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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rent Issue

Journal of Environmental Policy and Administration - Vol. 31 , No. 3

[ Article ]
Journal of Environmental Policy and Administration - Vol. 30, No. 1, pp. 231-253
Abbreviation: jepa
ISSN: 1598-835X (Print) 2714-060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r 2022
Received 21 Jan 2022 Revised 25 Jan 2022 Accepted 28 Feb 2022
DOI: https://doi.org/10.15301/jepa.2022.30.1.231

건강도시 구성요인이 도시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주관적 건강인식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최민경** ; 변병설*** ; 박성철****
**주저자, 인하대학교 도시재생학전공 석사과정
***교신저자,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공동저자,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

The Effect of Healthy City Components on the Quality of Life: Focusing on the Mediating Effect of Subjective Health Status
Minkyoung Choi** ; Byungseol Byun*** ; Sungchul Park****
Funding Information ▼

초록

본 연구는 건강도시 구성요인이 도시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주관적 건강인식이 지니는 매개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분석을 위해 대구광역시 서구 주민 422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한 경로분석과 부트스트래핑 검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건강도시를 구성하는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 문화적 요인은 모두 도시민의 삶의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며,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의 영향관계에서 주관적 건강인식이 매개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민의 삶의 질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주관적 건강인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건강도시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o confirm the effect of healthy city components on quality of life and identify the mediating effect of subjective health status. For this analysis, data were collected from 422 residents in Seogu, Daegu Metropolitan City and a path analysis and bootstrapping using a structural equation model were performed. The results indicate that the environmental, social, and cultural factors that make up a healthy city all have a statistically significant positive effect on the quality of life of urban residents, and subjective health status has a perfect mediating effect. In order to improve the quality of life of urban residents, it is necessary to create a healthy city centered around projects that are effective in improving subjective health status.


Keywords: Healthy City, Quality of Life, Subjective Health Status, Analysis of the Mediating Effect
키워드: 건강도시, 삶의 질, 주관적 건강인식, 매개효과 분석

I.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건강도시는 1978년 “모든 사람에게 건강을(Health for All)”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알마아타선언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도시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제고를 목표로 도시의 전반적인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도시를 말한다. WHO가 도시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건강도시 사업을 강조한 이후부터 건강도시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 1월을 기준으로 102개 도시가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Korea Healthy Cities Partnership)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각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건강도시의 궁극적인 목적이 도시를 둘러싼 여러 가지 여건을 개선하여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즉 도시계획의 최종목표와 가깝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건강도시는 도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를 개선하여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건강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적・경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단, 도시환경을 쾌적하고 편리하게 탈바꿈하였다고 해서 도시민의 삶의 질이 반드시 향상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으며, 진정한 도시의 건강은 도시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유의미한 것이 된다. 따라서 건강도시 조성 시에는 도시환경의 개선이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개인의 주관적 평가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주관적 건강인식, 그리고 삶의 질을 다룬 연구가 다수 이루어져 왔다(권혜선, 2018; 김혜연, 2020; 방소연・도영숙, 2020; 백옥미, 2018; 송건섭, 2007; 원경혜・김경희, 2015; 이경환, 2013; 이성은, 2018; 이종렬・박천만, 2000; 임근식, 2012; 한재원・이수기, 2019; Gataūllinas and Banceviča, 2014; Krekel, Kolbe and Wǖstenmann, 2016; Kumar, Kumar, Garg and Garg, 2021). 이러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주관적 건강인식은 건강도시 구성요인의 영향을 받는 종속변수인 동시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임이 밝혀지고 있다. 이는 주관적 건강인식이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에서 매개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고 건강도시 조성사업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건강인식이 지니는 매개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건강도시 구성요인이 도시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에서 주관적 건강인식이 지니는 매개효과를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도시 건강 개선 및 주관적 건강인식의 개선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건강도시 조성사업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논의
1. 건강도시의 개념과 발전 배경

오늘날 우리의 사회환경이 양적 개념에서 질적 개념으로 전환됨에 따라 건강과 웰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며,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건강도시 조성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김영, 2010). 건강도시란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사람들이 서로를 도우면서 삶의 모든 기능을 수행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시’를 말한다(Hancock and Duhl, 1988). 건강도시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개념으로, 특정 수준의 건강상태를 달성한 도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도시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나가는 도시는 얼마든지 건강도시가 될 수 있다(WHO European Healthy Cities Network).

