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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rent Issue

Journal of Environmental Policy and Administration - Vol. 31 , No. 3

[ Article ]
Journal of Environmental Policy and Administration - Vol. 30, No. 1, pp. 153-174
Abbreviation: jepa
ISSN: 1598-835X (Print) 2714-060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r 2022
Received 20 Jan 2022 Revised 04 Feb 2022 Accepted 08 Feb 2022
DOI: https://doi.org/10.15301/jepa.2022.30.1.153

신재생에너지의무화 공급인증서의 양방향 거래방식이 현물시장에 미치는 영향
유종민** ; 이서진***
**주저자,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부교수
***교신저자,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조교수

Two-way Transaction Effect in Renewable-Energy-Certificate Spot Market
Jongmin Yu** ; Seo-Jin Lee***
Funding Information ▼

초록

온실가스 저감, 친환경 에너지로의 다변화 등을 목적으로 한 신재생에너지의무화(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정책이 시행된 이후 공급인증서 (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의 거래방식은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특히 신재생 발전의 기회비용과 사업성을 이론적으로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REC 현물시장은 발전사업의 보상 기준 지표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효과성을 위주로 한 기존연구와 달리, 본고는 현물시장의 가격 스프레드 및 포지션 상황 등 미시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2017년 이후 양방향거래 방식이 도입된 이래 지속적으로 REC 가격이 하락해왔는데, 본고는 완전경쟁 시장을 전제로 한 매수매도 포지션 정보공개가 현재와 같은 수요과점 시장에서 오히려 거래성사율을 떨어뜨려 매도 촉발을 유도하는 심리적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가격 스프레드 자료를 활용해 분석하였다.

Abstract

Ever since the Renewable Portfolio Standard (RPS) policy was implemented to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diversify energy sources to utilize eco-friendly energy, the transaction method for 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RECs) has been evolving. The REC spot market, which can theoretically best reflect the opportunity cost and feasibility of renewable power generation, has provided a key compensation index for expensive power generation projects. Unlike previous studies, which have mostly focused on the effectiveness of renewable energy supply, this paper provides policy implications by using micro data such as price spreads and position status in the spot market. We analyze the buy/sell price spread and positions as potential price determining factors that might psychologically affect buyers and hence contribute to the continuous price fall that has taken place since the two-way transaction method was introduced in 2017.


Keyword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 Renewable Energy Ceritificate, Two-Way Transaction, Price Volatility
키워드: 신재생에너지의무화제도, 공급인증서, 양방향거래방식, 가격변동 허용폭

I. 서론

온실가스 순수 배출량을 0로 만드는 Net-Zero 어젠다가 전 세계적인 목표로 확산되면서 한국에서도 2050년 기준으로 온실가스의 배출 및 흡수량이 균형을 이루는 범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야심찬 목표를 위해서는 단순히 민간 캠페인 혹은 기술개발의 진보에 막연히 기댈 수는 없기 때문에 여러 정책적 수단이 넷제로를 향한 유도 역할을 진행 중이다. 그중 가장 큰 정책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의 약 80%를 포괄하는 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 Trading Scheme)가 될 것이고, 이는 넷제로라는 국가 감축계획의 하위 계획으로서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한 부문의 배출량이 정의된다. 한국의 경우 온실가스 저감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은 ETS와는 다른 별도의 제도인 신재생에너지의무화제(RP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로 강제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온실가스 저감이 가장 효과적이고 규모 측면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국가감축 목표에서 먼저 RPS 제도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제한 뒤 나머지를 배출권거래제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신재생에너지 지원책은 본래 FIT(Feed In Tariff)제도로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라 정액 보상 방식으로 발전사업자를 지원하였으나, 신재생에너지의 양적 발전량을 보장받기 위해 혹은 보조금 예산 지출을 대체하기 위해 양적 규제 방식인 RPS가 2012년 이후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양적 혹은 가격 규제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지만,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 등 양적인 상위 목표가 존재하는 현실 하에서는 RPS와 같은 신재생 발전량을 담보할 수 있는 방식이 제도 간 상대적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물론 국가 차원에서 이러한 양적 규제방식의 장점이 있다 할지라도 신재생 발전에 따른 실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의 가격 변동성은 시장 참여자에게 많은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REC의 가격이 높아 질수록 매출 측면에서는 유리하겠지만 발전 시설 시공 시 금융조달 비용 인하을 위해서는 판매수익의 안정이 필요하다. REC를 구매하는 측인 RPS 의무이행사 입장에서는 향후 지속적으로 상승할 예정인 의무비율 확대로 REC 가격 상승으로 비용 상승을 우려함과 동시에 의무 이행비용 자체가 예측 가능하기를 바란다. 이에 RPS는 신재생에너지의 양적목표 달성이라는 명확한 장점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FIT 형식의 고정가격체결에 대한 수요가 있는 상황이다.

