실증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환경규제는 급진적 혁신과 점진적 혁신, 전체 혁신성과 모두에 유의한 양(+)의 효과를 미치는 요인으로 검증되어 포터가설(Porter Hypothesis)이 지지되었다. 이러한 규제의 긍정적 효과는 두 조절변수와의 분석을 통해서도 혁신 성과를 유의하게 강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업의 내부역량’의 조절효과는 점진적 혁신에서는 매우 유의하였지만 급진적 혁신에서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외부압력’의 조절효과는 모든 혁신성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환경규제의 효과가 기업의 혁신 유형과 내부 역량 수준에 따라 조건적으로 작용한다는 점과 시장에서의 압력은 모든 혁신성과에 영향력이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각 변수의 실질적 영향력을 검증하는 평균 한계효과 분석에서는 R&D 지속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 학술적 기여

본 연구는 규제가 혁신을 촉진한다는 포터 가설에 대해 실증적으로 규명하고 통합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학문적 시사점을 가진다. 첫째, 환경규제가 혁신을 촉진한다는 포터가설의 성립 조건과 상황을 제시하였다. 즉, 환경규제와 같은 외부 압력이 기업에 혁신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이것이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음(강희재, 2015)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본 연구는 규제의 효과가 시장의 수요나 기업의 내부 역량과 결합 될 때 혁신의 성과가 더욱 증폭된다는 점을 입증하였고, 특히 포터 가설의 성립이 기업이 처한 내・외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둘째, 혁신을 점진적(활용적) 혁신과 급진적(탐험적) 혁신으로 구분하여 기술혁신의 특징에 따른 R&D 역량의 차별적 효과를 규명하였다. 특히, R&D 지속성(내부역량)은 점진적 혁신을 견인하지만 급진적 혁신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 할 수 있다는 결과는, 조직이 기존 역량에 매몰되어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하는 역량의 함정(Competency Trap)에 대해 실증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발견은 March(1991)의 혁신 양면성(Organizational Ambidexterity), 즉 조직이 생존과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두 가지 상반된 활동인 활용(Exploitation)과 탐색(Exploration)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구체적인 기업 데이터로 실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2. 정책적 및 실무적 시사점

본 연구의 정책적 및 실무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책의 일관성은 유지하되 산업별・기업별 맞춤형 설계의 필요성이다.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동인인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정부는 예측가능하며 일관성(Consistency) 있는 환경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노대민・이응균(2022)의 연구에서처럼 규제가 모든 기업에 동일한 성과로 나타나지 않는 만큼, 정책 설계 시 목표하는 혁신의 유형(점진적/급진적)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질적 특성(규모 및 분야별, 기술 집약도 등)까지 고려하는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안승구 등, 2018; 안준모, 2022; Horbach, 2020). 예컨대 점진적 혁신을 위해서는 내부 R&D 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급진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산학연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한 지식 교류지원 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규제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공공조달 및 친환경 인증제도 활성화 등의 제도적 개입과 저탄소 제품에 대한 초기 시장 수요 창출과 같은 개입이 병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시장의 외부압력 조절효과가 모든 혁신 유형에서 유의하게 나타난 점은 정책 설계 시 수요 측면의 개입이 필수요소임을 말해준다.

둘째, 기업의 전략적 R&D설계 및 선제적인 흡수역량 확보이다. 기업은 환경규제를 위협으로 인식하는 수준을 벗어나 전략적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혁신의 유형에 알맞은 R&D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점진적 혁신을 위해서는 내부 R&D조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통한 활용(Exploitation)역량을 강화하고, 급진적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 매몰(Competency Trap)되는 것을 경계하고 외부협력을 통한 탐험(Exploration)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환경규제의 혜택은 R&D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여 흡수역량(Absorptive Capacity)을 구축한 ‘준비된 기업’에게 돌아간다는 점(Zahra and George, 2002)을 명심해야 한다.

3. 연구의 한계 및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의 한계점 및 향후 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횡단면(Cross-sectional)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였기에 변수 간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혁신 활동은 ‘투입’에서부터 성과 ‘창출’까지 상당한 시간적 지체(Time Lag)가 소요되는 특성이 있다. 단일 시점의 데이터로는 이러한 시차 효과와 잠재적인 내생성(Endogeneity) 문제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패널 데이터를 활용한 종단 연구(Longitudinal Study)를 수행하여 환경규제와 R&D투자, 혁신성과 간의 인과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검증하고자 한다.