건강도시 정책 발전의 중심에는 WHO가 있었다. 건강도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모인 유럽의 도시들은 1986년 WHO 유럽 건강도시 네트워크(WHO Regional Office for Europe)를 결성하였다. 이들은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환경의 변화를 도모하고자 <그림 1>과 같이 다양한 차원에서 건강도시 운동을 전개해왔다(김은정・김건엽・손창우・안현찬・이상대, 2018). 기수별 사업의 중점내용을 보면 건강도시의 발전 흐름을 알 수 있다. 가령 3기 네트워크가 사회적 결정 요인에 초점을 두었다면, 4기 네트워크는 건강한 노화에 초점을 두었다(WHO European Healthy Cities Network).


<그림 1> 
WHO 유럽 건강도시 네트워크 발전 동향

자료: 김은정 등(2018), WHO European Healthy Cities Network을 재구성하여 작성



특히 최근에는 건강도시를 만드는 핵심 가치로 ‘모든 정책의 건강(HiAP, Health in All Policies)’이 강조되고 있다(김은정 등, 2018). HiAP란 보건의료분야뿐 아니라 모든 정책에서 건강을 고려하도록 촉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건강도시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생활의 전반적인 측면을 다루는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며,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도시건강 개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내포한다. 건강도시 조성의 실현과 발전가능성을 높이려면 각 주체 간 상호협력을 이끌어내는 파트너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김영, 2010; 송정국・고광욱・임요환, 2021; De Leeuw, 2001; Rudolph, Caplan, Mitchell, Ben-Moshe and Dillon, 2013).

2. 삶의 질의 개념 및 영향요인

산업화는 도시민이 도시의 양적 성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이로움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인간 존속에 위협을 주는 치명적인 도시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 도시의 질적인 측면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후반 WHO가 삶의 질(Quality of Life) 측정지표를 제시하자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보다 잘 사는 것’에 집중하는 웰빙(Well-being)의 개념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도시생활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이처럼 삶의 질 연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분야는 무엇보다 도시계획 및 사회정책 분야라고 할 수 있다(Seik, 2001).

삶의 질에 대한 정의는 여러 학자에 의해 장기간 논의되어왔다. 현오석(1976)은 삶의 질을 일반적인 만족도와 행복에 관련된 개념으로 보았으며, Stock, Okun and Benin(1986)은 삶의 질을 행복(Happiness), 도덕(Morale), 만족감(Satisfaction)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Schuessler and Fisher(1985; 이영균・김동규, 2007에서 재인용)는 삶의 질 개념이 삶에 대한 만족과 행복의 정도를 나타내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고 하였으며, 강수균(2000)은 삶의 질을 개인이 일정 기간 자신의 욕구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식하거나 감지하는 만족감이라고 정의하였다. 최준호・송건섭(2001)은 생활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적 조건에 근거하여 개인이 주관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행복감, 안정감, 성취감 등을 의미한다고 하였으며, 박현옥・이한나(2006)는 개인이 경험하는 일상생활에서의 만족감과 행복감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영균・김동규(2007)는 삶의 질을 특정한 사회의 생활과정에서 체험하는 복지, 행복감, 만족감이라 정의하였다.