결국에는 REC 인증서의 거래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이러한 제도의 정치적 지지도를 결정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보완책을 내어놓은 바 있다. 그중 하나로 2017년 3월 28일 한국전력거래소(KPX: Korea Power Exchange)의 REC 현물시장에서 거래 참여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양방향 거래로 거래방식을 개선한 것을 들 수 있다.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거래시장은 ‘계약시장’과 ‘현물시장’으로 구분하는데, 계약시장은 자체계약 또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신재생 사업자와 공급의무자가 향후 20년간(장기) 발급할 신재생공급인증서(REC)를 입도선매 형식으로 가격을 고정시키는 반면, 현물시장은 주식 혹은 석유 현물시장처럼 현 시점에서 거래 물량과 가격이 체결되는 방식이다. 양방향 거래방식이 오픈되기 전 REC 현물시장에서는 신재생 사업자들이 먼저 매물을 등록하면 공급의무자가 필요한 매물에 입찰하는 단방향 입찰(예: 미술품 경매)방식으로, 낙찰 이후에는 당사자 간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의 경매 방식이기는 했지만, 가격 및 물량이 현 시점에서 결정되고 거래는 그것으로 끝난다는 면에서 장기적인 계약조건이 결정되는 고정가격계약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림 1> 
단방향 거래 방식 절차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2017.3.28.)



본 단방향 방식의 거래는 일단 매물을 등록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실시간 시장상황에 따라 매도가격을 수정해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낙찰이 되더라도 KPX라는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당사자 간 직접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서류절차가 복잡하고 대금결제에도 장기간이 소요(평균 14일) 됐다. 이러한 원시적인 거래 방식을 실시간 거래 체결방식으로 선진화하는 차원에서 참여자 모두가 거래 상황을 보아가며 매물 등록 및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양방향 거래시스템이 발족하였다. 이에 따라 대금 결제절차를 중개기관(전력거래소)이 대행함에 따라, 각종 서류작업이 간소화되고, 대금지급기간이 단축(14→2일)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본 거래방식의 개편은 첫째로 실시간 거래시스템화 했다는 측면과 매도 및 매수자의 매물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양방향거래화 했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실시간 거래방식이야 주식 등 현대 대부분의 거래방식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방식이나, 본고에서는 매수 및 매도자가 서로의 매물을 볼 수 있는 “양방향” 거래라는 측면에서 제도가 미치는 영향을 보고자 한다.

단방향 혹은 양방향 거래를 구분 짓는 정산 및 결재 등 여러 요소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거래 상대방이 제시하는 정보제공이라는 차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아래와 같이 도식화 가능하다.


<그림 2> 
거래방식 별 특징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2017.3.28.)



단방향 경매 방식에서 REC 매도자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경쟁 매도자의 매도조건을 볼 수 없으므로 눈치 보기 형식의 매도가격 인하 경쟁이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게다가 매입자들은 매도자들의 매물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중에 저가 물량부터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고, 본인들이 양방향거래와 같은 매수호가를 낼 필요가 없어서 매도자가 매수자의 조건에 맞추기 위해 가격조정을 하는 상황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양방향거래에서는 매도/매수 호가 및 물량이 모두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최고 매수 호가와 최저 매도 호가 사이에 계약체결을 위한 중간 접점이 있을 것이고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가 자신들의 매수매도 호가 제출 전에 현재 거래 상대방이 제시하고 있는 조건을 모두 보고 영향받게 된다.

외견상 양방향 거래제도가 합리적이고 투명한 거래방식으로 보이기 때문에 본 제도 도입의 명분은 충분했고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시장 참여자들에게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REC 가격은 <그림 3>과 같이 해당 시점 전후로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고, 가격 추이가 이처럼 극적으로 전환되면서 REC의 수급 요소뿐만 아니라 거래방식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있지 않은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1)


<그림 3> 
REC 평균가격 및 거래량

출처: 신재생원스톱 사업정보 포털(onerec.kmos.kr)의 REC 거래동향 리포트에서 추출



그동안 대부분의 국내연구에서 REC 가격에 미치는 영향으로서 공급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한계생산 비용으로서의 LCOE(균등화발전원가,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REC 가중치 혹은 수요측면에서의 RPS 의무량과 같은 근본적인 시장 펀더멘털과 관련해 연구가 이뤄져 왔다. 이에 본고는 RPS 시장을 둘러싼 펀더멘털이 아닌 단기간의 가격을 결정하는 수급 요소가 공급인증서 거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과거 연구와 차별성을 두고자 한다.