둘째, 본 연구는 분석 대상이 제조업에 국한되어 있어 연구 결과를 타 산업에 일반화하거나 정책 대입에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서비스업 등 다른 산업으로 대상을 확장하여 산업별 환경 및 혁신 특성의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혁신 성과를 매출액이나 특허 수 같은 양적 지표뿐만 아니라 혁신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고려한다면 학문적 논의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규제와 혁신성과 간의 선형 관계를 가정하여 분석했으나 김수민・박재민・봉강호(2023)의 연구처럼 비선형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업가 지향성(남연경・김병근, 2022)과 같은 핵심적인 내부 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외부 압력과 내부의 전략적 의지가 혁신성과의 형성 과정에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를 통해 이론적・실증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겠다.

Notes

1) R&D인력비율과 고급인력비율의 값은 독립변수를 포함한 모델인 Model 2, Model 4, Model 6을 기준으로 설명한 것임.
2) 주 분석의 강도를 확인하기 위해 더미형 종속변수를 연속형 종속변수로 변환하여 토빗(Tobit) 회귀분석을 한 결과, 환경규제는 모든 혁신성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로짓(Logit)분석과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조절 효과에 대해서도 주 분석과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즉, 조직의 내부역량은 점진적 혁신과 전체 혁신성과에서 규제와 함께 상호작용하여 혁신을 강화하였고, 시장의 외부압력은 모든 혁신성과에서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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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린: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현재 전북여성가족재단 전북거점형양성평등센터 전담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기후위기 대응 환경전략, 규제인식 및 환경정책 등이다(milal1023@naver.com).

박재민: 저자는 현재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술혁신, 연구개발투자, 계량성과분석이다. 2001년 환경규제와 혁신에 의한 보상효과에 관한 연구 이후 포터가설 및 기업의 동태적 혁신패턴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jpark@konkuk.ac.kr).

<그림 1>

<그림 1>
연구모형

<표 1>

변수의 조작적 정의

구분 변수명 조작적 정의
종속
변수
급진적 혁신성과
(시장최초, %)
2019~2021년 동안 시장 최초 제품 혁신을 통해 출시한 상품의 매출액이 2021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점진적 혁신성과
(자사최초, %)
2019~2021년 동안 자사 최초 제품 혁신을 통해 출시한 상품의 매출액이 2021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전체 혁신성과(%) 2019~2021년 동안 시장 혹은 자사 최초 제품 혁신을 통해 출시한 상품의 매출액이 2021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통제
변수
매출액(log 취함) (2019~2021년 기업의 연간 매출액) ÷ 3
R&D인력비율 2021년 상용근로자 중 연구 인력 비율
R&D협력(더미변수) R&D 활동에 대해 협력한 사실 여부
고급인력비율 2021년 상용근로자 중 석사학위 이상 비율
독립
변수
환경규제 2019~2021년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 활동에 미친 영향.
-2= 매우 저해, -1= 다소 저해, 0= 영향 없음, 1= 다소 촉진, 2= 매우 촉진
조절
변수
기업의 내부역량 환경규제와 R&D지속성의 상호작용항.
R&D지속성은 2019~2021년 동안 R&D활동의 지속 여부.
기업 내부에 상시 연구 인력이 있는 경우= 1, 없는 경우= 0
시장의 외부압력 환경규제와 저탄소 제품 수요 증가와의 상호작용항.
2019~2021년 저탄소 제품에 대한 고객수요 증가가 기업활동에 미친 영향. 0 = 영향 없음, 1= 매우 낮음, 2= 낮음, 3= 보통, 4= 높음, 5= 매우 높음

<표 2>

변수의 기술통계량

Variable Obs Mean Std. dev. Min Max
(1) 급진적 혁신성과(시장최초, %) 4,000  0.30  1.70 0  16.22
(2) 점진적 혁신성과(자사최초, %) 4,000 2.73 4.32 0 16.22
(3) 전체 혁신성과(%) 4,000 4.22 6.43 0 21.52
(4) 매출액(log) 4,000 9.624 1.866 5.585 17.763
(5) R&D인력비율 4,000 5.930 8.824 0 92
(6) R&D협력 4,000 0.113 0.316 0 1
(7) 고급인력비율 4,000 3.798 6.864 0 95
(8) 환경규제 4,000 -.1455 0.739 -2 2
(9) R&D지속성 4,000 0.507 0.500 0 1
(10) 저탄소제품 수요증가 4,000 1.384 1.324 0 5