이렇듯 삶의 질 정의는 공식적으로 합의된 바가 없으나, 결국 개인이 일상생활 중 느끼는 삶의 만족도와 그로부터 얻는 행복의 정도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삶의 질 개념을 ‘삶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감’으로 구분하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삶의 질 수준을 사회경제 지표로 측정할 수 없다는 관점이 대두된 이후로 사회경제 지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혀냄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달성하려는 연구가 다수 등장하였다. 선행연구를 통해 밝혀진 삶의 질 영향요인은 크게 세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개인의 일반적인 특성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이종렬・박천만(2000)은 성별・연령・결혼상태・직업 등 개인의 일반적 특성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며, 개인의 건강상태와 경제상황이 좋으며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김혜연(2020)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 수준은 대체로 높아졌으나, 여전히 성별・연령・경제활동상태・교육수준 등에 따라 집단 별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였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의 환경적 특성이 개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송건섭(2007)은 우리나라 광역시, 자치시, 자치군을 대상으로 삶의 질 영향요인을 분석하여 주거, 일자리, 소비, 치안 등의 지역사회 생활여건이 주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Krekel et al.(2016)은 도시 거주자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거주지가 공원녹지에 가까울수록 높아지며 폐기물 처리장에 가까울수록 낮아진다고 하였다. 임연옥・문정화(2020)는 자연환경・안전・교통・보건의료 등에 대한 만족도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으며, 거주지역이 어느 곳이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Kumar, Kumar, Garg and Garg(2021)은 여가 및 체육환경, 주택 건물, 미관, 사회체육시설, 지역사회 공동체, 주차공간, 치안 등이 거주자의 행복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개인의 일반적 특성과 지역사회의 환경적 특성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로, 삶의 질 영향요인을 다룬 연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임근식(2012)은 지역주민 개인의 특성 중 직업과 소득수준에 따라 삶의 질 인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혔으며, 주거환경, 교통환경, 안전환경 등 8개의 지역사회 여건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권혜선(2018)은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건강상태 인식, 이웃과의 관계, 가구 월 소득, 편의시설 만족도, 일자리 만족도와 일자리 안정성 등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백옥미(2018)는 고령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소득・건강상태 등의 개인적 특성과 거주환경에 대한 만족이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거주환경 만족과 삶의 질 사이에서 사회참여가 매개역할을 한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그리고 한재원・이수기(2019)는 가구원 수와 혼인상태 등 개인 특성과 주거 및 근린환경・교통환경・사회환경이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이렇듯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이어서 어느 특정 요인만이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확언할 수 없다. 그러나 선행연구를 통해 확인하였듯이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측면의 생활 여건은 도시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즉 도시를 구성하는 생활요소가 도시민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도시를 얼마나 건강한 환경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개인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중에서 도시환경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건강도시를 구성하는 각 변수 사이의 관계를 명백하게 밝혀내고자 하였다.

3. 주관적 건강인식의 개념 및 영향요인

주관적 건강인식은 신체적, 생리적, 심리사회적 상태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으로, 의학적인 방법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개인의 건강상태를 나타낸다(Ware, 1987). 주관적 건강인식은 ‘개인의 신체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은 본인’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건강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오영희, 2005; 이윤진・신혜리・이민아, 2013에서 재인용). 자신의 신체적・심리사회적 상태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객관적인 지표로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것보다 더 높은 신뢰도를 지닌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Fehir, 1988). 결국 주관적 건강인식은 도시민의 건강증진을 최종목표로 하는 건강도시에 대해서 논의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주관적 건강인식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해당한다. 예를 들면 이종렬・박천만(2000)은 WHOQOL-Bref를 활용해 개인의 주관적 건강상태가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검증하였으며, Gataūllinas and Banceviča(2014)는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에서 건강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가 높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주관적 건강인식과 삶의 질을 함께 다룬 선행연구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은데, 원경혜・김영희(2015)는 은퇴자를 중심으로, 한재원・이수기(2019)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방소연・도영숙(2020)는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영향관계 분석을 실시하여 주관적 건강인식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질 수준 또한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한편 주관적 건강인식은 도시환경을 둘러싼 각 요인의 영향을 받곤 한다. 가령 이경환(2013)은 근린환경 요인과 주관적 건강인식 수준 간 인과관계를 분석함으로써 토지이용특성 및 자전거 이용환경이 주관적 건강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으며, 이성은(2018)은 지역사회에서 수질과 토양에 관한 인식이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에 유의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혔다.