RPS 제도 관련 연구는 그간 신재생에너지 보급제도의 일환으로서 효과 등 합목적적인 운영 여부에 대해 주로 이루어져 왔다. 특히, RPS 제도 도입 전의 연구들은 해외의 RPS시장에 대해 연구하면서 국내에의 적용에 주안점을 두었다(부경진 등, 2005; 김수덕・문춘걸, 2005). FIT 이후 국내에 도입된 이후부터는 제도의 파급효과 분석이나 운영상의 개선방향에 대한 연구가 주로 수행되었다(김준영 등, 2016; 임형우・조하현, 2017; Lee and Seo, 2019). 특히 RPS 제도에서 차별적으로 발생하는 원별 비용보전 차원에서 도입된 REC 가중치 제도가 사업의 경제성과 직결되면서, REC의 가중치의 적정성 및 효과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수행되었다(백민규 등, 2018; 이성우 등, 2018; 남영식・이재형, 2020; 백훈・김태성, 2021; 유종민・이재석, 2022). 백민규 등(2018)이성우 등(2018)은 태양광 연계 ESS의 사업성 평가를 활용한 설치 최적 용량을 계산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사업성 분석 시 가중치가 추가되는 ESS의 사업성 개선효과를 살펴본 바 있다. 백민규 등(2018)은 유사하게 ESS 가중치 5.0을 적용한 100kW 태양광 사업의 비용편익 및 순현재가치법(NPV)를 활용한 사업성 분석을 수행하였고, ESS 배터리 단가 및 일몰하는 ESS 가중치에 따른 REC 가격 변동성에 대한 사업성 민감도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성우 등(2018)은 ESS 가중치가 일몰하는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제주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경제성을 분석하여 수익을 극대화 시키는 ESS 추가 최적 용량을 추정하였다. 두 분석 모두 ESS로 인해 추가되는 가중치가 신재생발전의 사업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이용하였다. 남영식・이재형(2020)은 기존 실물옵션 방법론을 활용하여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현물시장에서의 거래방식을 분석하였는데, 현물시장이 가중치를 감안한 REC 수익성을 고려할 때 더 유리하고, 반대로 가중치의 불확실성이 없을 경우 고정가격계약이 더 유리한 것으로 도출하였다. 백훈・김태성(2021)은 RPS 가중치 개정 시점을 기점으로 재생에너지 의무량 증가가 태양광 설비에 미치는 통계적 유의성을 살펴보였다. 최근에는 가중치와 관련하여 유종민・이재석(2022)이 REC 수요측면에서의 의무량이 공급측면에서의 REC 가중치를 반영하고 있지 않아, RPS 제도 본연의 목적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가 왜곡될 수 있음을 보인 바 있다.

또한 RPS제도가 다른 제도 특히 배출권거래제도, RE100 등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라는 공통적인 정책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시장연계와 관련된 분석이 있어 왔다(박호정, 2012; 이재형, 2020; 이재우・김승완, 2020; 유종민, 2021; Yu and Kim, 2021). 박호정(2012)은 배출권과 REC가격 불확실성 하에서 실물옵션모형을 이용하여 화력발전 투자 의사 결정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재형(2020)도 실물옵션모형으로 녹색요금제와 배출권거래제도 연계를 위한 기업들의 전략적인 행동에 대해 분석하였고, 이재우・김승완(2020)은 다양한 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업들의 전력조달 방법을 시나리오로 분석하여 기업 측면에서의 경제성을 분석하였다. Yu and Kim(2021)는 RPS와 배출권거래제가 외부사업으로 인한 상쇄배출권 시장을 통해 연계될 수 있음을 부분 균형모델을 통해서 시장 균형을 도출하였다. 또한, 유종민(2021)은 RPS 하에서 목표 이행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ETS제도의 온실가스 감소 효과 동시 달성에 대한 두 제도의 의무이행 실정 인정 가능 여부에 대한 법제도적 측면에서 해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대부분의 RPS에 대한 사전 연구들은 신재생에너지 정책효과나 인근 제도와의 균형 등 거시적인 면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 반해, 본고는 REC 현물시장 그 자체의 거래메커니즘에서 도출될 수 있는 거래 양태, 가격에 미치는 영향 등을 RPS 제도 내에서도 미시적인 측면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RPS 시장이 소수의 의무이행사들로 수요가 형성되어 있는 반면에 공급 사업자는 매우 영세하여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있는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완전경쟁시장에 적용되는 시장제도가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본고는 이러한 시장 구조 하에서 실시간 가격 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REC 현물시장의 호가 샘플을 일정기간(2018.1 ~ 2019.10)을 대상으로 분석하여, 수요 과점이 의심되는 현물 시장 상황에서 거래체결 요소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양방향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패턴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로써 RPS 시장을 둘러싼 펀더멘털이 아닌 단기간의 가격을 결정하는 수급 요소가 공급인증서 거래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과거 연구와 차이점이 있다.