<표 3>

변수 간 상관관계표

Var. (1) (2) (3) (4) (5) (6) (7) (8) (9) (10)
주1) *, **, ***는 각각 5%, 1%, 0.1% 수준에서 유의함을 의미
(1) 급진적 혁신성과 1.000
(2) 점진적 혁신성과 0.240*** 1.000
(3) 전체 혁신성과 0.305*** 0.982*** 1.000
(4) 매출액 0.200*** 0.533*** 0.499*** 1.000
(5) R&D인력비율 0.146*** 0.346*** 0.365*** 0.159*** 1.000
(6) R&D협력 0.254*** 0.347*** 0.353*** 0.307*** 0.233*** 1.000
(7) 고급인력비율 0.172*** 0.356*** 0.350*** 0.269*** 0.419*** 0.206*** 1.000
(8) 환경규제 0.073*** 0.116*** 0.124*** 0.106*** 0.081*** 0.050*** -0.060*** 1.000
(9) R&D지속성 0.147*** 0.555*** 0.575*** 0.436*** 0.551*** 0.277*** 0.294*** 0.136*** 1.000
(10) 저탄소제품 수요증가 0.128*** 0.266*** 0.269*** 0.176*** 0.159*** 0.164*** 0.101*** 0.118*** 0.207*** 1.000

<표 4>

혁신성과에 관한 회귀분석

Var. 급진적 혁신 점진적 혁신 전체 혁신성과
Model 1 Model 2 Model 3 Model 4 Model 5 Model 6
Coef. Std. Err. Coef. Std. Err. Coef. Std. Err. Coef. Std. Err. Coef. Std. Err. Coef. Std. Err.
주1) *, **, ***는 각각 5%, 1%, 0.1% 수준에서 유의함을 의미
매출액(ln) .260*** .046 .243*** .046 .439*** .025 .426*** .025 .440*** .025 .427*** .026
R&D인력비율 .027*** .007 .025*** .007 .092*** .008 .089*** .008 .093*** .008 .090*** .008
R&D협력 1.687*** .213 1.689*** .212 1.197*** .138 1.199*** .138 1.260*** .140 1.262*** .140
고급인력비율 .025*** .009 .030*** .009 .048*** .010 .053*** .011 .048*** .010 .054*** .011
환경규제 - - .442*** .140 - - .261*** .061 - - .290*** .062
cons -6.981*** .491 -6.802*** .489 -6.152*** .261 -6.003*** .263 -6.140*** .261 -5.980*** .263
LR chi2 0.000 0.000 0.000 0.000 0.000 0.000
Pseudo R2 .189 .200 .273 .277 .276 .282
Obs. 4,000 4,000 4,000 4,000 4,000 4,000

<표 5>

혁신성과에 관한 상호작용효과 분석

Var. 급진적 혁신 점진적 혁신 전체 혁신성과
Coef. Std. Err. Coef. Std. Err. Coef. Std. Err.
주1) *, **, ***는 각각 5%, 1%, 0.1% 수준에서 유의함을 의미
매출액(ln) .153** .048 .231*** .029 .229*** .029
R&D인력비율(%) .013 .008 .021** .007 .020** .007
R&D협력 1.507*** .214 .973*** .150 1.045*** .155
고급인력비율 .034*** .009 .056*** .009 .057*** .009
환경규제 -.246 .403 -.611** .196 -.590** .194
R&D지속성 1.032** .335 2.946*** .164 2.964*** .162
저탄소제품 수요증가 .232** .086 .304*** .037 .303*** .038
기업의 내부역량
(환경규제 × R&D지속성)
-.046 .380 .515** .178 .534** .174
시장의 외부압력
(환경규제 × 저탄소제품수요증가)
.233* .106 .132* .058 .131* .058
cons -6.994*** .545 -6.259*** .305 -6.206*** .306
Wald chi2 249.56 941.32 957.91
Pseudo R2 .224 .401 .407
Obs. 4,000 4,000 4,000

<표 6>

가설검증 요약 표

가설 결과
가설 1. 환경규제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 인식은 기업의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채택
가설 1a. 환경규제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 인식은 기업의 급진적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채택
가설 1b. 환경규제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 인식은 기업의 점진적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채택
가설 2. 기업의 내부 역량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부분 채택
가설 2a. 기업의 내부 역량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급진적 혁신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기각
가설 2b. 기업의 내부 역량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급진적 혁신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채택
가설 3. 시장의 외부 압력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혁신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채택
가설 3a. 시장의 외부 압력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급진적 혁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채택
가설 3b. 시장의 외부 압력은 환경규제가 기업의 점진적 혁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것이다. 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