이를 종합하자면, 주관적 건강인식은 도시환경의 영향을 받는 결과변수인 동시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주관적 건강인식이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에서 매개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건강한 도시가 조성되면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 수준이 향상되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 수준이 향상될 수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모형 및 가설

본 연구의 목적은 건강도시 구성요인인 환경적 요인・사회적 요인・문화적 요인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의 영향관계에서 주관적 건강인식이 지니는 매개효과를 검증하는 데 있다. 연구모형과 연구가설은 <그림 2>와 같다.


<그림 2> 
연구 모형

  • 가설1. 건강도시 구성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 1-1. 환경적 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 1-2. 사회적 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 1-3. 문화적 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가설2.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 2-1.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환경적 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 2-2.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사회적 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 2-3.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문화적 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2. 변수설정 및 측정도구

그동안 삶의 질 측정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다. 초기의 삶의 질은 주로 사회경제와 관련된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측정되었으나, 객관적으로 측정된 지표들이 시민들의 실제적인 인식과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개인의 주관적 심리상태를 반영하여 삶의 질을 측정하려는 연구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장봉규, 1996; Campbell, 1976; Diener and Fujita, 1995; Stiglitz, Sen and Fitoussi, 2009; Radosław and Izabela, 2021). 경제적 부유함이 반드시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수반하지는 않으며, 개인이 실제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현상을 사회경제적 요인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삶의 조건이 동일하더라도 개인이 느끼는 삶의 질 수준은 다를 수 있으며(임연옥・문정화, 2020), 실제로 개인이 생활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나타내는 주관적인 평가가 삶의 질 측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렇듯 오늘날의 삶의 질은 개인의 주관적 인식을 배제하고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도시민 개인의 주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삶의 질 수준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건강도시 조성사업의 관건은 주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을 만한 건강한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민의 삶의 질이나 주관적 건강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어느 특정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으며 도시 전 분야에 해당한다는 포괄적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도시민의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는 도시의 각 요소들을 건강도시 구성요인으로 보았다. 선행연구에서 다룬 건강도시 관련 지표를 <표 1>로 정리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표 2>와 같은 측정도구를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 ‘문화적 요인’이라는 세 가지 구성개념을 도출하였으며, 수질・대기질・소음공해・쓰레기처리시설・보행환경・자전거도로・대중교통을 ‘환경적 요인’으로, 치안・생산활동 안정성・주민네트워크・교통안전캠페인・친교활동 횟수를 ‘사회적 요인’으로, 도시공원 접근성・문화기반시설 접근성・체육시설 접근성・주민참여프로그램을 ‘문화적 요인’으로 유사한 것끼리 범주화하여 조사대상자가 각 요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주관적 인식을 리커트 5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표 1> 
선행연구에서 활용한 건강도시 관련 지표
선행연구 구분 내용
이신호 등 (2005) 도시기반환경 건강도시 기반, 도시계획 수립 및 집행, 주민참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시계획, 대기, 물, 녹지, 폐기물, 방재, 공중위생, 대중교통, 보행환경, 자전거, 교통약자이동편의, 교통안전, 문화 인프라, 체육 인프라
평생생활환경 주택보급, 주거, 영유아보건, 학교환경, 직장환경, 노인보건 및 보호
보건의료 서비스환경 질병관리 및 예방, 영양, 보건의료현황, 응급의료현황, 요양・재활
김영・최진도・배광한 (2010) 물리환경 주거환경의 쾌적성, 자전거 및 보행자 도로 환경, 공원・녹지 공간의 주변환경, 상・하수도 보급
보건의료환경 캠페인 등의 도시건강프로그램, 사회복지사업의 활성화, 응급의료 관리체제, 의료산업을 위한 지자체 지원
사회경제환경 지역문화 홍보 및 시설의 확충, 생활체육환경의 지원, 사회복지정책의 효율성, 지역사회사업의 일자리 창출
자연환경 가로수의 관리, 자연녹지 면적 및 관리, 자연재해 및 재난의 안전성, 대기 및 수질의 쾌적성
안창희・김운영・김수영 (2012) 건강 조사망률, 사망원인, 출산율, 저체중 출산율, 노령화지수, 연령별 인구분포, 흡연율, 음주율, 운동 실천율, 비만인구비율
환경 상하수도보급률, 인구밀도, 주택보급률, 주거환경만족도, 도시가스 보급률, 녹지면적, 대기오염, 도로율, 보행자거리 비율, 자전거 도로면적, 주차장 비율
사회경제 실업률, 장애인취업률, 저소득층 비율, 가구소득률, 자동차보급률, 교육기관수, 복지시설비율, 문화시설비율, 체육시설비율, 유산율, 이혼율, 사회복지 비용의 비율, 범죄율
보건의료 서비스 예방접종률, 정기검진율, 의료보장 및 취약비율, 외국어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비율, 건강보험 가입자 비율, 의료서비스 만족도, 건강검진 프로그램 수, 의료기관 비율, 자원봉사자 비율, 간호사 비율, 의료종사자 비율, 의사 비율
이진표 (2015) 용도배치계획 토지이용혼합도, 도시스프롤정책, 주거지 유해시설제한, 공원적정규모설정, 공원적정배치설정, 커뮤니티 학교중심, 보행로의 소매용도
보행・교통계획 보행자 위주 가로조성, 교통사고예방 및 보행자보호시설, 대중교통시설 접근성, 보행・자전거시설 확충, 차량속도 및 교통량 저감방안, 사회적 약자 계획
주거환경 안전・위생적인 거주, 거주민 1인당 거주공간, 적정주거가격, 범죄율 저감방안, 보건센터 접근성 및 연계성, 도시농업공간 제공, 공원・녹지 접근성, 문화・편의시설 접근성
체육환경 운동시설 밀도, 운동시설로 접근성, 공원 내 다양한 체육시설 설치, 학교체육시설과 연계