이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Ⅱ에서는 거래소에서 운영하는 가격변동폭에 따른 호가 및 현물시장 현황을 소개하고, Ⅲ에서는 시장의 구조적 한계 및 가격변동폭 등으로 인해 공급인증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IV 결론에서는 분석 결과의 시사점을 정리한다.


Ⅱ. 시장현황 및 제도
1. 수요과점 하 양방향 호가제

<그림 4>는 양방향 거래 시 발행할 수 있는 매도 및 매수주문의 분포를 보여주는 샘플 호가 자료이다. 본 그래프에서 점들은 REC의 주문 수량은 표현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어차피 가장 낮은 가격의 매도주문 혹은 가장 높은 가격의 매수주문 순으로 체결된다는 점에서 주문량 혹은 거래량 자체는 큰 관심사가 아니다. 다만 신규 주문 당시의 진입 가격대를 관찰함으로서 거래의 패턴을 파악하고자 한다.


<그림 4> 
REC 현물시장에서의 호가 분포

출처: 신재생원스톱 사업정보 포털(onerec.kmos.kr)의 현물시장 호가정보 수집



해당 기간에는 가격 변동허용폭이 전일 종가의 30%로 지정되어 있었다. 특이한 점은 전일 종가에서 크게 벗어난 매도/매수 호가가 존재하는데, 대부분 가격 상하한 폭에 도달한다. 아무래도 RPS 의무이행사보다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등 매도자의 머릿수가 훨씬 많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매도주문은 시장 체결가격부터 가격 상한에 전반에 걸쳐져 있는 반면에, 매수 주문은 극단적으로 거래를 크게 기대하지 않으며 가격 하한에 걸어 놓은 주문과 실제 체결가에 근접한 주문으로 양분된다.

이와 같은 호가 그래프는 실질 REC 양방향 거래 시스템에서는 거래 참가자가 많은 매도자만 보이고 매수자 호가는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직전 거래가격과 매우 동떨어진 매수주문 하한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표시될 가능성이 높다. 즉 호가 제출자는 대부분 매도자이고, 매수자는 최저 매도 호가를 그때마다 구매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주식 등 시장에서는 메이커(Maker)라고 하여, 즉시 체결되지 않는 주문을 걸어서 호가창에 매수/매도 잔량을 만드는 호가 제시자를 뜻하고, 반면 테이커(Taker)는 호가창의 매도/매수 잔량을 자신의 주문으로 즉시 체결시키는 사용자를 뜻한다. <그림 4>에서 보듯이 REC 양방향 현물 거래에서는 매도 참여자들이 대부분 호가창에서 메이커의 역할을 하고, 매수자는 테이커 역할에 치중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거래 당시 호가창에서는 REC를 팔겠다는 상당한 수의 매도 포지션들만 보이고, 매수 포지션들은 거래 가능한 가격 범위 내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거래가 거의 될 가능성이 없는 가격 하한대에 걸어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직전 거래가에 근접한 매수호가 부재로 인해 호가 스프레드 (= 최저 매도 호가 – 최고 매수 호가) 는 하한가를 향해 크게 벌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호가 스프레드는 거래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데, 스프레드가 증가하게 됨에 따라 시장의 균형을 무너뜨려 매도자들의 투매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REC를 팔고자 하는 매도 포지션 입장에서는 가시적인 상대 매도 포지션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상당히 불리한 가격조건인 일일 가격 하한에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2. 가격 변동폭

현물시장에서의 REC 수요가 일부 시장참여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양방향거래제와 같은 동등한 완전정보 상태에서 가격 결정력에 있어 차이를 가져온다. 거래 상대방의 호가를 모두 볼 수 있는 완전정보 상태는 완전경쟁시장에 적합하나 RPS 시장은 이미 시장 참여자의 숫자에서 수요 과점시장에 가까우므로 시장의 구조적 태생적 불균형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폭의 가격 변동 폭이라 할지라도 미치는 영향 다르고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앞서 살펴본 <그림 4>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매수측 호가가 지나치게 실제 체결가격에서 멀어져 있고 그나마 가격 하한폭에 걸려있어서 매도 가격의 폭락을 촉발한다는 점에 착안하였다. 인위적으로 상하한가를 경계로 넓게 퍼져있는 호가 스프레드 간격을 좁혀 거래 활성화 및 안정적 기대 가격 형성 유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호가스프레드 축소를 통한 거래활성화 기대심리는 거래 불발을 우려한 매도자의 과도한 매도호가 덤핑을 방지할 수 있고, 매수자의 과도한 저점 매수호가를 차단해 연쇄적인 추가적 매도호가 하락 유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림 4>에서 보듯이 가격의 지나친 진폭을 막기 위한 가격 하한폭이 오히려 REC 매수세력의 기준 호가 역할을 하는 상황이므로, 가격 하한폭의 축소는 유동성의 지표(호가 스프레드)를 좁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로도 2019년 11월 29일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을 전기위원회에 상정하여 당시 급락하고 있는 REC 가격에 대한 대응하기 위해 현물시장 가격 상하한 폭을 주식시장과 같은 수준이었던 기존 전일 종가 ±30%을 ±10% 등으로 축소하고 2020년 1월부터 시장에 적용하였다. 그러나 전술한 모든 문제는 수요과점 상태에서 발생한 태생적 경쟁 불균형 상태에서 유발되므로, 수요 및 공급 세력의 불균형을 감안하여 차등적인 상하한 폭의 적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수요자에게 유리한 가격 하한폭은 10%, 공급자에게 유리한 가격 상승폭은 30% 등으로 차등 적용하는 것도 고려 가능하다.

가격 변동폭 차별 축소의 기대효과로서,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로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과거 호가 데이터를 통해서 볼 때 REC 시장은 전반적으로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상당히 높다. 즉 최근 LCOE 추세를 반영하지 않은 높은 매도호가, 또한 양방향 입찰방식 하에서 용이해진 수요과점 상황을 활용하는 낮은 매도호가가 그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변동폭 축소로 인한 안정적인 REC 현물시장에서의 체결 가능성 증가는 에너지 공단을 통한 고정가 계약이나 의무사와의 장기입찰계약을 통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사업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가격 변동폭 설정 혹은 축소와 관련해서는 경제학적으로도 오랜 시간 연구가 되어 왔다. 자유시장경제 측면에서 이는 인위적 규제에 불과하고 따라서 많은 부정적 연구가 있어 왔다. 박종호(1990), 박상용・조옥래 (1995), 장하성・박주범 (1995)은 가격 변동 폭을 제한하는 규제는 새로운 균형가격으로의 형성을 방해하고 이러한 규제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비합리적인 투자행태를 유인한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Chari and Inamdar (2017)은 유동성 없는 주식에 “걸맞는” 가격변동폭 설정에 주목하였는데, 거래소 입장에서는 거래체결을 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고, 좁은 가격 변동폭은 쌍방의 변동폭을 활용한 고의적 호가 제출 우려 된다는 점을 지목하였다. 즉 가격변동폭 축소의 일시적 가격 안정 효과는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부수적으로 투기행태 조장 및 가격 형성 기능 방해(거래 저해)가 부작용으로 발생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이론적인 측면에서 가격 변동폭 확대 주장의 주 근거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가격기능 극대화: 현재 활용가치 혹은 미래 생산단가 선반영 즉시 반영2) 거래량 증가

그러나 이는 현재 REC 현물 시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본적으로 REC 는 주식 혹은 채권시장 등과 같이 미래 배당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상대적으로 비싼 신재생에너지 공급원에 대한 정책적 보상이다. 물론 시장의 균형 측면에서 단순히 공급 측면에서의 LCOE만이 아니라 RPS 의무량과 같은 수요측면이 함께 고려될 뿐이다.

반면에 가격 변동폭 설정 혹은 축소에 긍정적인 평가도 일부 있다. Brady(1988), 이상빈・김광정(1993) 등은 가격변동폭 설정 자체가 주가의 변동폭을 줄이는 효과를 가진다 하였고, 이는 제도의 취지에서 볼 때 당연한 결과이다. 특히 REC 현물시장에서의 가격 변동폭의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여타 주식시장과 다른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가격의 하락은 기업의 내재가치 하락을 반영하는데, REC의 경우 2017년 이후 있어 왔던 지속적인 가격 하락은 미래 생산단가 하락에 대한 반영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LCOE가 가격 변동폭인 하루 ±10% 만큼 등락할 수 도 없을 뿐 아니라, 이러한 REC 근본적 가치에 영향을 주는 펀더맨털에 대한 기대보다는 시장의 구조적 한계에 기인한다. 적은 공급자 수와 과점 수요자들의 시장지배력에 의함이 크고, 또한 완만한 LCOE 하락 추세와 매년 RPS 의무량을 1%씩 증가함으로써 공급측면 가격하락 요인을 충분히 상쇄하고 있는 REC 수요 예상 추이를 비교해 봐도 현물가 변동폭이 클 이유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남은 쟁점은 시장 가격 변동폭 축소가 가져오는 명백한 효과 (가격 일 변화율 축소)외에 부작용으로 언급되는 거래 저해 가능성 유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Ⅲ. 실증분석
1. 기초데이터 및 모형