<표 2> 
본 연구의 측정도구
구분 구성개념 측정변수 척도
종속변수 삶의 질 행복감, 삶에 대한 만족 리커트 5점 척도
매개변수 주관적 건강인식 개인건강인식, 지역건강인식
독립변수 환경적 요인 수질, 대기질, 소음공해, 쓰레기처리시설, 보행환경, 자전거도로, 대중교통
사회적 요인 치안, 생산활동 안정성, 주민네트워크, 교통안전캠페인, 친교활동 횟수
문화적 요인 도시공원 접근성, 문화기반시설 접근성, 체육시설 접근성, 주민참여프로그램

3. 분석자료

본 연구의 분석자료를 얻기 위해 2021년 4월 대구광역시 서구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1)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읍면동 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계층을 구분한 후 각 계층 내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하는 층화표본추출법을 사용하였다. 회수된 설문지 중 불성실, 무응답 및 오류가 많은 설문지를 제외한 후 유효부수 422부를 분석의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은 <표 3>과 같다. 성별은 남성이 43.6%, 여성이 56.4%로 여성의 비율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분포는 60대 이상이 40.0%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50대(20.9%), 40대(16.4%)가 많았다.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2021년 4월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공식 집계된 대구 서구 인구 또한 60대 이상(33.6%), 50대(19.8%), 40대(13.2%) 등의 순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므로 설문대상의 인구학적 특성이 모집단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표 3> 
인구학적 특성 (N=422)
구분 분류 빈도(명) 비율(%)
성별 남성 184 43.6
여성 238 56.4
연령 20-29세 53 12.6
30-39세 43 10.2
40-49세 69 16.4
50-50세 88 20.9
60대 이상 169 40.0

4. 분석방법 및 도구

본 연구는 가설검증을 위해 다음과 같은 자료 분석방법을 활용하였다. 첫째, 측정도구가 적절하게 설정되었는지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응답자가 일관성 있게 설문조사에 임하였는지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크론바흐알파(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셋째, 주요변수의 정규성을 검증하기 위해 정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넷째, 다중공선성 문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요변수 간 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섯째, 건강도시 구성요인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때 주관적 건강인식이 갖는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한 경로분석과 부트스트래핑(Bias Corrected Bootstrapping) 검증을 실시하였다. 자료분석을 위한 도구로는 AMOS 21.0과 SPSS 26.0을 활용하였다.


Ⅳ. 분석결과
1. 측정도구의 타당도 및 신뢰도 검증

측정도구의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확인적 요인분석의 초기 측정모형 적합도는 χ2=468.026(p<.001), GFI=0.892, NFI=0.854, IFI=0.899, CFI=0.898, RMSEA=0.068로 나타났다. 이에 표준화된 요인적재량이 0.5보다 낮은 ‘소음공해’, ‘대중교통’, ‘친교활동 횟수’ 등의 관측변수를 제거하였다. 그러자 최종 측정모형의 적합도가 χ2=361.597(p<.001), GFI=0.897, NFI=0.876, IFI=0.910, CFI=0.909, RMSEA=0.074로 나타나 활용하기에 적합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건강도시 구성요인, 삶의질, 주관적 건강인식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는 <표 4>와 같다. 유의수준 0.001에서 잠재변수를 구성하는 관측변수의 표준화계수 값이 모두 0.5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개념타당도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으며, 개념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 값이 모두 0.7 이상인 것으로 드러나 집중타당도에도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표 4> 
측정도구의 타당도와 신뢰도
잠재변수 관측변수 Estimate S.E. C.R. 개념신뢰도 Cronbach’s α
B β
삶의 질 행복감 1.000 0.866 0.791 0.787
삶에 대한 만족도 0.909 0.749 0.087 10.429***
주관적 건강인식 개인건강인식 1.000 0.747 0.780 0.773
지역건강인식 1.284 0.850 0.082 15.638***
환경적 요인 수질 1.000 0.599 0.714 0.710
대기질 0.993 0.579 0.103 9.667***
쓰레기처리시설 1.013 0.580 0.105 9.673***
보행환경 0.952 0.619 0.904 10.160***
자전거도로 0.800 0.504 0.092 8.669***
사회적 요인 치안 1.000 0.567 0.750 0.741
생산활동 안정성 1.038 0.678 0.099 10.480***
주민네트워크 1.130 0.740 0.102 11.054***
교통안전캠페인 0.929 0.627 0.093 9.951***
문화적 요인 도시공원 접근성 1.000 0.652 0.822 0.818
문화기반시설 접근성 1.096 0.746 0.089 12.339***
체육시설 접근성 1.138 0.757 0.091 12.471***
주민참여프로그램 1.105 0.771 0.088 12.618***
*p<.05, **p<.01, ***p<.001

다음으로 측정도구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크론바흐알파(Cronbach’s α)값을 활용하였으며, 측정 결과 모든 변수의 크론바흐알파 값이 수용가능 수준인 0.7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본 연구에서 사용한 측정도구의 신뢰도 또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2. 정규성 검증

주요 변수의 정규성 검증을 위해 정도분석을 실시하였다. <표 5>에 제시한 바와 같이, 각 변수의 왜도는 –0.080에서 0.257사이의 값으로 나타났으며 첨도는 0.077에서 0.521사이의 값으로 나타났다. 이는 West, Finch and Curran(1995)이 제시한 기준2)에 충족하는 것으로 모든 변수가 정규분포를 이루고 있음을 가정할 수 있다.