본고는 REC 현물시장의 일별 가격 및 물량 데이터를 활용하여 시장 제도가 거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을 목표로 한다. 대체로 REC 가격에 대한 기존 연구들의 경우 최소 연간 단위로 결정되는 LCOE, 의무량, REC 이월량 등 RPS 시장의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기 때문에 본고와 같이 짧은 기간을 대상으로 미시적인 시장제도 영향을 분석하기에는 데이터 주기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전술한 바와 같이 양방향 호가제하에서의 시장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하루단위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다만, 거래일 당일 내에서 무수히 발생하게 되는 호가들의 선후 관계를 따로 분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고빈도 데이터(High Frequency Data)를 활용한 분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유동성 부족은 곧 호가 스프레드 차이로 반영되기 때문에 이를 변수화하여 시장 가격 변동폭 축소가 거래 체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가격 변동 폭의 변수화를 위해 <그림 4>에서 사용된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가격변동 허용폭을 축소할 경우 스프레드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정책변수인 가격변동 허용폭을 변수화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아래 두 변수를 사용한다.

매수 스프레드 = 직전 실거래가 – 최저 매수호가매도 스프레드 = 최고 매도호가 - 직전 실거래가

대부분의 최고매도/최저매수 호가가 가격 변동폭 전반에 걸쳐 펼쳐져 있다는 점에서, 가격변동폭 자체를 축소할 경우를 매수/매도 스프레드 (직전 실거래가와 최고 매도호가/최저 매수호가와의 차이)의 축소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 외에 거래량을 결정하는 요소 중 매도/매수 각각의 주문잔량 및 주문갯수를 사용한다. 주문잔량의 경우 특정 가격대에 형성된 매도 혹은 매수하고자 하는 REC의 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해당 호가를 낸 사람이 몇 명인지와는 관계가 없다. 반면에 주문갯수는 REC의 양과는 상관 없이 해당 호가를 낸 주문자의 머릿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주문갯수가 많을수록 호가 창엔 더욱 잘게 쪼개진 소량의 주문이 들어온다고 할 수 있으며 거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쟁은 격화된다.

<표 1>은 본 계량분석에 사용되는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가격 변동폭매수 및 매도 스프레드 (직전 실거래가와 최고 매도호가 및 최저 매수호가와의 차이)가 높을수록 거래성사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매수/매도 주문갯수가 많을수록 (즉 경쟁이 클수록) 거래성사율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매도측에서의 REC 누적 주문 잔량 클수록 (매수자 우위 시장: 3년 유효기간에 가까워진 물량의 투매로도 해석 가능) 거래성사율 높아지는 경향이고, 매수측에서의 매수하고자 하는 누적 주문 잔량이 클수록 (매도자 우위 시장: REC 제출 기한 임박 등) 거래성사율은 오히려 낮아진다. 이러한 상관관계의 유의성 체크를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한다.

<표 1> 
변수 간 상관관계
체결여부 매수스프레드 매도스프레드 매수주문잔량 매도주문잔량 매도주문갯수 매수주문갯수
체결여부 1
매수스프레드 -0.1788 1
매도스프레드 -0.0916 0.1667 1
매수주문잔량 0.0360 0.0397 0.2242 1
매도주문잔량 -0.0688 -0.0337 -0.1602 -0.3667 1
매도주문갯수 0.1188 -0.0397 0.2014 0.7432 -0.4148 1
매수주문갯수 0.0814 0.0333 0.1541 0.4172 -0.8068 0.5111 1

본고에서는 양방향거래에서 보여지는 각종 데이터를 설명변수로 활용하여 체결여부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자 한다. 본고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가격 변동폭의 영향과 관련해 주문수량 및 개수는 통제변수로 사용된다. 따라서 거래성사율을 아래와 같이 종속변수로 이항변수 odds=py=1x1-py=1x로 삼아 로짓(Logit)분석을 시행한다. 로짓모형을 사용하는 이유는 정책당국의 궁극적인 시장운영의 목적은 의무이행사들의 성공적인 REC 구입이기 때문에, 가격여부와 관계없이 거래성사율을 종속변수로 삼아야 하고 거래성사 자체는 성공 혹은 실패라는 이항분포를 띄기 때문이다. 여러 설명변수를 포괄하기 위해 logistic 함수 형태 ,eβXi1+eβXi,변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이 이항변수를 정의한다.

logitp=logp1-p

이를 벡터화 하면 다음과 같다.

logitEYix1,ixm,i=logitpi=β0+β1x1,i++βmxm,i=βXi

where, pi=logy¨-1βXi=11+e-βXi

따라서 로짓모형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PrYi=yiXi=piyi1-piyi1-yi=11+e-βXiyi1-11+e-βXi1-yi

2. 실증분석

단순로짓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는 다음의 <표 2>와 같다.