<표 5> 
주요변수의 정도분석 결과
잠재변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삶의 질 3.273 0.782 0.154 0.521
주관적 건강인식 3.132 0.805 0.050 0.077
환경적 요인 2.989 0.727 0.257 0.465
사회적 요인 2.968 0.706 0.050 0.500
문화적 요인 2.996 0.830 -0.080 0.096

한편 건강도시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인에 대해 조사대상자가 느끼는 만족도의 평균 수준은 문화적 요인(2.996), 환경적 요인(2.989), 문화적 요인(2.968)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조사대상자의 삶의 질과 주관적 건강인식 평균은 각각 3.273, 3.132로 나타났다.

3. 상관관계 분석

본 연구는 측정도구의 변수 간 상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이변량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표 6>에 분석결과 값을 제시하였다. 각 변수의 유의한 상관계수는 0.197~0.708로 분포되어 있으며 0.8 이상의 강한 상관관계를 지니는 변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표 6> 
주요변수 간 상관관계
구분 (1) (2) (3) (4) (5)
(1) 삶의 질 1
(2) 주관적 건강인식 0.465** 1
(3) 환경적 요인 0.309** 0.588** 1
(4) 사회적 요인 0.379** 0.662** 0.708** 1
(5) 문화적 요인 0.197** 0.377** 0.562** 0.485** 1
* p<.05, ** p<.01

4. 가설검증

연구가설 검증을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한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영향관계를 분석한 결과 <표 7>과 같이 환경적 요인(β=0.407, p<0.01), 사회적 요인(β=0.509, p<0.01), 문화적 요인(β=0.225, p<0.01) 모두가 유의수준 0.01에서 삶의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7> 
건강도시 구성요인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독립변수 종속변수 B β S.E. C.R.
환경적 요인 삶의 질 0.467 0.407 0.079 5.882***
사회적 요인 0.718 0.509 0.111 6.495***
문화적 요인 0.229 0.225 0.070 3.289**
*p<.05, **p<.01, ***p<.001

다음으로 각 모형에서 주관적 건강인식이 지니는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부트스트래핑 검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부트스트래핑 반복측정횟수를 500회로 설정하였으며, 부트스트랩 95% 신뢰구간 값을 측정하였다.

각 변수 간의 경로에서 구조적인 관계를 분석하고자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를 측정하여 <표 8>에 제시하였다. 각 모형에서 환경적 요인(β=0.774, p<0.001)과 사회적 요인(β=1.053, p<0.001), 문화적 요인(β=0.442, p<0.001)은 주관적 건강인식에 대해 유의수준 0.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직접효과를 지니고 있었으며, 주관적 건강인식은 삶의 질에 대해 유의수준 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직접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또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 문화적 요인 모두가 주관적 건강인식을 매개로 하여 삶의 질에 대해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간접효과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8> 
구조방정식 모형에서의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
모형 경로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
1 환경적 요인 주관적 건강인식 0.774*** 0.774***
주관적 건강인식 삶의 질 0.797*** 0.797***
환경적 요인 삶의 질 -0.150 0.617** 0.467**
2 사회적 요인 주관적 건강인식 1.053*** 1.053***
주관적 건강인식 삶의 질 0.731** 0.731**
사회적 요인 삶의 질 -0.055 0.770* 0.715*
3 문화적 요인 주관적 건강인식 주관적 0.442*** 0.442***
건강인식 삶의 질 0.700*** 0.700***
문화적 요인 삶의 질 -0.067 0.309** 0.242**
*p<.05, **p<.01, ***p<.001

정리하자면 건강도시를 구성하는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 문화적 요인은 모두 삶의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도시를 구성요인과 삶의 질, 주관적 건강인식 사이의 경로계수를 분석한 결과, 각 모형에서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 문화적 요인이 주관적 건강인식을 매개로 하여 삶의 질에 대해 간접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주관적 건강인식이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에서 매개효과를 지니는 것이 검증되었다. 이러한 가설검증을 위한 분석결과를 정리하면 <표 9>와 같다.