<표 2> 
변수 간 인과관계
Coef. t
Log(매수스프레드) -.30364 -9.56
Log(매도스프레드) -.80378 -11.88
Log(매수주문잔량) -.37527 -3.91
Log(매도주문잔량) .12278 0.7
Log(매도주문갯수) .84001 15.33
Log(매수주문갯수) -.91661 -5.36
Constant 8.38712 1.14
표본수 110,365
Wald Chi2(5) 5805.23

양방향거래에서 매수 및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참가자들은 현재 사용하는 모든 변수 정보를 볼 수 있고, 본고에서 정책적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항목은 매수/매도 스프레드의 분포를 통해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가격 변동 폭이다. 따라서 가격 변동 폭이 거래 체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본고의 주 분석 대상 설명변수는 스프레드이고 나머지는 통제변수라고 할 수 있다.2)

로짓분석 결과 가격 상하한 변동폭과 관련된 매도/매수 스프레드 영향의 방향성은 앞서 제시된 상관관계와 동일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매수/매도호가가 실거래가격 주변에만 분포한 것이 아닌, 조정된 가격 상하한 밴드에 제약된다는 가정하에서 표 2의 결과는 좁아진 가격 밴드에 의해서 거래성사율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위 결과에 따르면 매도스프레드 1% 감소에 거래성사율 0.3% 증가, 매수스프레드 1% 감소에 거래성사율 0.8% 증가한다.