<표 9> 
가설채택여부
가설 채택
1. 건강도시 구성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O
1-1. 환경적 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O
1-2. 사회적 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O
1-3. 문화적 요인은 삶의 질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O
2.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O
2-1.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환경적 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O
2-2.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사회적 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O
2-3.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문화적 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다. O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건강도시 구성요인이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을 매개하여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건강도시 조성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향후 발전 방향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결과와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도시 구성요인은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도시 사업추진 방향에 따라 도시민이 체감하는 건강인식 수준이 좌우될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올바른 방향의 도시정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건강도시 세부사업을 계획하기에 앞서 해당 도시만의 ‘도시건강 프로파일’을 구축하여 도시환경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탐구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도시건강 프로파일은 도시 건강수준 향상에 대한 도시 구성원들의 관심을 촉발하고, 분야 간・부처 간 협력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지닌다(김은정 등, 2018). 해당 도시의 현황을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한 다음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순차적으로 수행해나간다면 건강도시 조성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 문화적 요인이 모두 주관적 건강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건강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물리적・사회적・문화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건강도시 조성사업은 도시민의 활동량 증폭을 통한 건강증진을 목표로 ‘걷기 좋은 보행환경 조성’이나 ‘자전거도로 확충’ 등의 물리적 환경 개선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되곤 했다. 그러나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통해 확인하였듯 앞으로의 건강도시는 물리적 측면 뿐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포괄적 범위의 사업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데, 아직 많은 지자체에서 보건소에 의존하여 건강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건강도시는 도시의 가능한 모든 영역을 양호한 상태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므로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건강도시 관련 사업이 보건의료분야에만 해당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모든 부처가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건강도시 구성요인은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주관적 건강인식이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건강도시 구성요인이 개선될수록 도시민의 주관적 건강인식이 개선되고, 주관적 건강인식이 개선될수록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졌다. 그러므로 도시민의 삶의 질 수준을 향상시키려면 주관적 건강인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건강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에서 주관적 건강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도시 구성요인 중 ‘사회적 요인’의 영향력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므로 ‘CETED 기법을 적용한 범죄안전 도시 조성 사업’, ‘지역 활동가 양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업’, ‘치매안심마을 조성 사업’, ‘재해안전 마을 조성 사업’ 등 사회 분야의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면 건강도시 조성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본 연구는 건강도시 구성요인과 삶의 질 사이의 영향관계를 검증한 기존 연구에서 더 나아가 주관적 건강인식이 삶의 질에 미치는 경로를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특히 건강도시 구성요인으로 물리적・사회적・문화적 측면의 다차원적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여, 이전까지 물리적 측면에 집중되어 있던 건강도시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정책적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특정 도시의 일부 주민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하여 다른 지역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또 소득수준 등을 비롯한 경제적 요소를 건강도시 구성요인에서 배제한 채 분석하였으므로 도시의 모든 영역을 완벽하게 다루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한계는 후속 연구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한다.


Notes
1) 연구의 공간적 범위인 대구광역시 서구는 원도심과 산업단지가 혼재되어있는 곳으로 과거 공단으로부터 발생하는 환경오염 피해가 원도심 주민 생활에 영향을 주곤 했으나, 이후 지역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부서별 건강도시 관련 사업을 구축하는 등 현재는 건강도시 조성에 매우 큰 관심을 지니고 있음.
2) 왜도와 첨도의 절대값이 각각 2 이하, 7 이하일 것.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국토교통부가 시행한 도시재생 전문인력 양성사업으로 지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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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인하대학교 도시재생학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도시계획을 부전공으로 하고 있다. 인하대학교 도시계획연구소에서 도시재생 및 환경정책과 관련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cmk5626@naver.com).

변병설: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위원과 한국환경정책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인하대학교 교수이며 정책대학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byun@inha.ac.kr).

박성철: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경영정보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 주요 관심분야는 행정정보체계, 조직행태론, 복지정책, 사회조사연구방법론 등이다(220106@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