따라서 가격 변동폭이라는 정책변수를 조정한다면, 예컨대 2020년 초 기존 30% 가격변동폭을 10%로 축소했었을 때 매도/매수 스프레드는 각각 66.7% 감소로 해석되므로 매도측면에서 20%의 거래성사율 증가, 매수측면에서 53.4%의 거래성사율 증가로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물론 선형모형을 가정하므로 이러한 단순 예측의 한계는 있으나 거래성사율의 증가 자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기 때문에, 지난 수년간 양방향거래방식 도입에 따라 매수호가를 시장 실거래가와 동떨어진 수준으로 낮게 제시하면서 가격의 하락을 유도해왔던 수요 과점자들의 행태가 다소 완화되고 거래성사율 자체도 증가할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결과는 매수측에서의 매수하고자 하는 누적 주문 잔량 클수록 거래성사율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매 기간 동안 꾸준히 시장 매물로 출하되는 즉 공급탄력성이 상당히 경직적인 현물시장에서, 매입 수요가 증가하는 매도자 우위 상황은 상식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와 반대인 본 결과를 해석해보자면 특히 대량매수의 경우, 매입세력이라 할 수 있는 RPS 의무사들이 쉽사리 가격을 체결되지 않을 낮은 매수호가로 걸어놓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로서 전반적 매도호가 하락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것인데, 특히 REC 매입이 급하지 않을때는 최하단 가격변동폭에 걸어놓는 성향이 있게 되고 당연히 매도 잔량 규모에 비해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경우 많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 매수 행태는 낮은 가격으로 유도된 매도물량 중에서 골라서 현시세 (최저매도호가)로 할 가능성 크다. REC 제출 시기가 임박하거나 혹은 수요과잉 상황에서는 의무이행사간에도 경쟁으로 이런 무의미한 호가 제출은 오히려 줄어들어 본 변수의 유의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3) 반면, 최근 REC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가운데, 매도주문잔량은 증가해봐야 오히려 거래 체결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이고 상식에 부합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는 못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일 거래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주문잔량이지만, 거래 참가자의 체결가능성 기대심리에 영향을 주는 주문갯수 역시 시장의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이다. 본 분석에서는 매도주문갯수가 클수록, 즉 많은 REC 판매자들이 경쟁적으로 호가를 제시할 때 거래성사율이 증가하고, RPS 의무사업자들이 잦은 거래호가를 제시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거래성사율이 떨어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RPS 의무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 상승 추세가 나타날 경우 이와 같은 변수 간 관계가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 추후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위의 매도 및 매수 포지션 별 비대칭적 결과가 수요 과점 시장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 시 가격 상승 추세 때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격 상승기라 하더라도 스프레드가 미치는 영향의 방향은 동일할 것이고, 주문잔량 및 개수도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REC 구매자들이 신분이 노출되기 쉽고 동종업계에 직접적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쟁적 호가제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수의 군소 REC 판매자들도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가격 담합 등 시장지배력을 형성하려고 할 경우 결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Ⅳ. 결론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신재생에너지의무화제도(RPS)는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발전 실적 (REC)를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함으로써, 발전사업을 하는 당사자는 금전적 보상을 받고 의무사업자는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이러한 신재생 발전실적의 거래 방식은 다양한 형태를 띄게 되는데 본고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REC 현물시장 외에도 의무사가 개별적으로 발전사업자들의 실적을 입찰 매입하거나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소규모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고정가격입찰제도를 통해 장기간 실적을 매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기준 가격을 설정할 때는 매입 및 매도자의 다수가 경합하게 되는 현물시장 가격을 비중있게 참조해왔고, 참여자들의 전략적 매매 전략 활용이 용이하기 때문에 현재 혹은 미래 시점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른 기회비용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시장이 바로 현물시장이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적 장점을 가진 현물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양방향거래가 개시된 2017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인 REC 가격 하락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발전 사업자들의 불만을 양산하였다. 완전경쟁시장이라는 이상적인 시장 시스템은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전제함에도 REC 현물시장은 적은 수의 RPS 의무사업자 수로 인해 구조적으로 수요자의 과점 현상이 발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방향거래가 허용되면서 기존 매수 및 매도 포지션이 모두 거래시스템 상에 노출되게 되고 경쟁에 노출되면서, 이러한 수요-공급 간 구조적 불균형이 현실화되어 급격하게 REC 매수자 우위 시장을 만들어간 측면이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수요-공급 간 구조적 불균형을 가격 간 스프레드, 포지션 개수 및 주문잔량 등 일별 자료를 통해 이해하고자 시도하였다. 또한 가격 스프레드 분포에 영향을 주는 가격 변동 폭 조정이라는 미시적인 수단이 REC 거래성사율 제고를 통해서 수급 불균형 조정을 위해 동원 가능한 정책 수단임을 간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RPS 제도에 대한 많은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정부에서는 국가주도 경매를 통한 장기고정계약 확대 및 REC 현물시장 폐지 등으로 제도의 개선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LCOE라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기회비용 자체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시점에서, 사업자에게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장기고정계약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어찌 보면 전기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인 부담을 장기적으로 고정 부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현물시장은 여전히 이론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경쟁의 장이라 평가할 수 있으며, 참여자 수의 불균형에 따른 구조적 문제 등은 가격 변동폭 조정, 담합 등을 막기 위한 시장감시기능 확보 등 미시적인 보완책 등으로서 추가 연구될 필요가 있다.


Notes
1) Bai and Perron(1998)의 구조적 변화(Structural break) 테스트를 Stata 프로그램 상의 xtbreak test를 실시한 결과, 양방향거래를 도입한 당일의 시계열 구조의 구조적 변화가 Bai & Perron 1% 유의수준 값 (9.36)을 훨씬 뛰어넘는 199.91 값 (p-value = 0)를 보여주고 있어서, 양방향거래 방식의 도입이 REC 가격 흐름에 줄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한다.
2) <표 1>의 상관관계와 <표 2>의 모형의 결과가 다른데 매수 및 매도 스프레드가 모두 직전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므로 변수간 통계적 독립성 문제, 즉 다중공선성 문제에서 온 한계로 보인다.
3) 다만 본고의 샘플데이터 기간이 가격이 본격 하락하는 2018~2019라는 일정기간 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전의 기간은 태양광 및 비태양광 시장이 분리되어 데이터의 일관성의 문제가 다소 있어 현재로선 별도의 분석이 어려움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RF-2021S1A5A2A01060703)와 홍익대학교 2022년 학술진흥연구비 지원을 받아 연구하게 되었음. 연구에 많은 조언을 주신 고려대 박호정 교수님, 전남대 배정환 교수님, 홍익대학교 고현명/이강찬 RA, 마지막으로 자세한 논평과 지적으로 논문의 완성도에 도움을 주신 익명의 심사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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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민: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을 졸업하고 현재 홍익대학교 경제학부에 재직 중이며 배출권거래제, 신재생에너지의무화제도, 전력시장, RE100, 미세먼지 규제책 등 환경 및 에너지 시장 정책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yucono@hongik.ac.kr).

이서진: University of Washington을 졸업하고 현재 홍익대학교 경제학부에 재직 중이며 주요 연구 분야는 전력시장이나 국제 유가, 외환시장에 대한 예측과 실증분석이다(sjlee@hongik.ac.kr).